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숄츠(SPD) 총리의 신호등 연립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지났습니다. 당시 숄츠 총리는 보다 “현대화된 독일, 기후 중립적이고 디지털화 된 독일이 되도록 모든 에너지를 쏟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올 한 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7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고물가로 힘든 시기를 보냈으며, 시민수당 도입(Einführung eines Bürgergeldes)과 같은 독창적인 정책을 구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 숄츠 총리와 연립 정부가 이뤄낸 지난 1년간의 성과는 무엇인지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 탈석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연립 정부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 달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이집트에서 열린 세계기후 회의에 4개 부처의 사절단이 참여해 독일의 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 내 관료적, 정책적 장애물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로 인해 현재에도 12개의 석탄 화력 발전소 가동 중입니다. 이에 정부는 기존 계획을 재정비해 2030년까지 라인강 주변 광산 지역의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새로운 시민권법
초기부터 신호등 연립 정부의 3당은 독일 시민이 되는 문턱을 낮추는데 이견 없이 동의했습니다. 낸시 페이저 내무장관은 11월 말에 수상과 연방 주에 법안 초안을 제출했으며,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이민자들은 독일에 거주하기 시작한 후 5년 후, 또는 직업의 조건 등 특정 조건에 부합할 경우는 3년 후에 독일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으며, 취득 이후 이전 국가의 시민권을 포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 최저임금 시간당 12유로로 인상
10월 1일부터 독일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2유로로 인상되었으며, 이는 월 환산액으로 따지면 급여가 15% 증가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보안 서비스와 요식업 등에 종사하는 시간제 근로자가 많은 혜택을 받게 되었으며, 여성 근로자의 수당이 이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물가상승률이 높게 치솟음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이 실제 가구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뉴스
올라프 숄츠 총리의 첫 의회 브리핑 – 그가 그리는 독일의 향후 4년의 모습은?
올라프 숄츠 신임 독일 총리가 처음으로 의회(Bundestag)에 공식 정부 브리핑을 했습니다.이는 독일 총리로 지난 주 집권한 이후 첫 브리핑이며 코로나...
새로운 총리 올라프 숄츠(Olaf Scholz), 그는 누구인가
오늘 12월 8일 수요일, 독일은 16년간의 메르켈 시대를 마치고 새로운 총리를 맞이합니다. 재무장관이던 사민당의 올라프 숄츠가 공식적으로 총리 업무를 시작하게...
- 연간 새 아파트 400,000채 새 건설
지난해 정부는 연간 400,000채의 새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시작되면서 독일로 유입된 이주민이 증가한 반면 국제 원자재 가격과 건축비 상승, 숙련된 현장인력 부족 등으로 새 아파트 건설 계획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습니다. 중앙부동산위원회(ZIA)는 올 해 독일 내 30만채의 새 아파트가 지어졌지만 향후 건설공사가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 있으며, 이후 심각한 주택난이 올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 16세 청소년 투표 참여 가능
수년간 과거 정부는 투표 연령을 16세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연립정부는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2024년부터 16세 청소년도 유럽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정부의 단계별 추진 계획에 이변이 없다면 앞으로 백만 명 이상의 청소년이 연방 의회 선거에도 투표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현재 11개 연방 주에서 이미 16세 청소년의 투표 참여를 허용하고 있으며 5개 주에서는 주 선거에도 참여할 수 있으나 연방 의회 선거는 기본법에 고정되어 있어 투표가 불가능했습니다.
- 독일 망명절차 문턱 낮춰
연방 정부는 독일에서 5년간 거주하면서 범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은 망명 신청자에 한해서 영구적인 체류권을 허용할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했습니다. 또한 망명을 인정받은 신청자들에 한해 소위 정기점검을 했던 절차도 생략됩니다. 지금까지는 체류권을 얻은 후에도 취소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일정 기간 동안 자동으로 점검했으나, 앞으로는 체류 조건에 문제가 발생했을 시에만 확인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본국으로 추방을 해야 할 경우 본국 송환을 빠르게 추진할 것이며, 추방을 보류하는 중에 구금 명령도 간소화될 계획입니다.
- 중국과의 관계 재편
지난 11월 4일, 숄츠 총리는 독일 내 경제인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연립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협정에서 무역 파트너로서 중국의 역할 대신 중국과 파트너쉽을 형성하되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고, 인권과 국제법을 기반해 협력 관계를 조성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후 숄츠 총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발행한 기고문에서 “중국을 고립하거나 협력을 억제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하며 “국제질서가 새로운 냉전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독일의 외무부에 대한 균형적인 시각이라고 평가되기도 하면서 동시에 그의 방중 결과가 신냉전을 거부한 것 외에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는 비난이 일기도 했습니다.
작성: 독일이모
ⓒ 구텐탁코리아(http://www.gutentag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