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어 못하는 학생, 교사에게 부담 커
학부모의 독어 공부가 큰 도움 줄 수 있어
지난 8월 초 초등학교 입학식이 전국적으로 진행되던 기간에 기민당(CDU) 의원 카스텐 린네만(Carsten Linnemann)이 한 인터뷰에서 독어를 못하는 학생에게 초등학교(Grundschule) 입학이 허용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 논란을 일으킨 바가 있다. 그는 비록 독어 구사가 어느 정도 된다면 언어 보충 수업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중도적인 주장으로 발언을 마무리 지었지만, 당시 그의 발언은 공개적으로 상당한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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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론 설문 조사 결과 독일인 중 반절 이상이 초등학교 입학 전에 독어를 먼저 배워둬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이에 완전히 반대하는 경우는 삼 분의 일 정도밖에 미치지 않았다. 교육 전문가 가운데서는 입학 조건으로 독어 시험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과 적응이 언어를 가장 빨리 배울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오늘날 독일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학생을 살펴보면 외국인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반절 이상의 학생이 외국 국적을 가진 부모를 둔 경우는 물론이고 이젠 한 학교의 학생 국적이 총 수십여 가지에 달하는 것도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게 됐다. 그리고 이들 중에서 독어 구사가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그러잖아도 요즘같이 유치원 자리도 얻기 힘든 상황에서 이민자 출신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 전에 독어를 배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초등학교가 이러한 외국인 학생을 받아들이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독어를 배우기에 환경이 열악한 난민 출신의 자녀를 무작정 받아들이는 데에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외국인 학생을 위해서 외국어를 구사할 줄 알고 실제로 독일에서 외국인으로서 학창 생활을 보내본 교사가 투입되거나, 독어 보충 수업을 제공하고 학교 내 모든 시간은 독어로만 말하는 규칙을 세우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본다면 어린이 개개인 맞춤형 수업을 유도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체적인 교육 진도를 늦추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단순한 자기소개나 놀이 설명 시간만 해도 오랜 시간이 소모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독어 구사가 가능한 어린이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거나 아니면 자발적으로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설령 수업을 통해 독어에 어느 정도 발전이 있더라도 집에서 독어를 사용하지 않는 가정을 둔 어린이는 방학이 끝나고 돌아오면 독어를 잊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더군다나 독어를 못 하는 학부모와의 소통까지 고려한다면 교사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타파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학부모가 독어를 배울 경우 학생도 독어를 빠르게 배우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으며, 그런 이유로 주로 난민 출신이라 독어 학습이 시급한 경우가 흔한 시리아 가정의 어린이는 독어를 빨리 습득한다고 한다. 그래서 학부모를 위한 독어 수업도 필요하다 여기는 교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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