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와 처음 의료 보험 상담을 하게 되면 민간 건강 보험(PKV: private Krankenversicherung)이 저렴한데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민간보험이 법정 건강보험(GKV : gesetzliche Krankenversicherung)보다 사후 서비스가 좋지 않거나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점점 늘어나는 민간 건강보험료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으나 민간 건강보험에서 다시 법정 건강보험으로 바꾸는 건 언제든지 내가 원할 때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민간 건강 보험의 특징
민간 건강보험은 나이가 들수록, 소득이 늘수록 보험청구액이 늘어난다는 데 있습니다. 또한 자녀의 보험에 대해서도 높은 보험료를 지불해야만 하는 것도 부담이 되며 자녀 부담금이 없어도 민간 건강보험 청구액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2019년 Stiftung warentest의 finanztest에선 약 35세에 민간 사보험에 가입했다면 보험료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은퇴할 시기엔 처음 보험료의 3배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민간 건강보험에서 직장 생활의 후반기 (은퇴시기 즈음)에 법정 건강보험으로 변경하는 경우 55세 이전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재 내 소득에 비해 민간보험료가 비싸 부담스럽다면 법정 건강보험으로 바꿀 것을 고려해 봐야 하며, 또 다른 민간보험으로의 전환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민간 건강보험에서 법정 건강보험으로 바꾸는 팁
가. 직장인의 경우
1. 연봉상한제 준수
직장인으로서 법정 건강보험을 이용하려면 연간 총소득이 64,350유로보다 낮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 급여 한도 이하로 떨어지면 사업주가 건강보험회사에 보고하는 법정 건강보험 의무에 해당하며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건강보험회사로 전환이 가능합니다. 이후 연봉이 연봉 한도 이상으로 다시 상승해도 이미 가입된 보험자는 법정 건강 보험에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2. 일시적 소득 감소
본인이 속한 회사의 사업자가 특정 기간 파트타임 계약에 대한 권리가 있다면 고용주와 동의하에 일시적으로 아르바이트, 휴식년 혹은 근로시간 조정(파트타임 전환)들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월 소득을 일시적으로 줄여 법정 건강보험으로 바꾼 후 다시 근무시간 조정을 통해 연봉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을 택하는 경우 전체 소득이 줄어들므로 의료보험료를 조정하기 위해서 소득을 줄이는 게 과연 의미 있는 것인지는 자문해 봐야 합니다.
나. 자영업자의 경우
1. 자영업자의 경우 월 450유로 이상의 정규직으로 바뀌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를 위해 사업을 포기할 필요는 없으며 사이드로 원래 사업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직원으로서의 월 소득이 1,645유로를 넘어야 하며 주당 20시간 이상의 근무시간을 실제 행하고 있어야 합니다. 자영업과 직원으로서의 일을 병행할 경우 자영업에서 나오는 소득이 직원 월급보다 20% 이상 많다면 건강보험회사는 자영업의 비중이 더 강하다고 보기 때문에 수입 비중을 신경 써야 합니다.
2. 가족보험으로의 전환
배우자가 법적 보험에 가입된 경우 가족보험에 포함될 수 있으나 이 경우 사업은 포기해야 합니다. 무료로 법정 가족보험에 가입되기 위해선 본인의 소득이 특정 한도를 초과하지 않아야 하며 월 533.33유로 혹은 미니잡만 허용됩니다. 이때 연령제한은 없습니다.
3. 의무보험에서 면제되는 경우
이전엔 소득이 낮은 일부 민간 피보험자가 개인적으로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보험 가입 의무가 없었습니다. 보험 가입 의무가 없어진 사람이 실업상태가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 다시 보험 가입 의무가 부여되며 법정 건강보험에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다. 위 방법으로도 해결이 안 된다면?
1. 실업자로 등록
실업급여를 받게 되면 다시 법정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도 실업수당을 받을 자격이 있어야 하며 사업을 포기하고 arbeitsagentur에 실업자로 등록해야 합니다. 실업급여 1달을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법정 건강보험으로 전환이 가능합니다.
2. 해외 체류 후 법정 보험 가입
건강보험 의무가 있는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등으로 이주하거나 취직해 최소 12개월 동안 그 나라의 법정 보험에 가입합니다. 그 후 독일로 귀국하게 되면 3개월 이내에 법정 건강보험의 멤버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보험 변환 시도들이 55세 이상인 경우 불가능하다는데에 있습니다.
작성:무쏘뿔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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