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민주당(SPD)이 녹색당(Grüne)과 연방 정부를 구성하게 된다면 ‘Tempo 130’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녹색당은 그동안 독일이 유럽에서 고속도로 속도 제한이 없는 유일한 국가라는 사실을 한탄해왔습니다.
하지만 SPD가 정권을 잡으면서 그냥 아쉬움으로만 남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전히 논쟁거리가 많은 이 속도제한 정책은 어떤 경제적 비용이 예상되며 기후 보호와 안정성 측면에서도 이점을 가져다 줄까요?
이익보다는 손실?
킬 세계경제연구소 경제학자 Ulrich Schmidt에 따르면 제한속도 130이 수천만 시간을 손실시킬 것이라 계산했습니다. 특히, 속도에 영향을 받는 화물 자동차 경우 길어진 시간으로 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Schmidt는 노동 시장의 평균 임금에 손실 시간(1km에 2초 손실, 연간 약 6,500만 시간)을 곱한 결과 연간 12억 유로의 경제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이 정도 금액을 손실시키는 것이 합리적인지를 물었습니다.
하지만 헤르티 학교의 Christian Traxler는 이 계산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했습니다. 손실 시간을 계산할 때 사고 감소로 인한 개선된 교통 흐름이 계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속도제한이 생긴다면 사고가 줄게 되고 이로 인해 우회했어야 하는 시간도 줄게 되기에 이런 점도 계산에 포함해야 한다는 시각입니다. 또한, 손실 시간에 평균 임금을 곱해서 평가하는 것은 전문 문헌에서도 굉장히 과장된 방법이고 이례적인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기후 보호에 대한 주장 찬성 vs. 반대
속도제한으로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 것 같습니다. 독일 환경청은 130km/h로 속도를 제한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220만 톤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을 내놓았습니다. 심지어 100km/h로 좀 더 속도제한을 강화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2톤을 추가로 줄일 수도 있습니다.
속도 제한 이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220만 톤을 줄이려고 한다면, 다른 대체안으로 약 100만 개의 가솔린 엔진을 전기 엔진으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를 위한 인프라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속도제한이 더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입니다.
독일이 연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생산량을 비교해 볼 때(작년 8억 500만 톤) 200만 톤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녹색당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작은 움직임도 놓칠 수 없기에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속도제한은 전기 자동차, 재생 가능 에너지처럼 환경 보호의 한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한편 자유민주당(FDP)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 세계에서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 기술(환경오염 부하의 우려가 없는 산업 기술)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앞선 주장에 대해 반박했습니다.
안전성에 관한 주장 찬성 vs. 반대
실제로 2007년 브란덴부르크에서 진행됐던 실험에 따르면 고속도로(약 65km)에서 속도를 제한했을 때 사고와 사망자의 수가 20~50%로 현저히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 ‘빠른 속도에서 발생할 사고일수록 운전자들이 큰 충격을 흡수한다’가 여기에 적용된 듯 보입니다. 사고 전문 외과의인 Christopher Spering은 “고속도로에서 180km/h로 달리다 사고가 나면 차량 탑승자가 밖으로 튕겨 나갈 수도 있다”면서 “이것은 종종 가슴 부위 뿐 아니라 경추와 두개골에도 심각한 부상을 초래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독일 자동차 클럽(ADAC)은 “속도제한으로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증명되지 않았다”며 “속도제한을 둔 미국과 프랑스 고속도로는 독일과 비슷한 사망자 수를 낸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속도제한을 하더라도 사망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독일의 고속도로가 제일 안전한 도로라고 주장합니다. 시골길에서 10억 킬로미터당 6.3명의 사망한다면 아우토반에서는 같은 거리당 1.7명이 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속도제한 찬성자들은 “고속도로보다 다소 복잡한 구조를 가진 시골길이 더 위험한 것은 당연하다”며 “아우토반의 속도 제한이 독일의 고속도로 사망률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지만, 구현하기 쉽고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중도적 선택은?
논쟁이 양극화되어 있는 현재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중도를 찾는 것으로 보입니다. 교통 전문가들은 스마트 속도 제한을 제안했습니다. 고속도로 날씨와 교통량에 따라 속도 표지판을 세워 속도제한을 하는 것입니다.
작성: 에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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