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의 선선한 공기를 품고 한국에 들어왔던 지난 7월, 나를 맞아준 것은 뜨겁고 눅눅한 습기였다. 여전히 뜨거운 코로나의 열기와 그에 상응하는 사람들의 두려움이 표정 곳곳에 가득했다. 거리 곳곳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없다. 아니 그런데 왜, 여전히 숫자는 오르고만 있는 것일까.
다양한 의문을 품은 채 집으로 향했다. ‘독일에서의 삶은 어땠더라. 내가 이렇게 마스크를 꼭꼭 쓰고 다녔었나.’ 여러 번 돌이켜 봐도 나의 삶은 마스크로 인해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다. 작년 10월 심각한 Lockdown이 내려졌던 그때 모든 음식점과 상점들이 닫았다. 공공장소 및 정해진 몇몇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했고 그제야 독일 사람들은 의무감을 가지고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코로나가 던져준 (negative) 변화들 몇 가지
1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것과 2 사람들을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것, 그리고 3 바(Bar)에서의 자유로운 대화와 우연한 만남의 감소 4 외로움의 증가… 등을 비롯한 불편한 점들은 여전히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5 금전 상황의 악화였다. 유학생들을 비롯한 독일의 많은 현지인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이러한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게 진행되었다. 한국에서 보내주던 유학비로 생활을 이어가던 친구의 사정을 예로 들어보자. 그녀의 아버지는 코로나 이전까지 여행사업을 하셨는데 코로나가 터지고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오랜 사업을 접으셨다. 그리고 내 친구 몰래 쓰리좝(Three Job)을 뛰며 구멍을 메꾸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 상황을 뒤늦게 알게 된 내 친구는 그날 저녁을 시작으로 꽤 오랜 밤을 눈물로 지새웠다.
나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아니 조금 더 심각했다. 한식당과 한글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는 며칠 만에 두 개의 직업을 모두 잃었고 오로지 장학금의 힘으로만 버텨야 했다. 부모님과는 이미 지원을 받지 않기로 약속을 했고 그렇지 않고 내가 살아갈 방법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옵션뿐이었다.
하루살이로 살아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매일 밤 내일을 걱정하며 잠에 드는 그 서러움을. 명상과 고통 극복으로 다져진 나의 강한 멘털은 심각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간절히 기도했고 더 열정적으로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쉽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지원을 얻을 수 있을지가 막막했다. 하지만 (독일인) 친구네 집에서 뜨개질을 하던 그날 한 친구로부터 독일 ‘코로나 임시 지원금’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Überbrückungshilfe (임시 지원금)이란?
코로나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진 학생/국민들을 위해 내려진 독일 정부의 제도로 적게는 1달에 100유로부터 많게는 500유로까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학생 기준)
*학생이 아닌 일반 국민일 경우는 재정 지원의 폭과 기준이 더 넓다.
[자세한 사항 참고 (일반인 기준) : https://www.ueberbrueckungshilfe-unternehmen.de/UBH/Navigation/DE/Home/home.html ]
(학생 기준) 코로나 임시 지원금 신청 전제 조건
- 일자리를 갑자기 잃었거나
- 구직에 계속해서 실패하는 경우(사례 최소 2가지 이상)
-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부모님으로부터 지원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는 경우(사례 기술)
나의 경우는 두 번째 상황에 속했다. 작년 11월 처음 지원금을 신청했을 당시에는 받아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3번까지 함께 기술했다. 하지만 임시 지원금 담당자로부터 여러 개의 증명 이메일을 받았고 나는 계속해서 나의 사례를 증명/보완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심사 탈락이었다. 그 후 다다음 달인 1월에는 2번 사항만으로 지원금 신청을 했고 500유로를 받을 수 있었다. 1월 이후 현재 8월까지 나는 매 달 지원하여 임시 지원금 500유로를 받고 있다.
지원 방법 및 꿀팁?
이 있다면 1. 과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쓰는 것이다. 3번의 사례에 해당한다 해도 담백한 언어로 써 내려가는 것이 더욱 힘이 있다. 또한 2. 증명은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담당자로부터 여러 개의 귀찮은 이메일을 받을 수 있는데 계속될 경우 의심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문서 제출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는데 본인이 일자리를 잃고/구직에 실패한 상황에 대한 3. Selbsterklärung(자기 서명)이 반드시 첨부되어야 한다. 이것은 내 사례에 대한 본인의 문서에 대한 서명과 같은 것으로 문서의 끝에 첨부한다.
그 외, 지원 시 준비해야 할 것들로는 – 자신의 얼굴 사진 몇 장, 이력서 및 학교 입학허가증 등이 있다. 이것은 신청 사이트의 친절한 설명에 따라 과정을 따르면 큰 어려움 없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이번 상반기 내 생활에 큰 힘이 되어준 되어준 코로나 임시 지원금에 대해 소개해보았다. 지금까지 지원금을 놓친 누군가도 앞으로의 생활에 막막함을 느끼는 누군가도 이 글을 통해 힘을 얻고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길 바란다. 작은 한 발짝 한 발짝이 당신과 나의 삶에 힘이 되어줄 것이고 어느 순간 세상이 우리를 돕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니… 🙂
[임시지원금 신청 사이트: https://www.xn--berbrckungshilfe-studierende-06cf.de/start ]
Alles Gute!
- 작가: 물결 / 예술가
독일에서의 삶을 기록하는 예술심리치료사. 재미있게 사는 것이 좋은 사람.
- 본 글은 물결 작가님께서 브런치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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