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알려진 독일 부모들의 교육철학은 무엇이든 스스로 할 수 있는 독립적인 아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러한 서구 교육의 긍정적인 이미지들은 부모에 의존적인 한국 아이들과 자주 비교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많은 부모들은 이러한 서양식 교육을 본보기로 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독일에서도 헬리콥터 부모라 불리는 극성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고,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 헬리콥터 부모란 무엇인가?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Eltern)란, 범죄 현장 상공에 항상 떠다니는 헬리콥터처럼 아이들 주위를 돌며 따라다닌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으로 아이들을 과잉보호하는 부모들을 일컫습니다. 헬리콥터 부모는 종종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치기도 하지만, 아이에 대한 사랑이 과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됩니다. 그에 반해 헬리콥터 부모보다 개입의 정도가 더 심하고, 자녀에 대한 사랑보다는 아이를 엘리트로 만들려고 하는 부모들을 부르는 말도 있습니다. 이들을 잔디 깎는 부모(Rasenmächer Eltern)라고 부르는데, 아이들에게 벌어질 수도 있는 일들에 대해 개입하고 미리 차단해서 없애버리는 부모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
2. 독일에서 헬리콥터 부모가 점점 더 많아지는 3가지 이유
– 독일의 저출산 문제
요즘 젊은 부부들은 아이를 갖지 않거나, 1명만 낳아서 키우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이에 따라 홀로 자라는 아이들은 부모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고 있고, 동시에 부모들도 온전히 한 아이에게 집중하는 현상이 짙어졌습니다.
– 도심 생활
예전에 비해 많은 가족들이 교외 지역보다는 도심지역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 사는 아이들은 교외에 사는 아이들보다 더 많은 경쟁에 부딪히고, 이는 부모들이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 나이가 많아지는 독일 부모들
경제적으로 자리 잡은 중산층의 독일 부모들은 이전 세대의 부모들에 비해 아이를 점점 더 늦게 낳고 있고, 보다 계획적이고 신중하게 자녀를 양육합니다. 또한 이들은 교육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자신보다 더 뛰어나기를 원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3. 자가테스트, 나는 헬리콥터 부모인가?
focus.de에서는 자신이 헬리콥터 부모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자가테스트 방법을 소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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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놀이터에서 아이와 함께 정글짐을 탐험한다.
B. 아이가 모래 놀이를 할 때 아이와 함께한다.
C. 아이들끼리 말다툼을 할 때, 함께 논쟁에 끼어든다.
D. 스포츠, 악기 수업 등 과외 활동을 적극적으로 계획한다.
E. 자녀가 또래 아이들보다 부모와 더 놀고 싶어 한다.
F. 매일 자녀와 함께 학교까지 등교한다.
G. 학교 떠나는 소풍이나 여행에 도우미를 자처한다.
H. 아이의 숙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작성하기도 한다.
I. 학교 선생님 혹은 과외 활동 선생님들이 당신의 이름(Vorname)를 알고 있다.
J. 아이와 떨어져 있으면 계속 걱정이 된다.
위 10가지 항목 중, 8가지 이상의 항목에 ‘그렇다’라고 대답했다면 당신은 헬리콥터 부모임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헬리콥터 부모들의 과잉보호는 아이들에게 책임감과 사회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항상 유의해야 합니다.
4. 헬리콥터 부모는 나쁜 부모인가?
헬리콥터 부모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부모는 아닙니다. 이러한 과잉보호는 부모의 두려움에서 비롯됩니다. 아이에게 충분한 관심을 줄 수 없다는 두려움, 괜찮은 미래를 준비해주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나쁜 일이 아이에게 일어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그것입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 독일에 이민 온 많은 한국 부모들은 이러한 두려움에 직접적으로 부딪칩니다. 새로운 문화와 환경, 언어적인 문제로 아이가 힘들어하진 않을지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독일의 사회학자들은 “잠수함 부모(U-Boot Eltern)가 되라”고 말합니다. 잠수함 부모란 아이가 스스로 실수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게 내버려두되, 꼭 필요한 상황이 되었을때만 나타나는 부모를 말합니다. 우리 교민분들도 다른 환경과 언어에 노출된 아이들이 독일 사회 속에서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주고, 도움이 필요할 땐 “짠” 하고 나타나는 든든한 부모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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