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독일에 와서 제일 힘들었던 건 강민이게게 친구가 없다는 것이였다. 그것은 내가 엄마로써 아무리 노력해도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다.
가을 방학을 맞게 되었고, 나는 Helpex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나의 휴양스타일은 따뜻하고 편안한 곳에 가만히 누워서 쉬는 것이 아니라 탐험, 도전 스타일인 편이다.
그렇다, 한 마디로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 이다.
Helpex 는 하루에 4~6시간 일을 하면서 숙식을 제공받는 전세계적으로 서로 돕는 차원의 Social network다. 우선 내가 정한 검색 조건은 5가지다.
① 독일어에 익숙해져야 하므로 독일 지역 내
② 가족들과의 떨어짐으로 인한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식구가 많은 집
③ 동물이 있는 곳
④ 어린이가 있는 곳
⑤ 자연과 가까운 시골마을
그리하여, 베를린에서 기차를 타고 2시간 30분 거리의 독일사람들도 거의 모르는 시골마을 Crimitschau에 도착했다. Eva와 Steve의 집에는 20살의 딸과 그녀의 딸, 아들 셋, 고양이 2마리, 말 1마리, 염소2마리, 보더콜리 1마리, 다른 Helpex (프랑스에서 온 소방관) 젋은이가 있었다. 아주 조용하고 소박하고 검소한 집이였다.
나는 주로 낙엽을 쓸고, 염소 집에 짚을 깔아주고, 배설물을 치우고, 말이 뛰어 놀 풀밭에 기둥과 전기선 울타리를 설치하고, 점심과 저녁 준비를 했다.
내가 염소 똥을 치울때 강민이는 염소와 미끄럼틀을 나눠쓰면서 숨바꼭질 하며 놀고, 말이 뛰어노는 풀밭에 울타리를 만들때는 풀밭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염소의 집 바닥 지푸라기를 새것으로 바꿔줄 때에는 지푸라기 더미 위에서 뛰어내리고 형이랑 숨바꼭질 하는 등, 모든 곳에서 놀이거리를 찾으며 놀았다.
부족하고 불편하고 지켜야할 매너와 규칙이 많아서 불평도 하는 여행이였지만, 강민이가 전기, 음식, 빨래 등의 절약정신을 보고 듣고 배웠을 테고 재미있는 추억으로 담겨졌을거라고 믿는다.
또한 나에게는 소박한 삶의 기쁨을 얻는 좋은 시간이였다.
그러고보니 이 곳에는 공공놀이터가 없었다. 하지만, 머무는 모든 곳이 놀이터였던 것이다.
*Tip
요즘 어린이들은 아주 편리하고 쉬운 세상에 살고 있다.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재미있는 스마트폰 게임, 몇 번 찡찡대면 손안에 들어오는 장난감, 귀찮아서 안먹으려 하면 먹여주는 밥, 무거운 책가방도 안들어도 되는 가벼운 손…
그렇게 어린시절을 보내고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되면 갑작스러운 어려운 상황에 대처할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
부디 아이들에게 가끔씩이라도 불편함을, 부족함을 쥐어주기를 바란다.
지금 잠시의 불편함은 훗날에 단단한 심장과 큰 지혜로 돌아 올것이라는 믿음으로…
Helpex 추천
https://www.helpx.net/
Help Exchange: free volunteer work exchange abroad Australia New Zealand Canada Europe
가입비 2년 15유로,
전세계 다양한 종류의 Helpex가입자가 있다.
우리나라 말로 하면, 도움의 교환이다.
게스트는 주5일, 하루 4~6시간 일을 돕고, 호스트는 숙박과 식사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대개, 농장이나 작은 호텔, 개인집 (화가보조, 리모델링 등)이 많다.
다양한 경험을 해 보는데에 경비도 적게 들고 좋은 것 같아 추천한다.
어린이도 함께 가능여부를 반드시 미리 문의하고 확인을 해야 한다.
- 작가: 이연재/기획자
독일과 한국에서 놀이터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쉬고 노는 곳을 연구합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합니다.
- 본 글은 이연재 작가님께서 브런치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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