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에 걸친 인턴을 위해 총 4번, 6개월의 걸친 취업준비 기간 중 총 6번,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직을 위해 총 3번 면접을 보았다. 그중에는 사전 전화면접도 있고 최종 대면 면접도 포함되어있다. 작은 규모의 엔지니어링 서비스 업체부터 독일 자동차 부품 회사 컨티넨탈 그리고 완성차 업체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회사들에서 면접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면접의 형태나 방식은 아주 다양했는데 그중 면접에서 나왔던 질문들 그리고 그 질문들에 내가 준비하고 답했던 것들을 써보고자 한다.
자기소개
어떤 회사 어떤 형태의 면접을 불문하고 모든 면접에서 가장 먼저 이뤄지는 건 자기소개이다. 이건 어떤 질문도 아니고 하나의 의식처럼 행해지는 것이며 여기서 내가 작성하고 제출한 이력서를 바탕으로 나를 자세히 소개할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지원한 자리와 관련된 경험들을 어필하는 것이다. 사실 인턴을 위한 면접의 자리에서는 내 이력서도 짧고 사실 내가 공부한 거 알고 있는 거 다 꺼내 이야기해도 그 양이 많지 않다. 그러나 나중에 직장생활을 위해 그리고 직장생활 중에 이직을 위해 면접을 했을 때는 인턴이나 이전 직장에서 했던 일들을 바탕으로 내게 쌓인 많은 경험들이 있는데 이 모든 경험들을 다 이야기할 시간은 없고 면접관 역시 다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내가 가진 경험들 중에서 지원한 자리와 관련한 경험들과 지식들만 부각해 나를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자연스레 내가 소개한 부분들에 대한 추가적인 질문들로 이어지고 나에 대한 관심을 더 끌어낼 수 있다.
회사에 대한 정보
나에 대한 소개가 끝나면 면접을 주최한 회사도 자신들을 소개한다. 그런데 보통 그전에 나에게 먼저 우리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면접을 보기 이전에 내가 지원한 회사에 대해 조사하는 것은 사실 아주 중요하다. 나도 사전 전화 면접이든 대면으로 하는 최종면접이든 항상 내가 지원한 회사를 조사하고 조사한 내용을 암기했는데 주로 알아본 내용은 회사의 구조 (사업 분야, 회사 입지), 회사의 규모 (직원 수, 연간 매출액 등)였고 거기에 더해 내가 지원한 부서에 대한 내용도 찾을 수 있다면 조사해서 간략하게 이야기했다. 보통 이렇게 사전에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면 면접을 주최하는 자신보다도 더 많이 아는 것 같다며 좋은 반응을 보여주었다. 내가 아는 것을 이야기했더라도 면접관들은 당연히 다시 자신들의 회사를 소개하고 부서가 회사 내에서 맡고 있는 역할들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이때 이 내용들을 잘 들어두었다가 마지막에 질문을 하는 시간에 좀 더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 질문을 했을 때 내가 이 회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나의 강점과 약점
적어도 내가 치렀던 면접에서 단 한 번도 예외 없이 나온 질문이 있었다면 이 질문이었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직장 면접을 본 적이 없기에 우리나라 회사들도 지원자들의 장점과 약점에 대한 부분을 궁금해하며 질문하는지 잘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내 장점과 약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 독일에서는 중요하다는 사실을 면접을 보면서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질문에 답변할 때는 그냥 단순히 나의 장점과 단점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야기한 것이 왜 내게 장점이라 혹은 왜 단점이라 생각하는 지를 연관 지어 이야기할 때 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나의 장점으로 신뢰성을 이야기하면서 내가 다임러 그룹에서 인턴을 마치고 인턴 평가받았을 때 내게 주어진 과제는 꼭 정해진 시간에 마치고 보고한 것 때문에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믿을만하다는 평가를 한 사례를 들어 이야기했다. 또한 약점으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나 생각을 쉽게 내뱉지 못하는 것을 이야기했는데 그 이유가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에 대한 100프로 확신이 없다면 자신감이 없어 잘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말했고 그로 인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내가 조용하고 회의나 프로젝트 진행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약점을 보안하기 위해 내가 가진 생각들에 대해 자신이 없더라도 함께 모인 가운데 이야기를 하려 노력하고 그 안에서 내가 생각한 부분의 부족한 점을 다른 사람들의 의견으로 보완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지원동기
면접을 보고 있는 자리를 왜 지원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거의 매번 받았던 것 같다. 특히 이 질문은 내 전공과 다른 분야에 지원한 자리이거나 혹은 이직을 위해 면접을 보는 경우에는 반드시 따라오는 질문이다. 지원동기는 사실 지원동기서를 작성했다면 어느 정도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 장으로 이뤄진 지원동기서에 썼던 조금은 단순하고 상투적인 지원동기보다 지원한 자리에 대한 배경지식과 현재 회사의 상황을 바탕으로 이야기했을 때 좀 더 내가 왜 이 지원한 자리에서 일하고 싶은지를 인상 깊게 전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우디에서 자동차 기술인증 관련하여 사람을 뽑는 자리에 지원했다. 그리고 면접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관련 법규가 많이 강화되었고 이에 대응하는 자동차 회사의 기술인증이 점차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아우디가 한국시장에서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인해 거의 모든 차량의 인증이 취소되고 지금 현재 다시 재인증 절차를 진행 중인데 만약 지금도 한국시장의 까다로운 인증절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내가 그 자리에서 한국시장 기술인증 관련하여 일함으로 아우디가 향후 한국시장에서 기술인증을 하는데 쓰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구인공고에는 사실 한국시장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면접에서 이야기했을 때 내가 알아보고 짐작한 상황은 현실 상황이었고 실제로 아우디는 한국 시장에서 배기가스 관련 인증을 위한 사람이 필요해서 구인공고를 낸 것이었다. 아마 내가 면접의 기회를 얻은 게 한국사람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면접의 자리에서 내가 구체적인 상황을 가정하고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지원했다고 이야기했을 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것 같고 그로 인해 아우디로 이직을 할 수 있었다.
