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받고 싶던 누군가에게 오해받아 상처 받은 날을 잊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 여기며 최선을 다해 나를 증명하려 애썼지만 그럴수록 나는 자연스러움을 잃은 채 긴장과 고통 아래 실수만 반복한다.
고통은 마치 숙명처럼 가슴 안에 머물고 진실이 아니던 그 사람의 오해는 점점 진실이 되어간다.
‘그게 아닌데’
내 의도는 그게 아닌데 왜 자꾸만 나를 오해하는 걸까. 열 번 잘해도 한 번의 실수는 나를 ‘잘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는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는 더 이상 내게 기대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눈 안에 비친 내 모습은 너무도 초라했고 그 사실은 나를 계속해서 작아지게 한다.
‘이대로 괜찮을까’
마음 안에 원망이 슬금슬금 올라온다. 최선을 다했던 순간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갈수록 단 하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그가 야속해진다. 하지만 원망 섞인 분노는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두고 긴장 섞인 웃음으로 그를 대한다.
‘두려움은 얼굴빛을 흐린다’
나는 자신감과 자연스러움을 잃었고 전엔 하지 않던 실수를 하기 시작했다. 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의 존재로 인한 두려움이 나를 새로운 사람으로 만들었다. 웃음기 빠진 얼굴, 긴장되어 주춤거리는 행동 이 모든 것이 내가 되었다.
‘두려움은 모든 권위마저 빼앗는다’
웃으며 지내던 날들도 있다. 나를 바라보는 이의 눈에 기대라는 것이 서려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커다란 기대 속 감춰진 그의 완벽주의는 나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았다. 거친 돌 방망이 같던 그 사람의 언어는 쉴 새 없이 내 가슴을 때려댔다. 아프고 싶지 않아 두려움의 방패를 씌우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더욱더 겁쟁이로, 만만한 사람으로 만들었고 내게 남아있던 일말의 권위마저 사라지게 했다.
인정받지 않아도 좋다
두려움 안에 갇혀있던 내게 무의식이 작게 속삭인다. 오해 위에 덮인 것들과 그가 바라보는 내 모습은 더 이상 나의 몫이 아님을.
‘최선을 다한 그것으로 되었다’
더 이상은 스스로를 잃을 수 없다. 자연스럽게 웃던 그때의 매력적인 나는 그대로 존재한다. 실수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타인의 기대 속에 휘둘리던 자아를 던져 버리자. 주눅 들 필요 없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의 속성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과 타인을 힘들게 하는 사람으로부터 이제는 벗어나자. 나를 잃으면서까지 스스로를 증명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없으므로.
- 작가: 물결 / 예술가
독일에서의 삶을 기록하는 예술심리치료사. 재미있게 사는 것이 좋은 사람.
- 본 글은 물결 작가님께서 브런치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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