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영방송 RBB(Rundfunk Berlin Brandenburg)가 한사람의 부정행위로 인해 부패로 얼룩진 공영방송이라는 치명타를 입고 있습니다. 한때 독일 최고 언론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파트리샤 슐레진저가 RBB방송국 대표 자리에 오른지 6년만에 개인 비리로 인해 자신의 커리어는 물론 기업에 치명적인 오명을 남기게 된 사건을 알아보았습니다.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공영방송이란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 않고, 오직 공공의 복지를 위해서 행하는 방송을 말합니다. 이는 기업체가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방송이 아니며 시청자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공의 성격을 가진 기업이기 때문에, 기업주와 직원들은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기업을 운영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포커스지에 따르면 RBB의 최고위 이사직에 오른 슐레진저가 시청자로부터 징수된 수신료로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이 드러나며 결국 사임했습니다.
RBB직원들 충격, 오너 리스크
슐레진저는 사임했지만 베를린 검찰의 조사로 드러난 그녀의 비리행적으로 인해 약 1,000여명의 RBB직원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한 직원은 “우리는 우리의 상사가 저지른 비리를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다. 동료들은 매우 충격에 빠졌으며 우리의 수장이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직원은 “슐레진저의 소식을 접한 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좌절, 분노, 당혹감을 느꼈다.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며 현재 직원들이 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전했습니다.
RBB 방송국의 편집팀은 “오너 리스크가 너무 크다. 우리 직원들은 우리가 저지르지 않은 일에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동안 공영방송 폐지를 주장해온 평론가들에 의해 공격을 받을 것이다“ 고 말하며 회사의 존폐에 대해 걱정했습니다.
드러나는 개인 비리
베를린 검찰은 슐레진저가 사임한지 하루만에 수사에 착수했으며, 검찰은 정치권 유착 및 부패, 친인척 비리, 회사 자금 횡령, 사치 및 낭비에 초점을 맞춰 수사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언론에 알려진 의혹으로는 슐레진저는 자신의 급여 인상과 더불어300,000유로 상당의 추가 보너스를 매년 챙겼으며, 개인 아파트 비용과 마사지 의자가 장착된 고급 차량을 회사돈으로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RBB방송국의 건설 프로젝트를 친인척의 컨설팅 회사로부터 수주한 혐의와 비지니스 오찬과 저녁 만찬의 빌미로 수천만 유로에 이르는 초호화 파티를 열어 유명 인사들과 만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RBB 직원들의 내부각성 목소리
슈피겔에 따르면 RBB내부에서는 회사의 실추된 명예와 해명을 위해 모든 것을 투명하게 테이블 위에 올려 두고 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확보할 수 있는 모든 증거를 최대한 투명하게 확보하고 전 상사의 부정행위를 낱낱히 그리고 깊숙히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하며 내부각성을 촉구했습니다.
RBB의 부사장인 하겐 브란드스테터는 실망한 1,000여명의 직원들의 질문 공세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직원 회의에서 한 직원은 “슐레진저가 사무실 바닥에 140만유로가 넘는 돈을 쓰고 고급차량, 개인 디너 파티를 하는 동안 아무도 몰랐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한 사람이 공범도 조력자도 없이 장기간에 걸쳐 이 엄청난 비리를 저지를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경영진 모두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직원 위원회는 “RBB의 프로세스 및 비젼도 장기적으로 공개되어야 하며 평 직원들이 모든 단계에 참여할 것을 요구한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 모든 직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참여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방송위원회, 언롭협회의 슐레진저 해고 요구
RBB 방송위원회는 사임한 슐레진저를 공식적으로 해고하기를 원한다는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최대 30석으로 구성된 RBB방송위원회는 사회 동향, 협회 및 정치를 대표하는 남녀로 구성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현재 28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위원회 의장 프랑크 우버랄은 사전 통보 없이 슐레진저를 해고하는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며 “시민의 수신료에 어떤 의무와 책임이 따르는지 한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사건이 더이상 잘못된 길로 가지 말라는 알림이 되어야 한다. 슐레진저의 즉각적인 해고의 정당성 여부는 아직 법적으로 열려져 있지만 사전통보 없이 해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습니다.
한편, 61세의 슐레진저가 RBB의 수장에서 사임한 것과 별개로 베를린 검찰은 그녀와 남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슐레진저의 호화 파티에 초대된 참가자 목록을 토대로 대가성 여부가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 중에 있습니다.
작성: N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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