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병가 제도를 대폭 개편하는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의료계와 경제계의 의견이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전화만으로 병가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를 폐지하고, 앞으로는 병가 첫날부터 근로자가 의사의 병가 확인서(업무수행불능증명서 Arbeitsunfähigkeitsbescheinigung, AU)를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의료계는 “진료 현장을 마비시킬 관료주의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반면, 고용주단체는 노동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정부, 병가 첫날부터 진단서 제출 의무화 추진
독일 매체 FOCUS Onlune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기민·기사연합(CDU/CSU)과 사민당(SPD) 연립정부는 최근 세금, 노동시장, 행정 간소화 등을 포함한 34개 항목의 개혁안에 합의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논란이 된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코로나19 이후 도입된 전화 병가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고, 둘째는 병가 첫날부터 업무수행불능확인서(AU)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입니다. 다만 현재는 아직 기존 제도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번 합의는 향후 법률 개정을 거쳐 연방의회와 필요한 경우 연방평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병가 개혁에 의료계 강한 반발
독일 가정의협회는 정부의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회장 마르쿠스 블루멘탈-바이어(Markus Blumenthal-Beier)는 매체 RND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완전히 재앙”이라며, 의료 현장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행정 업무가 몰려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라인란트팔츠 가정의협회 회장 바르바라 뢰머(Barbara Römer) 역시 많은 환자들은 실제 치료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집에서 충분히 쉬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사람들까지 모두 병원을 방문하도록 만들면 의료 시스템만 더욱 부담을 안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병가 진단서 의무화로 커지는 진료 부담
가정의협회는 병가 첫날부터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하면 의료적으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환자들까지 병원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블루멘탈-바이어 회장은 앞으로 수백만 명이 단지 병가 확인서만 받기 위해 의원을 찾게 될 것이며, 그 결과 실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대기시간은 더욱 길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화 병가가 병가 증가 원인이라는 주장 반박
그는 또한 전화 병가 제도가 병가 사용을 늘렸다는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동안 병가 건수가 증가한 것은 2022년부터 전자 병가(eAU)가 전면 도입되면서 통계 집계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지, 전화 병가 제도 자체 때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고용주단체는 병가 개혁안 환영
반면 독일 고용주단체연합(BDA)은 이번 개혁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BDA의 슈테펜 캄페터(Steffen Kampeter) 사무총장은 이번 합의를 “독일 경제 정책의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특히 전화 병가 폐지와 첫날부터의 진단서 제출 의무화가 기업들의 임금보전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독일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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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는 병가 발급 처벌 강화에 의료계 반발
정부는 이번 개혁안에서 근거 없이 업무수행불능확인서(AU)를 발급하는 의사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해 바르바라 뢰머 회장은 정부가 마치 의사들이 지금까지 충분한 의학적 근거 없이 병가를 쉽게 발급해왔다는 인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녀는 “우리는 이러한 불신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근거 없는 불신 문화의 희생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전화 병가 폐지와 디지털 진료 확대 병행
연방보건부 장관 니나 바르켄(Nina Warken)은 정부 방침을 옹호했습니다. 그녀는 전화 병가 제도로 인해 병가 발급의 문턱이 지나치게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다시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앞으로도 아픈 사람이 억지로 출근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신 화상진료와 같은 디지털 의료 서비스는 계속 유지하고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향후 디지털 진료를 더욱 활성화하되, 동시에 제도 악용은 방지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정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 작성: 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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