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요양원에서 코로나 예방접종 시작
16만 인구의 도시에서 약 100명의 노인분들이 접종받다
“내 인생 94년을 살면서 그 어떤 일도 이겨냈는데 이깟 주사로 한번 찌르는 게 뭐 대수라고…”
지역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올해 94세인 프리다 럼플 할머니가 코로나 예방접종을 받으시면서 하신 말씀 이다
내가 사는 뷔르츠부르크는 바이에른 주에 속한 16만의 인구가 사는 중소도시이다.
노인인구와 학생인구가 많은 특이한 인구 구조이며, 이로 인해 코로나가 유행할 초기에 이곳 요양원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여 독일 주요 뉴스에 나오기도 했고, 한국 뉴스에서도 독일의 초기 확진자 기사 내용 속에 나왔을 정도로 초반에 확진자 수가 급증했던 곳이다.
3월 이후로 공공장소, 가게 등에서 마스크 쓰는 것이 의무화가 되면서 조금씩 줄어드나 싶더니 휴가 기간을 지난 이후로 다시 급증하는 확진자 수에 정부에서는 특단의 대책을 내렸고, 연말에는 4인 이상 성인이 한 집에서 파티하는 것을 금지, 벌금형에 처할 정도로 엄격해졌다.
이로 인해 이번 크리스마스는 대체로 노인분들은 자녀나 손자와 보내지 않고 노인분들만 따로 보내고 일반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녀, 즉 현재 거주하고 있는 가족 범위에서 구성원의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휴일 기간에는 보통 슈퍼는 24일 오후 2시부터 26일까지 문을 닫는다. 올해는 27일 일요일이라 자동적으로 문을 닫았고 결과적으로 총 3일 하고도 반나절 동안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 것이다. 안 그래도 작은 냉장고를 선호하고(전기세를 줄일려는 목적이다) 냉동고가 없거나 작은 독일 사람들, 특히 노인분들은 어쩌면 충분한 식량을 준비하지 못해서 더욱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나 또한 현재 24시간 함께 거주하고 있는 남편과 16개월 아이와 함께 조촐하게 집에서 보냈다. 이 기간 동안 딱 하루 따뜻한 햇빛이 비치는 오후 시간이 있어서 그때 나간 일 외에는 집안에서 시간을 보낸 것이다.
크리스마스 기간이 그저 연인 간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에서 자란 나에게도 이번 기간은 큰 외로움, 다른 가족을 만나지 못한다는 서글픔이 가득한 시간인데, 우리에게 설날 같은 날이 독일 사람에게는 얼마나 힘든 시간이 될지… 노인분들 또한 외로운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출산준비코스에서 만난 친구 중 한 명이 노인 요양원에서 일하는데 얼마 전 그 친구에게 크리스마스 카드와 함께 한국 마스크를 선물하며 안부를 묻던 중 이번 일요일, 즉 27일에 주거 노인들을 대상으로 첫 코로나 예방접종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독일 전역 27개의 노인 요양원에서 1차적으로 실시된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27일 오전 9시, 시내에서 약 20킬로 떨어진 베르트하임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노인 요양원을 시작으로 그 옆 마을에 있는 요양원에 상주하는 100여 명의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첫 예방접종이 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오는 화요일에 응급실에서 일하는 병원 직원 100명에게 예방 접종을 받게 한 후 내년에 숫자를 큰 폭으로 늘리고 최종적으로 내년에 70퍼센트 이상의 국민이 백신을 맞게 하는것이 목표라는 기사를 읽었다.
오늘 1차 접종이 실시되고 올라온 기사를 보니 어떤 노인 요양원에서는 70퍼센트 이상이 접종을 거부했다는 기사가 나기도 했는데 과연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지..
유럽지역에서 코로나 예방접종을 시작한다는 뉴스를 한국 포털에서 읽었고 피부에 와 닿지 않았는데, 아는 친구가 일하는 요양원에서 처음 실시되는 곳이라는 현실을 접하고 여러 관련 기사를 접하고 나니 이제야 조금은 실감이 났다.
출산준비코스애서 만난 엄마들 모임대화창에서 코로나 예방주사에 대한 토픽을 꺼냈고, 생물학 박사(정확한 분야는 모르겠다) 과정 중에 있는 한 친구의 말에 의하면 covid-19 mRNA 백신 만이 우선적으로 허용된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백신에 대해 연구소의 교수님과 학생들은 모두 찬성하며 백신이 준비되는 대로 본인도 예방접종을 할 것이라 한다.
기존의 백신들이 비활성화된 세균을 우리 몸속에 넣는 방식이었다면 mRNA는 우리 신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 또는 단백질 조각 생성 방법을 세포에 가르치는 방식이라고 한다. 항체를 생성하는 면역반응은 실제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감염되지 않도록 보호한다고 한다(미국 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정보인용)
mRNA 백신 관련 팩트는 COVID-19 감염을 일으키지 않고, 백신 제조과정에서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으며, 어떤 식으로든 우리 DNA에 영향을 미치거나 반응하지 않고, 유전물질(DNA)을 보관하는 세포 핵에 절대로 들어가지 않고, 세포는 지시 전달에 mRNA를 사용한 후 즉시 이를 분해해 제거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화이자 바이오텍 백신은 95퍼센트라는 높은 수치의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화이자-바이오 엔텍, 그리고 모더나에서 만드는 백신이 이 형태라는데… 과연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이제 곧 2021년이다.
한국에서는 백신이 없어서 예방접종을 할 수없다고 하고 독일은 내년 초부터 감염의 위험이 큰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접종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그리곤 곧 내 차례가 오겠지… 백신에 무지한 나는 이러한 상황에서 최대한 천천히 접종할 예정이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데 잘 모르는 백신은 너무 두렵다
저녁식사 시간, 요양원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단체메세지가 왔다. 모든 어르신들이 건강하다고…부디 부작용이 없기를 기도해본다.
- 작가: 이윤하 / 독한여자스마트스토어 작가지망생
독한여자. 독일에서 살고있는 한국여자입니다. 육아로 24시간 근무 중인 엄마이자 한국어 교사이자 인터넷 해외배송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본 글은 이윤하 작가님께서 브런치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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