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미대 졸업 후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미대 입시 컨설팅을 병행하고, 요리 유튜브까지 운영하고 있는 정관영 작가를 만나보았습니다. 예술가 비자를 신청하는 방법과 입시 준비에 대한 그의 경험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구코: 안녕하세요, 구코 인터뷰에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관영:안녕하세요,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예술가 겸 독일 미대 입시 컨설팅과 마페(포트폴리오)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정관영입니다.저는 2002년도 한국에서 치러진 월드컵을 보고 바로 9월에 독일에 유학을 왔었고, 지금까지 딱 20년째 거주 중입니다.
독일에서는 할레 Burg Giebichenstein Kunsthochschule Halle에서 Malerei(회화과)를 Meister까지 졸업하고 나중에 칼스루헤 Staatliche Akademie der Bildenden Künste Karlsruhe에서 이수했습니다. 할레에서 졸업 후 바로 베를린으로 넘어와서 작가 생활과 마페 수업을 운영하다가 칼스루헤에서 5년 정도 체류 후에 다시 베를린에서 작가 생활과 마페 수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구코: 독일에 와서 유학 생활을 시작할 때 지금 과는 많이 달랐을 것 같은데요, 지금 컨설팅 해주고 있는 학생들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 그때 당시는 무엇이 가장 달랐나요? 달랐던 점과, 장단점이 있을까요?
정관영: 네, 그 당시는 지금과 상당히 달랐습니다. 아무래도 근 20년 가까이 흘렀기 때문에 달라지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그때는 미대 입시를 위해 독일로 오시는 분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한국에서 미대 경험자, 또는 졸업자였기 때문에 주로 20대 중후반에서 30대 분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분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 당시에는 한국분들이 진행하는 마페 수업이라는 것이 전혀 없던 시절이라서, 스스로 알아서 마페를 만들어야 했고 적은 정보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었는데, 지금은 수업도 많고 정보도 많아서 그런 점에선 상당히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그 당시에 비해 지금은 독일 미대 지원자 분들이 훨씬 많아져서 경쟁이 더 심해진 부분도 있습니다. 게다가 그분들이 대부분 여러 곳에서 마페 지도를 받기 때문에 현재는 혼자서 준비해서 미대에 합격한다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코: 학업을 마치신 후 예술가로서 프리랜서 비자를 받는 것이 정말로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예술가 프리랜서 비자를 받으셨나요?
정관영: 저는 일단 독일 미대를 졸업 후, 베를린으로 건너와서 비자청에 취업준비 비자를 신청하러 갔다가 예술가라는 것을 어필해서 바로 예술가 비자를 받았습니다. 베를린 비자청 기준으로 예술가 비자는 기본적으로 사업가 비자 영역이라 학생비자를 받는 곳과는 다른 부서입니다. 하지만 저는 학생비자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이 예술가 비자를 처음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학생비자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예술가 비자를 처음 부여해주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기본적으로 그들의 전문분야가 아니라서 저는 운 좋게 복잡한 심사를 거치지 않고 받을 수 있었습니다.
구코: 예술가 프리랜서 비자를 받기 위한 자격 요건과 비자를 받은 후에도 유지를 위한 조건들이 있나요?
정관영: 통칭 예술가 비자라고 불리는 프리랜서 비자를 처음 받기 위한 자격 요건은 독일에서 미대나 음대를 졸업해야 하고 회사나 다른 여타 기관에 취직이 되어있지 않아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은 대부분 예술가 비자 연장 시에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자기 전공분야로 경제활동을 유지해야 하고요(이 조건은 연장함에 따라 완화됩니다.) 독일 국세청(Finanzamt)에 예술가로 등록되어서 매해 세금신고를 해야만 합니다. KSK(Künstler Sozialkasse)에 가입을 의무화하지는 않지만, 이후에 영주권을 신청하고자 한다면 가입이 되어 있는 편이 훨씬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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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코: 현재 독일에서 예술 분야의 유학생들이 프리랜서 비자를 받기 위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할 것이 있을까요?
정관영: 세 가지 중요한 팁을 드리자면, 첫째로 예술가 비자는 예술가들이 많은 대도시에서 신청하는 게 유리합니다. 가장 좋은 곳으로는 베를린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중소 도시에서는 이 예술가 비자 자체가 아예 없는 곳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험으로, 할레 비자청에서 예술가 비자에 대해 물어봤는데 여기는 그런 비자 없으니깐 베를린으로 가라 라는 말을 직접 들었습니다.
