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베를린에서 ‘민간 주택회사의 국영화’에 대한 시민투표를 진행한 결과 베를린 시민의 과반수가 찬성했습니다. 만약 이 안건이 진행된다면 베를린의 거대 부동산 기업들이 소유한 주택 20만 채가 모두 공영주택으로 전환됩니다.
베를린 사회민주당(SPD)의 최고위원이자 21.4%의 득표율로 당선된 Franziska Giffey은 이 발의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것이 다소 역설적입니다. Giffey는 선거를 하루 앞두고 “주택의 국영화는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더욱더 어렵게 만들 것”이며 “주택을 몰수하는 도시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베를린 주택 국영화에 영향을 받는 회사들은?
이 안건의 핵심은 3,000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기업들이 임의로 임대료를 상승시키는 것을 막고자 함에 있습니다.
따라서 특히 거대한 부동산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거대 기업 중 하나인 도이치 보넨(Deutsche Wohnen)은 베를린에만 113,000채(총 155,000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이치 보넨의 경쟁사인 보노비아(Vonovia)도 영향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 외에도 아케리우스(Akelius),코비비오(Covivio), TAG Immobilien, 그랜드 시티 프로퍼티즈(Grand City Properties)도 국영화 대상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약 243,000채의 주택을 보유한 12개의 회사가 대상으로 밝혀졌습니다.
차기 베를린 시장은 원치 않아
베를린 시장으로 당선된 Giffey는 이 법률안이 법적 구속력을 띄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투표로 나온 결과에 대해 정부는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베를린 세입자 협회의 부대표 Wibke Werner는 “시민투표 결과 많은 베를린 시민들이 이윤 지향적 주택 시장이 아닌 공동선을 지향하는 주택 시장을 원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아침 Giffey는 법률 초안을 발표했고 먼저 이것이 법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하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나는 국영화를 하는 것을 원치 않으나 국민들이 의사가 반영된 시민투표를 존중하고 책임감 있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색당의 대체안은?
녹색당의 최고 후보인 Bettina Jarasch은 이 시민투표 결과에 대해 진지하게 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법적 문제들과 실질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습니다.
Jarasch는 대체안으로 ‘임대인을 보호하는 파라솔(Mietenschutzschirms)’을 제안하면서 정치인과 집주인 및 기타 관련 당사자들 간의 자발적인 동맹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서 주요 주택회사들의 담당자들은 언제든지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고 대답하였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시민 투표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헌법에 위배되는 내용은?
헌법 변호사에 따르면 주택 국영화에 관한 법률은 위헌입니다. 따라서 연방헌법재판소에 의해 해당 안건은 파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주택의 국영화는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고 3,000채를 보유한 부동산 기업만 해당한다는 데에서 ‘평등 대우의 원칙’에도 위반됩니다. 이 안건이 법정에서 통과할 확률은 아주 낮아 보입니다.
주 정부가 임대차법 문제에 대한 규제 권한을 가졌는지도 의문이며 발의안이 주장하는 것처럼 특별히 낮은 가격으로 주 정부 소유의 아파트를 인수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법학자는 이 계획에 최대 400억 유로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돈은 베를린 상원에서는 조달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대출을 통해야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베를린은 이미 부채가 상당하고 이것은 더 큰 부채로 이끄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보류 전략이나 이 안건을 가로채려는 시도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한 만약 정부에서 이러한 시민투표 결과를 무시하는 행동을 보이면 정치적 스캔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발의안의 대변인 Kalle Kunkel은 우리는 주택의 공영화가 구현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작성: 에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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