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독일의 한 작은 도시에서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AfD 소속의 정치인이 또다시 당선되었습니다. 독일 정치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독일 사회가 극우 성향으로 점점 물들어 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과거 나치 시절을 청산하는데 모범을 보였던 독일에서 극우 세력이 다시 급부상하게 된 원인은 무엇이고 이들은 어떻게 다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AfD 정치인의 연 이은 당선, 극우 세력 부상
지난 2일,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 AfD 소속 하네스 로스(Hannes loth) 후보가 작센 안할트주의 작은 도시인 라건 예스니츠(Raguhn-Jessnitz)에서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무소속인 닐스 나우만(Nils Naumann)을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일주일 전 튀링겐주 조네베르크(Sonneberg)에서 AfD의 로버트 스툴만(Robert Stuhlmann)이 지자체장에 당선된 지 일주일 만입니다. AfD의 이 같은 연 이은 승리에 대해 독일 정치인과 언론은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에서 극우 정당이 거둔 가장 큰 성공이라고 말하면서 극우 세력의 부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했습니다.
AfD 지지자 중 중산층 비율이 56%
AfD는 반 이슬람, 반 이민, 반 유대주의를 표방하는 극우 정당으로 연방 정부의 감시 대상이 되는 정당입니다. 이에 따라 독일의 국내 정보 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BfV, Bundesamt für Verfassungsschutz)은 앞서 유권자들에게 AfD에 투표하기 전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며 AfD에 투표하지 말라는 의도를 조심스럽게 전한 바 있으나 이와 같은 반대의 투표 결과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독일 전국 여론 조사에 따르면 현재 AfD에 대한 독일 유권자의 지지율이 20%에 가깝고 AfD 유권자 중 중산층의 비율이 2년 전 43%에서 56%로 증가하면서 독일 중산층의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는 사실이 이러한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이는 AfD를 비롯한 극우 세력이 앞으로 더 급부상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히 있음을 의미하며 독일 정치계는 주류 정당의 입지가 줄어들고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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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의 내부 갈등 및 SNS를 활용한 젊은 지지층 형성이 세력 부상의 원인
정치 전문가들은 AfD 세력이 급부상한 원인으로 기후 보호법을 둘러싼 정부의 내부 갈등을 꼽았습니다. 독일 정부의 분열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이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AfD를 지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AfD가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쉽게 컨텐츠를 즐기기를 원하는 젊은 세대의 문화 소비 트랜드를 정치 홍보 수단으로 잘 활용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AfD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틱톡의 짧은 영상을 통해 정당과 그 정당에 소속된 후보들을 홍보하고 정치적 연설이나 기자회견 내용의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AfD의 현재 Tiktok 팔로워 수는 203,100명으로 독일 정당 중 가장 많고 유튜브 구독자 수도 현재 21만 1,000명으로 다른 정당에 비해 약 10배 많습니다. AfD의 이러한 전략은 젊은 지지층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적으로 작용했으며 SNS가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설명해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극우 정당 세력 막기 위해서는 극우 정당과의 정치적 연대 중요
한편 정치 전문가들은 주류 정당들이 이민법과 같은 특정 문제 해결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 극우 정당과의 연정을 거부하는 것은 극우 세력의 활동 무대를 더욱 넓히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극우 정당과 함께 정책 경쟁을 시도하고 연대를 구축하는 것이 극우 세력의 확장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전했습니다.
작성: s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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