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상승하는 물가 압력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정부의 여러 가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올해 8월 물가상승률은 지난 5월 이후 또 다시 최고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이번 달 만료되는 유류비 인하와 9유로 티켓 시행 종료가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소비를 점차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 높은 물가 상승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8월 독일 물가 상승률 7.9% 기록, 전년 대비 에너지 비용 35.6%, 식료품 가격 16.6% 인상
지난 5월, 독일의 물가 상승률이 7.9%를 기록하면서 1970년대 이후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을 보였습니다. 독일의 물가상승률은 독일 정부의 유류비 인하 및 9유로 티켓 정책으로 지난 7월, 7.5%를 나타내며 주춤하는 듯했으나 이번 달에 다시 7.9%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에너지 비용과 식료품의 가격에서 가장 큰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연료 보급 및 난방 비용이 8월 기준 전년 대비 35.6% 올랐고 식료품 비용은 16.6% 올랐습니다. 서비스 비용 또한 2.2%의 상승이 있었습니다.
9유로 티켓 만료, 유류비 인상 및 유로화 평가 절하 등의 요인으로 올해 연말까지 10%의 물가상승률 예상
이에 대해 Commerzbank의 수석 경제학자인 Jörg Krämer는 이번 달 종료되는 유류 할인과 9유료 티켓 정책이 이와 같은 물가상승을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으며 앞으로 연말까지 10%의 물가상승률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또한 독일연방은행은 10월부터 인상되는 법정 최저임금과 유류비 인상, 유로화 평가 절하가 물가를 높이는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높아진 물가에 따른 중하위층의 소비 감소가 소상공인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져
이러한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지갑 문을 닫는 속도가 점점빨라지고 있으며 이러한 소비 위축은 소상공인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독일의 한 의류 업체 대표는 올해 8월 매출이 7월보다 12% 감소했다고 말하며 다른 의류 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독일 소매 무역 협회(Handelsverband Deutschland)는 최근 더 저렴한 제품과 할인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의 구매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 관해 설명했으며 독일 시장 조사 전문 기업 GfK는 8월 독일의 경제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이 같은 어두운 전망은 9월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 타격을 받지 않는 명품 시장
반면에 고가 상품을 취급하는 명품 시장에서는 이러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비껴간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의 한 보석 매장 대표는 지난 3년보다 오히려 올해 더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고 전하며 요즘과 같은 경기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명품 사업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소비자 연구원이자 사회학자인 Michael Jäckel은 “이 같은 불안정한 경제 상황은 이미 존재하는 사회적 불평등이 더해지면서 더욱 큰 소비의 양극화를 발생시킨다” 고 말했습니다.
한편 독일 경제연구소 Ifo가 최근 9,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기업이 앞으로 지속적인 가격 인상 계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가 상승 압력에서 중하위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독일의 사회단체
이에 따라 독일의 각 사회단체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소비 활성화를 위한 독일 정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독일 사회 협회 SoVD의 회장인 Adolf Bauer는 “소비자들은 인상된 식료품 가격과 에너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재정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에너지 공급의 병목 현상이나 비용 지급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전기 또는 가스 사용에 제한이 생기지 않도록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독일 연방 근로자 복지협회 Awo의 Michael Groß 회장은 “중하위 소득의 사람들이 현재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으며 그들은 내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위기 속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다.” 고 설명하며 정부의 구호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유럽 중앙은행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
한편 지난달 유럽 중앙은행 ECB는 이러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0.5%의 금리 인상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연방 준비은행이 기준 금리를 2.25~2.5%로 인상한 것에 비하면 금리 인상의 폭이 그리 크지 않은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Jörg Krämer는 “ECB는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금리 인상을 진행했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중앙은행 회의에서 0.75%의 큰 금리 인상을 결정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독일의 경제학자 Thomas Mayer는 물가가 통제되지 않고 계속 상승한다면 사람들은 결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더 높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ECB가 금리 인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작성: sugi
ⓒ 구텐탁코리아(http://www.gutentag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