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 국가대표를 거쳐서 독일 태권도 팀의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고,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이동언 감독님을 인터뷰하였습니다. 태권도 종주국의 명예를 높이고 독일에서 새로운 도전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이동언 감독님을 소개합니다.
1. 구텐탁 코리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중 어떻게 독일 청소년 국가대표팀의 감독직을 제안 받으셨나요?
제가 대학 3학년이 올라가는 해에, 독일에서 학위를 수여하시고 지도교수로 저를 가르쳐 주신 구효송 교수님께서 추진한 독일오픈대회 출전 겸 독일전지훈련을 통하여 저는 처음으로 독일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그 때 독일이란 나라가 너무 마음에 들어 나중에 다시 독일에 나와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그 목표가 이뤄졌습니다.
저는 가난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태권도 선수로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 하였고, 전국대회 입상 실적이 2개나 있었음에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가고자 했던 대학 보다는 장학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하여야 했습니다. 일류대학이 아니라는 불이익속에서도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운동선수 생활을 버틴 결과, 실업팀에 입단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직업으로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이 큰 동기 부여가 되어 더욱더 노력한 결과 2010년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월드컵대회에서 입상하였으며, 2012년에는 아시아 선수권대회 그리고 월드컵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세계랭킹 5위에 자리 하였습니다.
이렇게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때 마침 지도교수님께서는 제가 졸업한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독일에 가고 싶어하는 제 마음을 항상 염두 해 두시고 독일태권도관계자들이 저를 주목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언급해 주셨습니다,
때마침 세계태권도연맹부총재직을 역임하셨던 박수남 회장님께서 독일태권도협회 회장으로 당선 되시면서, 침체된 독일 태권도 기량과 성적을 끌어 올리기 위하여 한국인 지도자가 독일팀을 맡아 주길 원하셨으며 현재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며 독일에 관심이 많았던 저를 청소년 국가대표팀 감독직으로 지목하여 지도교수님을 통하여 저에게 제안 하셨습니다.
저는 당시 국내 정상에 서서 그 자리를 내려 놓기가 정말 쉽지 않았지만, 지금 아니면 독일에 가겠다는 꿈이 이뤄지기 힘들 것 같아서 심사숙고 끝에 독일행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2. 독일 청소년 국가 대표팀의 감독으로 처음 독일에 왔을 때 언어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텐데요, 처음에 어떻게 적응을 하셨나요? 선수들과의 관계, 태권도를 가르칠 때 언어적인 문제, 등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처음 독일 청소년 국가대표팀 훈련에 투입되었을 당시 통역을 해주시는 분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셨으나, 훈련 지도 라는 것이 감정도 같이 전달이 되어야 하며 적시적소에 빠른 지도가 필요한데 통역사를 거쳐 선수에게 전달되니 흐름도 끊기고 굉장히 답답하였습니다. 그래서 결심한 것은 무조건 독일어 실력을 끌어올려야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은퇴직후 바로 지도자를 맡게 되어 선수들에게 말보다는 직접 몸으로 시범을 보여주며 지도를 하였으며 선수들과 동료 지도자들은 직접 보여주는 지도 방법에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담으로, 지도자를 맡고 5개월정도 지나자 아직 현역선수 같은 몸상태를 보고 독일 태권도 협회측은 국적을 독일로 변경하여, 2016년 리오올림픽을 준비해보자는 제안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훈련에서는 직접 몸으로 시범을 보여 준다고 하더라도 경기중에 감독을 하려면 선수에게 말로 전술과 전략을 즉시 지도하여야 했기에 독일어는 무조건 해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훈련을 마치면 무조건 독일어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독일에 오고 약 2년 정도는 독일어 공부만 하였으며, 다행히 내성적이지 않은 성격 덕에 독일어가 조금 빨리 트였습니다.
선수들과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되고 나서부터는 자연스럽게 독일어 공부를 하지 않게 되어 그때 그 독일어 실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글을 쓰는 지금도 독일어는 하나의 큰 숙제같은 평생 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이 과제를 염두하고 독일어 공부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생각입니다.
3. 현재는 어떤 팀을 맡고 계신가요?
2021년 부터는 독일 태권도협회에서 나와 세계태권도본부인 국기원으로 이직하여, 해외정부파견사범으로 독일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2013년 부터 2016년 까지는 독일 청소년 국가대표팀을 지도하였고 2017년에서 2020년까지는 독일 국가대표 성인남자팀을 전담하여 지도를 하였으나, 2021년부터는 국기원 해외정부파견사범으로서 독일 국가대표 성인 남자선수, 여자선수, 청소년선수, 어린이선수 까지 독일을 대표하는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을 지도 하고 있습니다.
해외정부파견사범 사업의 취지인 파견된 나라의 태권도 발전과, 태권도 보급을 위하여 독일 대표팀 훈련 외 남는 시간에는 초등학교 방과 후 태권도 수업도 진행하고 있으며, 태권도가 독일에서 조금 더 인기 스포츠로 급부상 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나아가 학교 정규 수업에 태권도가 정식 과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8년간 독일에서 독일국가대표선수들을 지도하며 각종 국제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하여 노력하고 피땀을 흘렸다면, 작년부터는 국기원 해외정부파견사범으로서 독일에 태권도를 더욱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며, 초심으로 돌아가 독일에 파견된 해외정부파견사범으로서 맡은 임무에 충실히 임하고 있습니다.
4. 신문 기사를 찾아보니 2012년에 독일에 오셨던데 벌써 10년이 되셨는데요, 언어적으로, 선수들과의 관계적으로 처음 시작할 때와 비교해서 지금은 어떤가요?
