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통행량이 증가하는 여름 휴가철에는 작은 사고로도 고속도로가 막힐 수 있습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고속도로에서의 차량 운행은 졸음을 동반하기도 하고,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아이들의 짜증도 받아줘야 하기때문에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이럴 때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잠시 내려 앞차들도 확인하고, 바람도 쐴 수 있을까요? 이번 글은 막힌 고속도로에서 꼭 알아두어야 할 규칙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차가 막히더라도 고속도로에서는 하차 금지!
독일의 도로교통법 제18조 9항(Straßenverkehrsordnung § 18 Abs. 9)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인해 표지판을 설치하고, 뒤 차량에 수신호를 보낸 등의 행위만 제외하고 차량에서 하차하면 안 된다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교통체증이 주차장이 된 것처럼 심각하게 장기화되고 무더운 날씨로 인해 차량이 뜨거워져 내부 대기가 힘들 것 같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경찰의 판단하에 차량과 멀리 떨어지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하차할 수 있습니다.
2. 비상차로를 확보해야 한다.(Rettungsgasse)
매우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교통 규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교통체증이 시작됐다고 판단되면 운전자들은 비상차로를 확보해야 하는 것입니다. 교통 체증의 원인은 보통 차 고장이나 사고 등에 의한 것이므로 사고 수습을 위한 구급차, 경찰차, 소방차, 그리고 견인차가 현장까지 문제없이 다다를 수 있도록 운전자들은 비상차로 확보에 노력해야 합니다. 비상차로는 도로 중간 부분에 만들어져야 하므로 운전자들은 도로의 우측 혹은 좌측으로 비켜서야 합니다. 독일말로는 Rettungsgasse라고 표현됩니다. 한국의 경우, 도로 최우측 부분에 갓길 형태로 비상차로를 비워두기 때문에 한국인 운전자들은 헷갈릴 수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비상차로 확보를 하지 않은 운전자는 강화된 벌금 규정에 따라 320유로(이전 200유로)의 벌금을 물게 됩니다.
3. 교통 체증 시 오른쪽 차선 추월은 특별한 경우에만 허용
고속도로에서 추월은 원칙적으로 왼쪽 차선에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4차로 고속도로에서 차량을 운행 중이라고 가정해보면 3차로에서 달리고 있는 차량이 추월하기 위해선 좌측방향인 2차로로 차선변경을 하여 추월해야 합니다. 우측인 4차로로 차선을 변경해서 추월하는 것은 규칙에 어긋납니다. 그래서 고속도로 제일 좌측차선인 1차선은 차량 속도가 가장 빠른 추월 차선이 됩니다. 교통 체증 시에도 이 규칙은 유효하나 특별한 경우에만 우측 차선 추월이 허용됩니다.
– 좌측 차로(예 : 4차로 중 1,2 차로)가 막혀있는 경우, 최대 20km의 속도로 우측 추월 가능
– 모든 차량이 정체로 인해 최대 60km의 속도로 서행 주행하는 경우, 좌측차로보다 20km 빠른 속도로 우측 추월 가능
예를 들어 교통체증으로 인해 4차로 중 1, 2차로가 60km의 속도로 서행 중이라면 3, 4차로 차량은 그보다 20km 가 빠른 최대 80km의 속도로 우측 추월이 가능합니다. 1,2차로가 40km 의 속도로 서행 운행 중이라면 40km 보다 20km 빠른 최대 60km 의 속도로 우측 추월이 가능합니다. 이 규칙을 어기면 100유로의 벌금과 벌점 1점이 부과됩니다. 한국인들의 경우, 고속도로에서 좌측 차로(1,2 차로) 정체 시 무심코 막히지 않는 3,4 차로로 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규칙을 어기는 차량을 녹화감시 하여 벌금을 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하여야 합니다.
4. 정체 시에도 휴대전화 사용은 금지
교통체증으로 멈춰있다고 하더라도 직접적인 핸드폰 사용은 금지됩니다. (핸즈프리나 블루투스 통화는 가능) 핸드폰 사용은 오로지 시동이 꺼져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정체 시 휴대전화 사용을 하다 적발되는 경우 100~2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되며 연방주에 따라 벌점까지 부과되기도 합니다.
5. 공사나 사고로 인한 끼어들기는 새치기가 아니다
고속도로 공사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한개 혹은 두개의 차선이 막히는 경우, 운전자들은 막힌 차선의 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양보해야 합니다. 이 경우 때때로 새치기로 잘못 인식되는 경우가 있는데 원활한 차량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교통 문화입니다.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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