기대 연봉
첫 번째 독일 직장 이야기에 썼던 것처럼 나는 내가 처음 인턴을 했던 회사로부터 얻은 면접의 기회에서 이 질문을 처음 받았다.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답변을 하고 나온 이후 정말 많은 후회를 하며 어떻게 하면 이 질문에 잘 대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알아보고 준비했다. 먼저 독일에서 회사를 지원하는 경우 정말 많은 경우에 내가 기대하는 연봉을 적어 지원서를 제출하게 되어있다. 학업을 마치고 첫 직장을 구하는 경우에 내가 기대하는 신입 초봉을 의미하는 이 기대 연봉 란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한 인사부서 담당자를 인터뷰한 내용에서 지원서를 보면서 이 기대 연봉에 적힌 연봉이 회사가 생각하는 것과 큰 차이가 난다면 그 지원서를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먼저 적어야 하는 기대 연봉을 신중히 적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한 회사의 분야와 규모, 직책과 직무에 해당하는 평균 연봉, 내가 가진 학력에 대한 평균 연봉 등을 잘 조사하고 적정한 기대 연봉을 알아본 뒤 이보다 조금 더… 누가 생각해도 적정하다 느껴질 만큼 조금 더 높인 금액을 내 기대 연봉으로 적으면 면접과 최종 연봉협상 과정 중 내가 이야기한 금액보다 조금 낮춰진 그러나 내가 조사한 적정한 연봉 수준에 맞춰질 수 있다. 면접 이야기로 돌아가서 면접의 자리에서 왜 지원서에 적어낸 기대 연봉이 내게 적정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최대한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 그리고 이 능력들로 회사가 그리고 나를 뽑고자 하는 부서가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이 질문을 받은 첫 번째 면접 이후 또다시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는 자리에서 이 질문을 다시 받았을 때 내가 학사 졸업생으로 학업의 과정 중 얻었던 CAD 설계 관련된 지식이 내가 지원한 자리에서 관련 업무를 하는데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내가 직무를 맡은 이후에 내가 회사에서 프로젝트와 관련한 업무 외에도 내가 어떤 역할들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어필하며 이와 같은 것을 회사가 내게서 기대할 수 있다 이야기한 뒤 그러기에 내가 지원서에 적어낸 기대 연봉이 내게 적정하다고 답을 했다. 그렇게 준비한 답변을 통해 내가 적은 기대 연봉에 대해 면접관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
마지막 질문과 답변의 시간
면접관들의 질문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면접자에게 혹시 질문이 있거나 궁금한 게 있는지 물어보는데 이 시간 역시도 모든 면접의 자리에서 예외 없이 행해지는 순서다. 어쩌면 면접 중에 충분히 질문을 던지고 회사나 부서, 내가 지원한 자리에 대해 잘 알았다면 이 순서에서 단순하고 솔직하게 더 이상 질문이 없다고 이야기해도 된다. 아니 어쩌면 더 이상 질문이 없을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여러 번의 면접을 거치며 경험을 통해 면접 중에는 답하기에 급급해 정말 궁금한 게 있고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도 묻지 못할 때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면접을 보기 전에 미리 그 회사에 그 부서에 내가 지원한 직무에 궁금한 것들을 종이에 적어놓고 그 종이를 가지고 가서 면접 중에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면접관으로부터 듣게 되면 적고 만약 내가 궁금하다 생각한 질문에 대한 이야기가 면접 중에 나오지 않았을 때 맨 마지막 이 질문의 시간에 종이에 적어놓은 질문들을 보며 질문하고 답을 들었다. 내가 지금 현재 있는 부서로 이직해 올 때 팀장과 했던 면접에서도 이렇게 질문을 적어놓은 종이를 펼쳐 질문들을 점검하고 물었을 때 면접을 봤던 팀장이 굉장히 긍정적으로 봐주었고 심지어 내가 적은 질문 종이를 함께 보며 훑어보기까지 했다. 내가 회사를 향해 던지는 질문 하나하나가 내가 정말 이 자리 그리고 이 회사에 관심이 있다는 걸 표현한다는 사실… 이걸 기억하면 이 마지막 질문시간을 그냥 넘기기는 정말 어렵다.
위에 적은 내용들 외에도 부품 회사에서 면접을 보았을 땐 고객사와의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구체적인 직무의 상황 속에 나의 해결 방안 등을 질문한 경우도 있었고 내 졸업 논문 주제를 짧게 요약하여 발표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또 직장생활 중에 나의 목표는 무엇인지 직장 생활중 동료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생겼을 때 내가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묻는 질문도 있었다. 독일어가 서툰 외국인으로서 독일 회사에 면접에 임할 때 단순히 질문을 준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언어적으로 부족한 표현력을 보완하기 위해서 면접에서 쓰이는 단어들, 문장들을 준비하는 것 역시도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그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고 때론 열심히 준비한 것 같지만 막상 면접 자리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말 열에 하나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나온 거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나 여러 많은 회사에서 다양한 면접의 기회를 얻었던 건 내게 큰 행운이었고 너무 값진 경험이었다.
- 작가: Eins / 아우디 회사원
직접 경험한 독일에서의 유학생활과 직장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는 중입니다. 독일 브랜드의 자동차를 만들고 싶어 독일로 와서 독일 자동차 회사에서 꿈꾸듯 살아가는 중
- 본 글은 Eins 작가님께서 브런치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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