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홈오피스가 대중화되고, 업무 효율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면서 독일에서도 주 4일제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주 4일제가 된다면 사람들은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일하면서 생산력은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존재하는데요. 여전히 일할 사람이 부족한 독일에서 과연 주 4일제 근무는 긍정적일까요? 부정적일까요?
1. 주 4일제는 직원을 건강하게 만든다.
“적게 일하면 삶의 질이 올라가고, 직원의 건강이 좋아진다. 이것은 직원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이득이다.”라고 주장하며 주 4일제를 강력하게 옹호하는 집단이 있습니다. 바로 독일 최대 노동조합인 IG Metall인데요. IG Metall에 속한 대기업은 보통 주 35시간을 근무하며, 앞으로 주 32시간 근무(하루에 8시간씩 4일)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WHO는 2016년에 전 세계적으로 주당 최소 55시간의 장기간 근무로 인한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으로 거의 750,00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000년에 비해 29% 증가한 수치입니다. 주 4일제를 추진하려는 이유는 바로 주 40시간의 근무에도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KIT(칼스루에 공대)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노동시간의 감소로 인한 수면 개선으로 인한 사고 위험 감소가 방송에 언급되면서 대한 상관관계가 IG Metall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2. 주 4일제는 오히려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독일은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일손이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 4일제가 시행되어 일할 시간이 줄어들면 일손 부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요? 이러한 질문에 주 4일제 옹호론자들은 걱정하는 것과는 반대로 일손 부족 문제가 오히려 해결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논리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예를 들어 지금 50% 혹은 60% 타일자이트(파트타임, Teilzeit)로 일하는 사람들이 주 4일제가 되면 폴자이트(풀타임, Vollzeit)로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하며, 결과적으로 그들의 노동 시간이 늘어나면서 기존 폴자이트 직원들의 줄어든 업무시간을 상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3. 주 4일제 = 가족과 더 많은 시간
Hans Böckler Stiftung에서 2,500명의 직원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폴자이트로 일하는 직원의 약 80%가 주 4일제 근무를 원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이 주 4일제를 원하는 이유(중복 선택 가능)로는 약 97%가 가족을 이유로 뽑았고, 87%가 취미, 스포츠 등 여가 활동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독일 사회에도 여전히 가정에서 남자와 여자의 사회적 역할이 존재하는데, 육아와 집안일을 이유로 결혼한 여성이 남성보다 타일자이트로 일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만약 주 4일제가 시행된다면 육아에 있어 남성의 참여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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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너무나 이상적으로 들리는 주 4일제 근무
주 4일제가 시행되면 주당 8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지는데 거절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하지만 조사 결과 약 17%의 사람들은 주 4일제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주 4일제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 하는 일이 주 4일이 된다면 일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을 것(77%)라는 의견이며, 약 69%의 사람들은 주 4일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 4일제 근무를 하면서 이전과 동일한 양의 일을 처리해야 한다면 업무의 생산성을 올려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전에 갖는 티타임이나 회의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면서 업무 프로세스를 더 간략히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이 과연 가능할지 회의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일손 부족 문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경제학자 Hlger Schäfer는 “베이비 붐 세대가 가까워졌기 때문에 일손 부족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이런 상황에서 주 4일제는 긍정적인 효과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5. 높아진 업무강도는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주 4일제 근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주 4일제 근무는 업무강도를 높여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효율적으로 업무 관리하는데도 불구하고 종종 주 40시간도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더 많은 자유시간과 더 적은 스트레스는 일부 회사에서 가능할지 몰라도 그것이 모든 회사에 적용될 수는 없다는 점은 주 4일제 근무가 오히려 업무 불평등을 가속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버스 기사나 간호사와 같이 공공을 위해 특정 시간에 일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주 4일제 근무가 적용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따라서 노동력의 보강 없는 주 4일제 시행은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반대의견도 존재합니다.
5. 1800년대부터 꾸준히 줄어든 독일의 노동시간
60여 년 전 독일 노조의 슬로건은 “Samstags gehört Vati mir, 아빠는 토요일마다 내꺼야” 였습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독일에서도 토요일에 일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고, 노동자의 건강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노동조합의 노력으로 업무시간은 단축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직원 건강을 지키고, 가족과의 시간을 즐길 수 있게 해주었으며 소비도 증가시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지금 논쟁이 되는 주 4일제 근무가 시행된다면 과연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독일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와 줄 수 있을까요?
-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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