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 볼 때 부쩍 식료품 가격이 더 올랐다고 느낀 적 없으신가요? 제가 피부로 느끼기에는 한창 언론에서 인플레이션을 보도했을 때 보다 오히려 지금 더 크게 물가가 상승했다고 느껴지는데요. 이는 저를 포함해 많은 소비자도 마찬가지 생각인가 봅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많은 소비자가 마트의 식료품 가격 상승이 정당하지도 않고 이해할 수도 없다고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과연 식료품 가격의 상승이 정당한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믿기 힘든 식료품 가격의 미친 상승률
마트의 전체적인 식료품 가격이 상승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상승률을 보인 것은 바로 채소와 고기입니다. 오이의 경우, 3년 전만 하더라도 30센트~40센트였지만 지금은 1.8유로가 되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바나나는 많게는 기존가격의 50%나 올랐고, 감자는 40%나 올랐습니다.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효모(Hefe)는 작년에 7센트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5센트나 주어야 합니다. 연방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3월부터 2023년 3월까지 1년간 식료품 가격은 평균적으로 22.3%나 상승했습니다. 작년에 한번 장 볼 때 100유로를 지출했다면, 지금은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120유로 이상 지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에너지 가격과 운임료, 그리고 인건비의 증가가 가격상승의 원인?
우유, 채소, 식용유가 이렇게 비싸진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마트에 상품을 공급하는 사람은 이전보다 더 많은 에너지, 사료 등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저임금 또한 올라 마트는 직원에 대한 지출도 늘었다고 말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높아진 에너지 비용과 배송비도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 소비자원은 “식료품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불분명하며, 인플레이션을 핑계로 소비자를 희생시키며 취하는 이익이 정당하지 않다”라고 비판합니다.
결국 승자는 마트
마트는 상품 공급자와 생산자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주 가격을 인상했다고 한 경영 컨설턴트 관계자는 말합니다. 그 예로 소시지 생산자는 2022년 3월에 한 차례 가격 인상을 했지만, 마트는 이 소시지를 5배는 더 비싸게 팔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터무니없는 가격상승의 원인은 독일 마트 상황이 거의 독점과 같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식료품 제공업체가 물건을 팔 수 있는 경로가 Aldi, Netto, Lidl, Rewe와 같이 큰 마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로 꼽히며 이러한 시장 상황은 소비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독일 전체 식품 매출의 85%가 이러한 큰 마트에서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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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로 보는 독일의 현재 물가
그러면 실제로 독일의 마트 물가는 얼마나 오른 걸까요? 2020년 각각의 식료품 가격을 100이라고 설정한 후, 2021년과 2022년 식료품 가격을 비교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식용유와 달걀류의 가격 상승인데, 이는 2020년과 2021년에 비해서도 현재 가장 많은 상승 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외에 빵과 고기, 채소류도 이전 해에 비해 2배를 훨씬 뛰어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의 식료품 가격상승 폭보다 2021년에서 2022년의 가격상승 폭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연히 2023년 지금 우리가 느끼는 식료품 가격 상승은 아래 나온 2022년의 폭보다 더 크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는 또 다른 그래프를 보면 이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독일의 가격상승률을 나타나는 그래프인데, 하나는 소비자물가지수를 나타낸 선이고 다른 하나는 식품 및 음료의 가격 상승을 나타내는 선입니다. 1995년 이후부터 2020년까지 식료품 가격은 전체 물가 대비 낮은 가격으로 상승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식료품 가격은 다른 상품에 비해 훨씬 가파른 속도로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독일에 살았던 분이라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독일의 장바구니 물가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저렴하게 느꼈던 장바구니 물가는 다른 상품 대비 낮은 상승률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다른 상품 가격보다 식료품 가격의 상승이 훨씬 가파르며 이러한 현상은 독일이 통일되고 난 후 처음 겪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식료품 가격상승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루빨리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되어 이전처럼 장 보는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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