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생활 속에서 작은 차별만 겪어도 바로 인종차별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5천만명의 한국 사람이 살고 있는 한국에서의 삶이라면 작은 차별은 인종 차별이 아닌 생활속에 일어날 수 있는 기분 나쁜 경험으로 끝날 수 있지만 외국 생활을 하는 교민들에게는 인종 차별로 확대 해석하게 됩니다.
독일에서도 독일 사람들끼리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나에게 벌어졌을 때,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분명히 인종 차별과 부당한 대우 임에도 불구하고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 지나가는 것도 더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직장 내에서의 갈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 내의 갈등이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직원들 간의 경쟁에서 비롯된 것인지 혹은 인종 차별과 따돌림과 같은 심각한 문제인지는 분명히 따지고 봐야합니다.
약 5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독일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 교민(이하 A씨)는 최근 2년간 다른 독일 직원의 집요한 따돌림과 차별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2년 간의 긴 싸움 끝에 어느정도 성과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를 통해서 A씨는, 오늘도 독일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한인 교민분들이 직장 생활 속에서 혹시 비슷한 일을 당하고 있다면 도움이 되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공유해 주셨습니다.
직장 내 갈등의 발단
전임자가 오랜 기간 공백인 상태에서 회사 생황을 시작한 A씨는 같은 팀원이 2명이 있었는데, 유독 한 명에게서 부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생활 하던 중, A씨가 담당해야 할 프로젝트를 그 직원이 맡아서 진행을 하고, A씨는 그 프로젝트에서 철저히 배제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A씨는 항의했지만 다시 프로젝트를 가져올 수는 없었습니다.
다양한 방법의 괴롭힘
대기업인 만큼 함께 일하는 협력사들이 많았는데, 어느 땐가부터 협력사들이 차례로 A씨의 프로젝트, 업무 요청을 해줄 수 없다는 회신을 받기 시작하면서 의심이 들고, 확인해 본 결과 그 직원이 협력사들에게도 A씨의 업무를 맡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긴 싸움
지난 2년간, 긴 싸움을 진행한 A씨는 스트레스로 피부에 문제도 생기는 등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포기하지 않고 싸움을 이어 나갔습니다. 먼저 프로젝트가 본인 없이 진행되는 것, 협력사들를 통한 업무 방해 등 일이 있을 때 마다 당사자들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회신을 기대한 것 보다는 기록을 남기는 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일기를 썼습니다. 매일 있었던 일들을 기록으로 남겨 놓았습니다.
또한 회사 내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본인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고, 상담 기록을 남겨 놓았습니다. 또한 외국인청에서 제공하는 직장 내 부당 대우에 대한 상담 서비스도 받고, 그에 대한 기록 역시 남겨놓았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해서 병가를 낼 때에도, 병원에 간 이유를 직장 내 스트레스라고 기록을 남겨 놓았습니다.
서서히 듣기 시작하는 회사
새로 부임한 부서장은 이러한 갈등과 어려움을 이야기해도 처음에는 큰 일이 아닌 것으로 치부했지만, 지속되는 건의와 쌓여지는 기록들로 인해서 부서장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년만에 노조위원회와, 부서장, 피해자 A씨가 회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회의 자리에서 그 간의 일들을 보고하고, 시정을 요청했습니다.
결과는?
가해자가 해고를 당하기 보다는 구조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업무를 같이 하지 않도록 팀을 변경하는 방법도 예상이 됩니다.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고 가해자가 해고를 당하는 사이다 결말은 아니지만 분명히 가해자에게는 이 일이 기록으로 남을 것이고 앞으로 중요한 포지션을 맡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발목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회사 내 부당 대우, 직원들 간의 갈등은 계속 존재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대응하고 싸우느냐가 더욱 중요합니다. 오늘 여러분의 자리에서 그 싸움을 포기하지 않기를 응원합니다.
혹시 여러분의 사연도 함께 공유해 주시면 많은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사연 제보: [email protected])
작성: Isa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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