정확하게 2013년 1월 3일에 독일에 청소년 국가대표 감독 자격으로 독일에 입국하였으며, 독일 선수와 동료지도자 그리고 독일태권도협회와의 신뢰를 쌓기 위하여 부지런히 뛰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선수들과 동료지도자들에게 빨리 인정을 받을 수 있었으며, 신뢰를 잘 쌓아 좋은 팀워크로 큰 문제없이 지금까지 잘 해왔습니다.
그러나 한때는 한국과 다른 문화에 아이러니한 부분도 많았으며 적응하기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끈끈한 사제지간의 정으로 똘똘 뭉친 한국에서는 지도자가 어떨 때는 가족처럼 가깝고 공과 사가 구분되어 있지 않는 느낌이지만 이곳 독일에서는 한국과는 다르게 지도자와 선수 딱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져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던 적도 있습니다.
현재는 그런 부분이 적응이 되어 좋게 생각하며, 제가 지도자로서 해야 할 일과 해외정부파견사범으로서 맡은 임무에 더 충실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5. 태권도를 독일 팀에게 가르칠 때 한국식 훈련 방법과 독일식 훈련 방법의 차이가 많았나요? 처음 선수들이 한국식 훈련 방법을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제일 먼저 느낌점은 훈련양이 확연히 다르다였습니다.
제가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훈련을 할 당시에는 한달에 일요일을 제외한 28일 가량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하여 새벽운동을 시작으로 오전운동 오후운동 야간개인운동 등 하루 최소 3회 정도의 훈련을 소화 하였는데,
독일에서는 국가대표훈련소집을 한달에 일주일정도만 모여 다같이 오전운동 오후운동 하루 2회 훈련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각자 집으로 돌아가 일 또는 학업을 우선적으로 하며 그 외의 시간에 선수 개개인의 클럽에서 운동을 하는게 다였습니다.
그래서 한국식 훈련 방법은 이곳에서 통할 수 없었고, 제 입장에서 제일 큰 과제는 ‘이 적은 훈련양을 통해서 어떻게 좋은효과를 볼 수 있을까’ 였습니다.
저는 사실 훈련양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은 너무 과하게 많다고 생각했고, 독일은 굉장히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혼자 할 수 있는 기초체력운동(지구력, 순발력, 유연성)등은 스스로 향상 시키는 방법을 알려주고 선수 개인적으로 집에 갔을 때 개인 시간에 하도록 숙제로 주었고, 대표팀 훈련에 소집되어 저랑 같이 훈련하는 시간에는 경기 규칙과 경기 중에 제일 필요한 기술훈련과 전술훈련을 중점적으로 다뤘습니다.
제가 오기 전까지 많은 선수들은 한국식의 효율성이 낮고 강도만 엄청 높은 지겨운 반복 숙달 훈련 방법에 굉장히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찰나 제가 지도를 맡으면서, 지금 현재 경기에서 제일 필요한 기술 훈련과 그 기술을 언제 써야 하는지,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은 지 직접 보여주는 고효율 훈련 방식을 좋아해주며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하였습니다.
6. 현재도 한국식 방법으로 (사범님이 훈련했던) 가르치고 있나요, 아니면 여러가지 방법들을 섞어서 가르치고 있나요, 예를 들어 독일의 방식, 한국의 방식. 디지털화된 방식 등의 혼합으로 진행하시나요?
태권도는 다른 종목과는 다르게 경기규칙이 매년 변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득점 부위에 따라 몸통 점수는 1점에서 2점으로 변경되었으며 얼굴 득점은 2점에서 3점으로, 그리고 회전 동작에 의한 추가점수도 1점에서 2점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렇게 매번 바뀌는 경기규칙으로 인하여, 선수와 지도자는 변화하는 경기규칙에 맞는 전술과 전략을 항상 준비해야 합니다.
제가 선수시절 훈련했던 방식은 현재 경기규칙과 달랐기 때문에 태권도 지도에 있어서는 독일의 방식이라 할 수도 없고 한국의 방식이라 할 수도 없는 지도자의 전문적인 관점에서 현재 경기규칙에 제일 필요한 연습과 훈련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선수 개개인의 능력과 자질이 다르기 때문에 선수 개인의 역량에 따라 여러가지 방법을 혼합하여 지도하고 있습니다.
7. 지난 10년간 감독으로 일하시면서 독일팀에서 주목할 만한 (자랑하실 만한) 성과(결과)를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2014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메이저 국제대회 입상을 시작으로 2015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독일 대학선수팀을 지도, 감독하여 입상에 성공하였으며,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정상의 지도자 자리에 올랐습니다.
계속하여 2018년 유럽선수권대회 2019년 유럽피언 대회 등 지속적으로 입상을 하였으며,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로 1년 연기되지 않았더라면, 올림픽에 나가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었으나, 올림픽이 2021년으로 연기되고 제가 국기원으로 이직하는 과정과 맞물려 다른 지도자가 올림픽에 출전하게 되었으며 독일은 아쉽게 예선탈락에 그쳤습니다.
2021년 올림픽은 코로나로 인해 무산되었지만, 2024년 파리올림픽, 2028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 등 앞으로 있을 제일 큰 국제 무대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하여 계속 하여 노력할 것입니다.
8. 감독님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독일에서 태권도를 더욱더 널리 알리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태권도가 대한민국의 국기인 만큼 독일에서 태권도를 통하여 한국 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홍보하고 노력할 것입니다.
독일에서 이방인으로서 살아가는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그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독일 파견 사범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매사에 솔선수범하여 독일에 태권도가 더욱더 인기스포츠로 급 부상할 수 있도록 달려 나갈것입니다.
- 작성: 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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