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아우토반에서 모르면 안 되는 규칙

한국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독일에서 따로 시험을 보지 않고도 운전면허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평균 6개월이나 걸리는 독일 운전면허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니 교민으로서는 참 편리하긴 하지만, 하지만 독일 운전 규칙을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을 하면서 한국과 다른 교통 규칙 때문에 딱지를 떼이거나 벌금을 물기도 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특히 독일의 아우토반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교통 교통법(StVO)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아우토반에서 차가 막히면? 비상구 만들기(Rettungsgasse)

고속도로에 교통체증이 생기는 원인은 공사로 인해 갑자기 도로가 좁아지는 구간이 생겼거나, 사고로 인해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경찰차와 구급차가 동시에 현장으로 출동해야 하는데요. 한국의 경우에는 주로 갓길을 이용하지만, 독일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던 차들이 경찰차 혹은 구급차가 현장까지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길을 만들어 주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2차로 폭의 고속도로인 경우, 1차선 주행 차량은 왼쪽으로 이동하고 2차선 주행 차량은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1차로와 2차로 사이로 구급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3차로 이상의 고속도로인 경우에는 사이렌 소리가 뒤에서 들리면 뒷차량의 움직임을 잘 살펴보고, 내가 주행하고 있는 차선의 차량이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길을 터주고 있다면 동일한 방법으로 길을 터주면 됩니다. 

이 규정을 어길 경우, 벌금 200유로와 2점의 벌점을 기본적으로 받게 됩니다. 규정을 어겨 구조대원이 현장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거나 무리한 추월로 차량 등이 파손될 경우, 최대 320유로의 벌금과 1개월 운전금지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고속도로에서의 속도와 안전거리, 그리고 고속도로 합류 시 유의할 점

독일의 고속도로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제한 속도가 없는 만큼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차들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서 독일 고속도로 위에서 권장되는 속도는 시속 130km입니다.

독일에서는 안전거리 규정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 비해 권장되는 안전거리 기준이 짧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시속 100km로 달린다면 앞차와 100m 거리를 유지해야 하지만, 독일에서는 안전거리를 100m의 절반인 50m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운전 초보자라면 제한속도가 없는 아우토반에 진입하기가 두려울 수 있는데요. 고속도로 합류 시에는 가속 차선을 최대한 이용하여 시속 80km~100km의 속도로 진입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3. 빠른 속도로 차가 다가와도 다른 차선으로 양보할 필요 없다.

흔히 독일 아우토반은 1차로가 가장 빠른 추월차로, 2차로는 그보다 조금 느린 주행차로, 3차로는 2차로보다는 느린 주행차로 정도로 알고 계실 것입니다. 2차로를 달리는 중에 뒤차가 상향등을 깜빡이면서 빠른 속도로 다가오면 ‘아, 지금 내 주행속도는 2차로하고 맞지 않으니까 뒷차에게 양보해 줘야지’ 하면서 3차로로 차선 변경한 적 있다면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독일 고속도로에서 각 차선의 주행흐름에 맞도록 운전하는 것이 맞지만, 언제나 추월차선은 왼쪽 차선이므로 내가 주행하고 있는 속도와 관계없이 추월하고 싶은 차가 왼쪽 차로를 이용해 추월해야 합니다. 그래도 내 주행속도가 느리다고 판단되면 눈치 없이 계속 2차선에서 주행하지 말고 더 오른쪽 차선에서 주행하는 것이 차량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예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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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갓길 운전은 언제 허용되나?

독일 고속도로에 갓길이 존재하긴 하지만, 이를 주행 도로로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간혹 보수 공사로 인해 다른 차선이 막힌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주행 도로로 사용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정차 공간입니다. 왜냐하면 갓길은 차량이 고장 났을 때 차량을 세워두고 점검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정차 공간이라고 해서 휴식을 위해 정차해선 안 됩니다. 갓길 주행 시 적발되면 기본적으로 10유로의 벌금을 물 수 있으며, 주행 속도가 빠를 경우에는 90유로, 그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대 195유로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5. 차가 막힐 때, 특별한 상황에서만 허용되는 오른쪽 차선 추월

추월은 항상 왼쪽 차선에서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고속도로 정체있으면 특별한 상황에서 오른쪽 차선으로의 추월이 가능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3차로의 고속도로에서 1차로와 2차로에 교통체증이 발생한 경우, 추월 차량은 오른쪽인 3차로를 통해 최대 시속 20km의 속도로 천천히 추월이 가능합니다.

또 다른 예로 모든 주행차로의 차량 속도가 교통체증으로 인해 모두 비슷한 속도(예: 시속 40km)로 달리고 있다면 왼쪽 차량보다 시속 20km 더 빠른 속도(예: 시속 60km)로 오른쪽 차선을 통한 추월을 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추월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속도 규정을 어기고 20km 보다 더 빠른 속도록 추월을 할 경우, 벌금 100유로와 벌금 1점을 받게 됩니다.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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