독일은 탄탄한 경제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즐비해 직업적으로 매력적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는 동서양의 문화를 이해하며 자유롭게 사고하는 글로벌 인재로 자랄 수 있는 환경 또한 잘 갖춰져 있습니다. 덧붙여 킨더겔트나 엘턴겔트 등 육아 환경도 잘 조성되어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사람이 독일로의 이직, 이민, 유학을 오지만 아이들에게 갑자기 바뀐 환경은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 때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이 독일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1. 배경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과외활동
아이가 독일 생활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이 소통입니다. 독일로 이주해온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그 이상이라면 독일어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처음엔 말로 하는 독일어든 몸으로 하는 놀이든 처음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아이가 자신이 속했던 한국 사회에서 벗어나 새로운 독일 사회에서 상호작용 할 수 있는 환경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과외활동입니다. 축구나 농구, 혹은 태권도와 같은 스포츠 활동이나 그림 그리기, 피아노 연주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우리 부모들도 과외 활동이 아이들 독일 생활에 막연하게 도움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이 아이들의 어떤 부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지는 알고 있는 부모님은 많이 없을 것입니다. 지난 2021년 5월 Psychological Thought에서 발표한 팬데믹 기간과 그 이후의 예술, 체육 활동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논문에 따르면, 이러한 과외활동은 아이들이 속한 사회 속에서 자존감, 자율성, 자기 능력과 소속감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이들은 과외 활동을 하면서 창의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독일어라는 새로운 언어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처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2. 아이의 자존감 지켜주기
아이 성향에 따라 어떤 아이는 언어가 불완전함에도 과외활동에 적극적인 아이가 있지만, 낯선 환경에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러한 성향차이는 독일 사회에 스며드는 속도 뿐만 아니라 언어를 습득하는데도 차이가 날 확률이 높습니다.
소극적인 아이의 경우,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질 때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부모는 아이에게 “너는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니?”, “너는 그런 것도 못하니?”와 같이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말을 되도록 삼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말은 안 그래도 새로운 환경에 스트레스받는 아이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네 뒤에 항상 엄마(아빠)가 있으니까 용기를 가져봐”와 같이 도움이 필요할 때 항상 부모님이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과외활동과 같이 아이가 새롭게 속한 환경에 충분히 익숙해질 때까지 부모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는 안정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 시간을 보내면서 부모는 아이만 관찰만 할 것이 아니라, 같은 환경에 있는 아이와 그 부모 혹은 인솔자들과 적절한 대화를 하며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아이 역시 그 모습을 보고 보다 쉽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3. 함께 독일어 공부하기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 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함께 독일어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독일에 산다면 아이에게나 자녀에게나 독일어는 미뤄둘 수 없는 과제입니다. 특히 아이가 독일 학교에 다녀야 한다면 부모는 더욱 독일어 공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혹자는 ‘아이의 독일어를 신경 써야지, 어떻게 부모가 독일어 공부하는 것이 자녀의 독일 적응을 도와주는 방법이냐?’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독일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면 의외로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첫째, 아이는 모든 숙제와 알림을 독일어로 적어서 옵니다. 이때 부모가 독일어를 아예 하지 못한다면 구글 번역기를 통해서 혹은 주변에 독일어를 잘하는 사람들에게 매번 물어봐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학교에서 받아오는 숙제를 아이가 잘해가는 것인지, 학교에서 필요한 준비물을 잘 챙겨가는 것인지 늘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아이가 어려워하는 교과목, 특히 독일어와 수학(특히 독일어로 적힌 주관식 문제)에 대해 부모가 도와주기 힘든 부분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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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선생님과의 상담과 엘턴아벤트(선생님과 부모들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힘듭니다. 특히 주기적으로 선생님과 부모가 상담하는 시간에는 우리 아이가 잘하고 있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깊이 있는 대화를 하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 아이가 학교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인종차별과 같이 괴롭힘이나 억울한 일을 당할 때, 당장이라도 학교로 찾아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습니다. 아이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부모가 뒤에서 지원사격을 해줄 수 없다면 그보다 마음 아픈 일은 없습니다.
넷째, 이주 초반에는 독일어 앞에서는 아이와 부모 모두 독일어가 부족하기 때문에 아이와 독일어 공부를 하면서 서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의 독일어 실력은 부모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 것입니다. 그때 부모님은 아이에게 ‘너는 벌써 발음이 독일인 같구나?’, ‘엄마, 아빠보다 우리 아이가 독일어를 훨씬 빨리 배우네? 비법이 뭐야?’ 와 같이 칭찬을 해주면서 독일어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독일어를 공부하는 부모의 모습은 아이에게도 독일어를 배워야하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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