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 사법 재판소가 지난 8월 12일 우익 테러 조직 NSU(Nationalsozialistischer Untergrund) 소속 베아테 체페(Beate Zschäpe)의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1999년부터 범죄 조직을 만들면서 7년 간의 범죄 행각, 그로부터 4년 뒤에 드러난 조직의 정체, 수년 간 이어진 법정 소송과 최종 판결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는 독일 통일 이후 가장 큰 형사 사건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번 종신형 판결을 통해 NSU 사건 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7년 간의 연쇄 살인
NSU는 인종 차별을 기반으로 한 연쇄 살인 사건을 저질렀습니다. 이는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지속되었으며, 피해자는 9명의 자영업자 또는 소매점 직원과 독일 경찰 1명으로 총 10명입니다. 뉘른베르크에서 시작되어 뮌헨, 함부르크, 로스톡, 도르트문트, 카셀로 이어졌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시기와 장소, 피해자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어 수사가 지체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범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폭탄 테러와 은행 강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1년 수면 위로 드러난 범죄 조직
마지막 살인 사건 이후 5년 만에 경찰에 의해 NSU 조직의 정체가 드러났습니다.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탄약이 그 열쇠였습니다. 또한, 2004년 4월에 일어난 다섯 번째 사건 이후, 가해자가 총기에 소음기를 장착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수사에 착수했지만, 소득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1년 츠비카우(Zwickau)의 NSU 아파트가 화재로 일부 소실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살인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권총이 소음기가 장착된 채 발견되었습니다.
NSU의 정체
수사를 통해 밝혀진 NSU는 3명의 멤버로 구성되었으며, 4명의 지지자가 범죄에 도움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주요 멤버는 우베 문트로스(Uwe Mundlos), 우베 뵌하르트(Uwe Böhnhardt), 베아테 체페(Beate Zschäpe)로 모두 예나(Jena) 출신입니다. 이들은 1999년 NSU라는 이름으로 결성되었습니다.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를 기반으로 이주 배경의 사람들을 살해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또한, 살해 미수 혐의만 43건에 달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지역과 관계 없이 총 100~200명으로 추산되었던 것입니다.
두 가해자의 자살, 베아테 체페만 체포
문트로스와 뵌하르트는 2011년 11월 4일 오전 9시 30분경, 아이제나흐(Eisenach)에 있는 은행 슈파카세(Sparkasse)를 공격하고 도주했습니다. 경찰이 이들을 쫓았지만 실패하고, 행인의 신고로 오전 11시 55분경 한 건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총성이 들린 후 불이 붙었습니다. 이곳에서 두 가해자가 사망한 채 발견되었습니다. 남은 조직원 베아테 체페는 4일 후 도주 중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이 조직의 아파트에서는 자신들의 범죄를 자백한 15분 분량의 영상을 담은 DVD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2013년 형사 재판 시작
지난 2013년 5월 6일 뮌헨 고등 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번째 재판에는 남은 조직원 체페를 비롯해 범죄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4명이 기소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1989년 독일 통일 이후 최대 규모의 형사 사건으로 기록되었으며,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피고 측은 2015년까지 증언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5년 12월 돌연 제페는 증언함과 동시에 피해자에 사과했습니다. 2017년에는 스스로 유죄임을 인정하며, 여전히 위험한 존재임을 밝혔습니다. 반면 NSU 지지자 4명은 범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018년 무기징역 선고
뮌헨 고등 지방법원은 2018년 7월 11일 베아테 체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주요 지지자 4명도 각각 10년, 3년,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이 판결에 항소했습니다. 항소 심리는 연방 사법 재판소에서 이뤄졌으며, 지난 8월 12일 서면 결의를 통해 항소가 기각되고 원심이 확정되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재판
NSU 지지자 중 한 명인 안드레 에밍어(André Eminger)의 항소심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테러 조직을 위한 주택 구입 등의 지원 행위로 구속되었으며,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판결에 항소한 것은 피고 측뿐만이 아닙니다. 연방 검찰도 이 판결에 항소했습니다. 그가 살인 방조 혐의로 더욱더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항소 결과는 이르면 12월 초, 늦으면 내년에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은 이어져
2012년 NSU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식이 국가적으로 이뤄졌으며, 메르켈 총리를 독일연방공화국을 대신해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이 드러난 지 올해로 10년이 되었지만, 희생자를 향한 관심은 여전합니다. 매년 관련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고 있으며, 여러 예술 분야에서도 이 사건을 다뤘습니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 발표한 다큐멘터리 흔적 – NSU의 희생자(Spuren – Die Opfer des NSU)는 유튜브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작성: 알덴테 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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