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독일인에게 돈은 여전히 금기시되는 주제입니다. 성인들은 자신의 수입이나 저축 대신 오히려 오늘의 날씨나 축구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합니다. 역시나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얼마를 벌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것에 대해 묻거나 질문 받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물론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분명히 그것에 관심을 갖고 있을지라도 말입니다. 이런 독일인들이 돈과 부에 관해 표현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독일에서 ‘돈’은 아주 민감한 주제입니다
“Über Geld spricht man nicht”
독일의 유명한 격언 중 하나입니다. 독일에서는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재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돈과 부는 지극히 사적인 일이며 이에 대한 자랑은 멸시로 이어집니다. 친구 관계에서도, 심지어 가족 내에서도 급여와 자산을 서로에게 공개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런 독일인들이 돈에 관한 주제를 표현하는 전통적인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Zeit ist Geld und Geld ist Gut : 시간은 돈이고 돈은 좋다
돈과 관련된 많은 독일어 표현은 영어식 표현과 매우 유사합니다. 사실, 이러한 표현은 두 언어 중 하나에서 파생되었거나 각색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시간은 돈이다’는 미국의 정치가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조언에서 유래했습니다.
이후 독일인의 삶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이 표현은 ‘und Geld ist Gut(돈은 좋다)’이 추가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독일인의 지독한 시간 엄수에 관한 강박관념은 시간 낭비가 가장 큰 비용 낭비라는 생각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그리고 이런 돈은 독일인에게도 소중한 존재입니다.
2. Das Geld zum Fenster hinauswerfen : 돈을 창밖으로 던진다
누군가가 돈을 무의미하게 쓰거나 탕진하는 삶을 산다면 이 표현이 제격입니다. 소위 낭비에 관한 대표적인 독일식 표현으로 창밖으로 돈을 날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이 문구의 유래는 레겐스부르크(Regensburg)라는 도시와 관련이 있습니다.
도시의 구시청사에는 황제가 시민들에게 경의를 표할 때 서 있던 창문이 있습니다. 신성 로마 제국의 의회는 1663년부터 1806년까지 이 시청에서 열렸습니다. 당시 황제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창밖으로 동전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이 동전이 시민의 세금이었기 때문에 시민들은 다음과 같이 탄식했습니다.
“Er wirft das Geld zum Fenster hinaus! 그 귀한 돈을 창밖으로 내던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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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Geld wie Heu haben : 건초같이 많은 돈
독일에도 특정 사람이나 집단의 부를 언급하는 대중적인 속담이 있습니다. 수 세기 동안 사용된 이 표현의 의미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이는 누군가가 다른 사람이 건초를 가지고 있는 만큼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건초는 무수히 많은 개별 줄기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의 금액은 일반적으로 매우 크고 때로는 거의 계산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표현은 돈의 가치가 거의 없는 건초와 비교하며, 부자와 가난한 사람, 즉 농부와 귀족 사이의 격차가 특히 심했던 수백 년 전에 자연스럽게 생겨났을 것입니다.
4. Geld auf die hohe Kante legen : 돈을 높은 가장자리에 남겨두세요
역시나 돈을 따로 보관하면 쓰는 대신 절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세 시대에는 이 표현이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고전적인 표현은 부유한 사람들이 자산을 은행에 넣지 않고 집에 보관하던 당대의 관습과 관련 있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실제로 돈을 옆에 두었지만, 오늘날엔 비유적인 의미로만 이 표현을 사용하고 돈을 저금통에 넣습니다.
당시 저축을 위한 인기 있는 은신처는 위엄 있는 침대의 비밀 칸이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침대 위의 나무 프레임에 무거운 커튼이 붙어 있었습니다. 선반 위의 오래된 상자도 귀중품과 돈에 대한 가장 안전한 장소였고 오늘날에도 그렇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실제로 돈을 옆에 두었지만, 오늘날 우리는 비유적인 의미로만 표현을 사용하고 대신 마야처럼 저축한 돈을 저금통에 넣습니다.
5. Wer den Pfennig nicht ehrt, ist den Talers nicht wert : 페니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한 푼도 받을 자격이 없다
마틴 루터는 그 오래전 이미 “페니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길더를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길더는 탈러(Thaler)가 되었고 나중에 마르크가 되기도 했으며 오늘날에는 유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표현이 인용되는 방식입니다.
문구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의미는 시대에 맞게 적응됩니다. 이 말은 동전이든 다른 어떤 것이든 항상 작은 것에 감사해야 함을 일깨워줍니다. 결국에는 많은 작은 동전이 합쳐져 더 큰 금액이 되는 겸손과 인내에 관한 작은 교훈입니다.
6. Der Schornstein muss rauchen : 굴뚝에서는 연기가 나야 합니다
전후 독일에서 경제 기적이 시작되며 사람들이 자주 사용한 표현입니다.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즉, ‘굴뚝은 연기가 나야 한다’라는 표현을 통해 당시나 지금이나 돈과 음식 없이는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제 부흥이 당대의 최대 과제였던 독일이 공기 오염을 애써 무시하고 굴뚝에서는 연기가 나야 한다는 구호의 기원은 수도 베를린으로 전해지며, 실제 당시에는 연기가 나는 굴뚝을 좋은 사업 혹은 부의 상징으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경제 호황의 신호로 여겼습니다.
7. Das Geld aus der Tasche ziehen :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낸다
뻔뻔하게 피해자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는 사기꾼의 존재는 시대를 초월합니다.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것’을 의미하는 이 표현은 흔히 말하는 절도보다는 사기 행위에 관한 표현입니다. 오늘날 사기꾼들은 점점 더 창의적으로 변하여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호시탐탐 당신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습니다.
※ 번외. Der Groschen ist gefallen : 그로셴(다임스)이 떨어졌다
돈과 부에 관한 표현은 아니지만, 돈의 일부인 동전이 차용된 이 독일산 격언은 실제로 여전히 Groschen이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로셴은 10페니 조각입니다. 이 동전은 유로가 도입되었을 때 폐지되었습니다. 그러나 Groschen(코인)이란 표현은 오늘날까지 남아 있습니다.
자판기에서는 기계 안으로 떨어지는 동전을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야 원하는 상품이 배출됩니다. 이렇게 구매한 아이템을 받으려면 기계가 먼저 동전을 떨어뜨려야 하는데,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독일에서 “Der Groschen ist gefallen”이라는 말은 사람이 무언가를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이 농담을 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생각을 해야 한다면, 비로소 많은 생각 끝에 마침내 그 농담을 이해한다면 동전이 떨어진 것입니다.
- 작성: 오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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