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나의 취업 시 면접부터 입사 결정까지 담당한 안드레아가 은퇴를 하였다. 45년 전 의사의 추천으로 입사하여 20년 간 물리치료사로 일하다가 팀장으로 승진하여 인사관리, 일과계획 등의 사무 업무로 25년 간 더 일을 하였다고 한다. .
나는 어느덧 직장인 5년차가 되면서 새로 입사하는 직원, 중간을 일하다가 그만 두는 직원, 여자 치료사같은 경우엔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장기간 육아 휴직, 정년이 다 되어가서 은퇴하는 직원까지 모든 인생사가 그렇듯이 직장생활도 사람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만남의 시작과 끝을 마주하게 된다.
이직과 은퇴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런 특별한 날이면 현재 일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만감이 교차한다. 어떤 이는 직업학교 졸업 후 바로 일을 시작하여 40~45년이상 일한 사람, 어떤 이는 이직하여 20년정도 일한 사람. 각자 다른 삶을 사는 것처럼 과정은 다르지만, 65~67세 정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은퇴를 하게 된다. 나의 기억에도 7~8명정도 동료들을 보낸 것 같다.
오늘 은퇴한 안드레아가 언제 한 번 과거 동료들과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옛날에는 이렇게 일했다고 웃으면서 설명해 주는데,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내 직장 모습이라니 짧았지만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한 느낌이었다. 머리스타일, 근무복장, 탱탱한 피부 정도만 달랐고, 장소는 지금이랑 똑같은 곳이었다. 역시 변한 건 장소, 사물이 아니라 사람이 변하는 거구나!. 지난 40년의 오랜시간 역사 속에 연결되어 나도 여기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여자동료인 레나와 에바는 젊은 물리치료사였고, 약3년정도 일하다가 결혼 후 임신으로 인하여 직장을 그만두었다. 마지막 날 서로 포옹하고 잘 살라고 인사하는데 느낌이 참 묘했다. 또 젊은 다른 동료인 카타리나와 안드레아스는 조건이 더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하였다.
이렇게 작별을 하는 마지막에 남은 동료들은 소정의 돈을 걷어서 카드에 각자의 서명과 함께 작은 선물을 준다. 이런 작별도 몇 번씩 쌓이면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현실이 직장생활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병원 부서에서는 올해 8월에 1명, 내년엔 3명의 동료들이 정년퇴직을 한다. 3년 후에는 현재 물리치료 팀장이 은퇴를 한다. 과연 2024년에 내가 여기서 일을 하고 있다면, 분명히 장소는 똑같지만 전혀 다른 동료들과 일을 하며 새로운 삶이 펼쳐질 것이다. 업무는 동일하게 하겠지만, 누구랑 일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직장생활이니만큼.
우리는 유치원,중,고등학교,대학교,군대 등 많은 정규기관에서 20년이상의 삶을 보내지만, 그 이후 40년이라는 짧고도 긴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 인생사의 20대부터 60대까지 직장생활은 인간사의 여러가지 경험과 겹치면서 인간은 더 성숙해지고, 삶의 색깔은 더 짙어지는 것 같다.
작성: 모젤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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