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일의 하반기 실질임금은 5.4%까지 하락했으며 올해 초에도 2.3% 하락하면서 내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오른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이처럼 연이은 실질임금 하락 소식만 들려오던 중 모처럼 실질임금이 소폭 반등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실질임금이 상승하게 된 원인과 이에 따른 앞으로 실질임금 상승 가능성 등을 알아보았습니다.
실질임금 0.1% 소폭 상승
연방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독일의 명목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는 6.5% 상승했습니다. 이와 같은 명목 임금의 상승과 물가 상승률 둔화로 2023년 2분기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고 2021년 3.2%의 실질임금 증가 이후 2년 만에 반등했습니다. 이 밖에도 지난해 10월부터 고용주로부터 비과세로 지급된 인플레이션 경제지원금 정책도 실질임금 상승에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2022년 10월 최저임금을 시간당 12유로로 인상한 것도 실질임금 인상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고용형태별 명목임금 상승 폭, 미니잡 근로가 9.7%로 가장 높아
이처럼 실질임금 상승의 결과를 이끌어낸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명목임금의 상승률은 고용형태별로 차이를 보였습니다. 2023년 2분기 미니잡 근로자의 명목임금 상승률은 9.7%로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인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2년 10월 1일부터 미니잡 소득 한도가 월 450유로에서 520유로로 인상된 것과 최저임금이 12유로로 인상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파트타임 직원과 연수생의 명목임금 상승률은 각각 7.2%와 8.4%였으며 정규직 직원의 명목 임금 상승률은 6.3%로 가장 낮았습니다. 반면에 정규직 직원 중 소득이 가장 낮은 20%에 해당하는 직원의 명목임금 상승률은 평균 11.8%를 기록했습니다.
호텔 근로자 명목 임금 12.6%, 운송업 10.0% 상승
업계별로는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단축 근로와 같은 방역 조치로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을 입었던 관광 및 운송 분야에서 가장 큰 명목임금 인상률이 나타났습니다. 그중에서도 호텔 근로자의 명목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고 예술, 엔터테인먼트 및 레크리에이션 부문도 11.9%로 비슷한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항공을 포함한 운송 및 창고업 부문은 10.0%의 명목임금 상승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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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앞으로 더 완만한 곡선 이어갈 것으로 예상
실질임금 상승에 또 다른 주요 원인인 물가상승률은 지금보다 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 ECB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 예금과 대출, 유통 현금, 다양한 금융상품을 포괄하는 통화공급량 지표인 M3 통화 공급량이 0.4% 감소했습니다. 인플레이션 발생 여부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통화 공급량이 이처럼 감소하면서 앞으로 물가 상승률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ECB는 금리 인상과 금리 동결의 시사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내년까지 실질임금 상승할 가능성 커
이와 같은 실질임금 상승에 대해 킬 세계경제연구소(Kiel Institut für Weltwirtschaft)는 실질임금이 올해 평균적으로 상승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나 늦어도 내년까지는 명목 임금이 소비자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빠르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습니다. 이에 따라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된 실질 임금 손실을 만회할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독일 국영 개발은행인 KfW의 경제 전문가는 인플레이션과 명목 임금 인상 사이의 격차가 눈에 띄게 줄고 있어 올해 연말에는 실질 임금의 인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 하락했지만 물가상승률 하락이라는 기대감에 더 주목
한편 독일 시장 조사 전문 기업인 Gfk(Gesellschaft für Konsumforschung)의 발표에 따르면 8월 독일의 소비자심리지수가 -24.6포인트를 기록하였으며 이와 같은 소비자 구매력 감소로 인한 경제 위축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의 경제전문가들은 수요 감소가 국가의 경제 발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위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물가상승률 하락이라는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 작성: s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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