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허블망원경의 뒤를 이을 제임스 웹 망원경이 발사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6개월이 지난 7월, 제임스 웹 망원경은 놀라운 사진들을 지구로 보내왔습니다. 여러 은하가 서로 밀고 당기는 스테판 5중주 은하,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 모습을 생생히 보여준 용골자리 대성운, 그리고 별이 죽어가는 모습을 담아낸 남쪽 고리성운이 그것입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이 목표 궤도에 도착하자마자 이렇게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독일의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번 글에서 독일의 어떤 기술이 제임스 웹 망원경에 적용되었는지 알게 된다면, 앞으로 우리가 보게 될 우주의 새로운 모습들이 더 흥미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1. 제임스웹 망원경 뜯어보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벌집 모양의 큰 거울인 주경을 포함한 부분인 광학 망원경 부분, 그리고 주경 뒤쪽에 위치한 통합 과학 기기 모듈 부분, 태양의 뜨거운 열기로부터 망원경을 보호할 태양 차단막, 마지막으로 전원공급과 제어, 통신 등을 담당하는 우주선 부분입니다.
제임스웹 망원경의 네 가지 부분 중에 독일기술은 어디에 적용되었을까요? 바로 주경 뒤쪽에 있는 통합 과학 기기 모듈 부분에 적용되었습니다.
2. 독일의 핵심기술이 적용된 통합 과학기기 모듈
통합 과학기기 모듈(ISIM : Intergrated Science Instrument Module)은 제임스 웹 망원경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요? 통합 과학기기 모듈은 쉽게 말해 카메라나 분광기(빛의 파장을 성분별로 분산시킨 후 분산된 파장 신호를 기록하는 장치)가 들어있는 장치로, 큰 반사판인 주경 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광학 망원경 요소의 주경과 부경이 우주의 빛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면, 통합과학기기 모듈(ISIM)은 이 정보를 분석하여 시각화하는 작업을 합니다. 디지털카메라로 치면 광학 망원경 요소는 조리개, 통합 과학기기모듈(ISIM)은 찍힌 사진이 시각화 처리되어 비로소 액정에 나타나도록 해주는 장치 정도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통합과학기기 모듈(ISIM)은 근적외선 카메라, 근적외선 분광기, 근적외선 이미지 및 분광기, 중적외선 기기 이렇게 총 4가지의 과학기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4가지의 기기는 특정 목적에 맞게 망원경이 최대의 성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이 중 독일의 핵심기술이 적용된 기기는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 : Near Infrared Spectrograph)와 중적외선 기기(MIRI : Mid Infrared Instrument) 두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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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과 중적외선 기기(MIRI)는 어떤 역할을 수행할까?
– 근적외선 분광기(NIRISpec)
이 분광기는 중력 렌즈 효과를 통한 먼 은하 관측 등에 이용되며 단일 표적에 대해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데이터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이 장치에는 25만여 개의 제어 가능한 마이크로 셔터 장치가 존재하는데, 이는 흥미로운 천체를 발견했을 때 셔터를 열어 한 번에 최대 100개의 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또한 모항성을 통과하는 외계행성이나 시간에 따라 빠르게 진화하는 천체들이 내뿜는 파장을 포착하여 분광 관측 역시 가능합니다.
– 중적외선 기기(MIRI)
MIRI는 5 ~ 27 μm의 중적외선 파장을 관측합니다. 중적외선 파장을 관측한다는 의미는 우리은하와 다른 은하의 별 형성 지역에서 먼지와 가스의 분포까지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이 기기의 저해상도 분광기 모드를 이용하면 우리가 보지 못했던 더 희미한 광원을 연구할 수 있으며, 이 기능은 명왕성의 위성인 카론과 같은 천체의 표면 등을 연구하는 데 사용됩니다.
지난 7월 중순 제임스웹 망원경은 135억 년 전 은하를 발견함으로써 기존의 인류가 알고 있었던 가장 오래된 은하의 기록을 경신하였습니다. 그런데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더 오래된 136억 년 전 은하를 발견하여 최고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웠습니다.
우주학자들은 우주의 나이가 약 138억 년 정도일 것으로 추측하는데 이번에 새로운 기록을 경신한 은하는 빅뱅이 일어난 시점과 단 2억 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태초의 빛에 점점 더 가까워 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인류의 큰 도약에 독일의 기술이 한 몫 했다니 그 기술력이 실로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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