둘째로, 연장 시에 가장 중요한 세금 정산을 위해서 미리 믿을 만한 Steuerberater를 찾아서 같이 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장 뿐만 아니라, 기타 서류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영주권 신청 시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좋은 치과를 찾는 것처럼 시간을 들여서 여러 Steuerberater들을 만나보고 일해 보면서 적합한 사람을 찾는 것을 추천합니다.
세번째로, KSK(Künstler Sozialkasse)는 가입조건이 까다롭고 심사에서 한번 떨어졌을 때 재신청시 성공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집니다. 그래서 제대로 준비해서 신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전문 컨설팅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구코: 본업이신 작품 활동이 궁금합니다. 어떤 작품들을 주로 작업하시는지요?
정관영: 저는 기본적으로 회화위주로 작업을 하는 작가입니다. 주로 풍경적인 모티브로 캔버스나 종이 위에 평면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캔버스 위에 한국 먹으로 선을 그어서 추상적인 풍경화를 그리기도 하고, 종이 위에 과슈나 아크릴 또는 드로잉 재료들을 가지고 그림을 그립니다. 그 외에 Kunst am Bau(건축물에 들어가는 예술품) 제작을 하거나 다른 여러 재미난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구코: 작품이 완료되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전시하시고 판매를 하시나요?
정관영: 전시는 주로 여러 작가들과 함께 하는 그룹전에 참여하거나 함께 일하는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하기도 합니다. 판매는 크게 두 가지 루트를 통해서 이루어지는데요, 갤러리 전시를 통해서 판매가 되거나 콜랙터가 개인적으로 저의 아뜰리에에 방문해 작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갤러리를 통해 판매가 되는 경우엔 보통 50대 50으로 수익을 분배하지만, 아뜰리에에서 판매가 되는 경우엔 온전히 작가 몫으로 남습니다. 물론 그래서 갤러리 가격보단 낮게 판매합니다
구코: 유학생들의 입시를 돕는 컨설팅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분야의 컨설팅을 하시나요?
정관영: 저의 부인도 독일에서 미대를 졸업하고 작가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부인과 함께 베를린에서 얀들 스튜디오(JandL Studio)라는 이름으로 독일 미대 입시를 위한 수업과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이름은 ‘[얀들JandL] 독일 미대입시 가이드‘ 입니다.
저희 얀들 스튜디오에서는 독일 미대 입시에 관련한 모든 것들 – 마페 제작,편집, 입시지원, 실기시험, 과제, 인터뷰 등 – 전반적인 모든 과정에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일반적인 유학원 과는 다릅니다. 베를린에 계신 분들에게는 오프라인, 여타 다른 도시나 한국에 계신 분들에게는 온라인 마페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예술분야 전반과 시각, 산업 디자인 영역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개인의 삶의 환경에서 연구과제를 찾고 발전시켜 작업화 하는 과정을 통해서 좋은 마페를 만들고 미대에 합격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저희는 독일의 미대에서 진행하는 수업방식과 비슷하게 마페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유는 이 방법이 경쟁력이 있는 마페를 만드는데 가장 효과적이고, 합격 후 미대에서 적응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독일에서 힘들게 미대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완전 새로운 환경에서 입시를 치루어야 한다는 것도 그렇고 독일어가 아직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도 많이 힘들기 때문에 안개길을 걷는 느낌으로 대부분 마페 준비와 입시를 치르고 계십니다. 저희는 수업 문의를 해 오시는 분들에게 처음 무료 상담을 해 드리고 있는데요, 이때 가지고 계셨던 여러 가지 의문점, 질문들을 얼마든지 하시고 저희는 최대한의 답변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보통 문의는 카카오톡으로 받고 있습니다. (링크)
구코: 앞으로의 작품 계획,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정관영: 본업인 작가로서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근 ‘클래스유’라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 독일 미대 입시 준비에 대한 내용으로 강의 개설문의가 들어와서 함께 작업 중에 있습니다. 제 유튜브 채널 ‘독일 미대 입시 가이드’ 보다 좀 더 자세하고 실질적인 내용으로 강의를 구성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리가 취미인지라 지금 하고 있는 요리 유튜브 채널 ‘밀저밀‘ 을 앞으로도 계속 운영해 나갈 생각입니다.
구코: 오늘 인터뷰 너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활동 응원하고요, 후배 양성 활동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관영: 저도 덕분에 재밌게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독일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서 힘써 주시는 구텐탁 코리아 팀원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정관영 작가 홈페이지 (링크)
정관영 작가 입시 컨설팅 유튜브(링크)
작성: Isa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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