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만 유로들인 교회, 99,000유로에 매각
동호회를 통해 진행되는 예배 늘어나
알테나(Altena) 시에는 1927년에 세워진 성 바울 교회가 있다. 이곳에서 수년 전 림부르그(Limburg)의 추기경이던 프란츠 페터 테바르츠 반 엘스트(Franz Peter Tebartz van Elst)가 300만 유로를 들여 사저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이런 대형 프로젝트를 벌였음에도 결국 교회에 사람이 모이지 않아 2005년부터 다른 교회에 부속된 끝에 카톨릭에서 이 교회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지난 9월 14일 경매에 부쳐져 99,000유로로 한 부부에게 매각됐다. 그나마 림부르그 주교구는 교회를 매춘업소나 매점으로만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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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알테나 교회의 사례가 특이한 일은 아니다. 이 외에도 서점이나 놀이터, 숙박업소로 변하는 등의 운명을 겪는 교회는 독일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 숫자는 현재 아직 추산되고 있지는 않으나, 독일에서 교회를 떠나는 인구는 계속 늘고 있으며, 그러므로 비는 교회 또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노트라인베스트팔렌(Nordrhein Westfalen) 주에선 교회 중 삼 분의 일이 폐쇄될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사용되지 않는 교회는 아무리 역사가 있고 그 지역에 있어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하더라도 유지비만 나가기에 교구에서는 매각하는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예배의 공간이 교회 건물 밖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기차 안에서라거나 주차장, 축구장, 미용실, 아니면 빵집에서 특정 취미 동호회가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심지어 홍등가 근처에서 예배를 드리거나, 예배에서 다루는 주제가 신앙 외에 동호회의 취미 분야와 밀접한 경우도 간혹 있다.
사회 학자 니코 넬리쎈(Nico Nelissen)은 이런 현상에 대해서 “사회의 세속화로 교인이 줄어듬에 따라 교회가 비고 다른 용도로 사용되며 결국 철거되기까지 한다. 교회가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있어왔지만, 현재 현상은 다만 기존 현상보다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 외에 여러 전문가도 앞으로 더욱 많은 교회가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예배 자체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이미 예배가 세속화되어 유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에 예배는 꼭 공공장소를 필요로 하진 않았던 전통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배가 사라지지 않더라도 독일의 많은 교회 건물은 지금까지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해 오던 다른 건축물과 차별점은 분명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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