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5일 가수 길 오파림(Gil Ofarim)은 자신의 SNS를 통해 라이프치히에 있는 호텔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사건을 공개했습니다. 이 사건을 알리는 영상은 300만 번 이상 재생되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해당 사건과 함께 독일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유대주의 사건들이 수면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체크인을 거부한 호텔 직원
지난 10월 4일 가수 길 오파림은 촬영을 위해 라이프치히에 방문했습니다. 이후 메리어트 계열의 웨스틴 호텔(The Westin Leipzig)에 체크인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호텔 로비 직원은 그에게 착용 중인 ‚다윗의 별‘ 목걸이를 숨길 것을 요구 받았습니다. 이를 거부하자 호텔 이용을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음 날인 10월 5일 가수 오파림은 해당 상황을 알리는 1분 55초짜리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했습니다.
분노와 연대의 목소리가 이어져
해당 영상이 올라온 직후, 이어진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전 유럽 유대인 학생 연합 부회장인 라우라 카제스(Laura Cazes)와 연방정부의 반유대주의 위원인 루벤 케르치코우(Ruben Gerczikow)는 각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반유대주의 사건에 대응하는 연대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반 유대주의 해시태그(#Antisemitismus)를 사용할 것을 권했습니다. 이 외에도 정치인의 온라인상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한편, 시민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영상이 업로드된 지난 화요일 호텔 앞에는 400여 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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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대주의 행위, 수면 위로 떠 오르다
독일의 반유대주의 사건은 덜 알려졌을 뿐 여전히 진행 중인 문제입니다. 라이프치히 호텔 사건 직전인 9월 말, 함부르크에선 60세 유대인을 심하게 폭행한 16세 가해자가 체포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시력을 잃을 수준의 폭행을 당했으며,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를린에선 이스라엘 축구팀인 마카비 하이파(Maccabi Haifa)의 팬들이 모욕과 공격을 받았습니다.
라이프치히 호텔 사건 이후인 지난 10월 8일 저녁에도 베를린에서 반유대주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29세의 베를린 시민은 이스라엘 방위군의 상징이 새겨진 스웨터를 입고 길에 서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 지나던 행인이 유대교에 대해 물었고, 피해자가 가해자를 향해 얼굴을 돌리자 최루가스를 뿌리고 달아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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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인종 차별, 처벌은 가능할까
독일 형법 제130조 민중의 선동 항목에 기반하면 처벌이 가능합니다. 130조 1항에서는 공공의 평화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대한 세부 사항으로 다음 두 가지 행위를 제시했습니다. 이 행위에 속할 경우 3개월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합니다.
특정 집단 또는 인구의 일부에 속한다는 이유로 국가, 인종, 종교 또는 민족 집단, 인구 일부 또는 개인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거나 폭력 또는 자의적 조치를 요구하는 행위
특정 집단 또는 인구의 일부에 속한다는 이유로 특정 집단, 인구 일부 또는 개인을 모욕, 악의적, 모욕적이거나 중상하여 타인의 인간 존엄성을 공격하는 행위
형법 제46조 양형 원칙에는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반유대주의 또는 기타 비인간적인 동기 등이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조건임을 명시했습니다.
또한 형법 104조 외국 국기 및 휘장 위반 조항에서는 외국 국기를 제거 및 파괴, 훼손할 경우 최대 2년의 징역 또는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역시 공개적으로 파괴하거나 모욕하는 경우도 같은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간 2,000건 이상 발생, 체포는 단 5건에 불과
온라인 캠페인을 조직하고 이끄는 비영리 단체 캠팩트(campact.d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해 독일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사건은 총 2,275건이었습니다. 이 중 가해자가 체포된 것은 고작 5건에 불과합니다. 독일 내무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서도 반유대주의 범죄는 총 2,351건 등록되었습니다. 이 수치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이며, 2015년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20년 대비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합니다.
반면, 2017년 빌레펠트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반유대주의 범죄의 피해자 중 약 25%만 신고했습니다. 신고해도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과 무력감이 주된 원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주어를 동양인으로 바꿔도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독일 사회가 유대인을 비롯한 모든 인종차별적 행위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또한, 수사와 처벌이 강화되어 인종과 관계 없이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작성: 알덴테 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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