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친구들과 얘기할 때면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독일어를 많이 배우게 된다. 이것을 구어체(Umgangsprache)라고 하는 데 적재적소 사용하면 독일어 실력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구어체는 따로 책으로 공부를 할 수 없으니 일상생활에서 직접 친구들과 부딪히면서 터득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직접 배운 구어체 몇 개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1. Na-그래서? /안녕, 잘 지냈지?
Na라는 단어는 독일어에서 Na, schön, Na ja, Na, toll, Na, und처럼 딱히 특별한 뜻 없이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Na라는 단어가 Hallo나 Moin, Servus와 같은 인사말 대신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아는가?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한 번에 ‘안녕, 잘 지내지?‘ 라는 의미를 내포할 수 있는 단어이다.
잘 지내지? 를 교과서적인 독일어로 Wie geht’s dir? 라고 한다면 독일 친구들 사이에서는 ‘Na, Wie geht’s?‘ 혹은 ‘Na, Alles gut?‘ 고 하기도 하고 좀 더 비공식적으로 ‘Na, Was geht ab?‘ 라고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뒤에 모든 말을 생략하고 매우 간단하게 Na라는 한 단어만 던져도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인사할 수 있다. 장 음절로 Naaa? 라고 친구에게 인사한다면 친구도 똑같이 Naaa로 대답해 줄 것이다.
2. Mach’s gut-잘 가
Mach‘s gut은 실제 현지인처럼 들리는 하나의 좋은 표현이다.
헤어질 때 사용하는 이별 문구로 친구 사이 또는 가까운 동료 사이에서 쓸 수 있다. 또한 취업과 시험같이 중요한 일을 앞둔 사람에게 ‘잘해‘라는 의미로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 문구는 선생님이나 친구의 조부모와 같이 존경을 표시해야 하는 손윗사람에게 혹은 공식적인 상황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공식적인 상황에서는 ‘Auf Wiedersehen‘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3. Bescheuert-바보, 멍청이
어떤 것이 엉뚱하고, 멍청하고, 투박하다는 의미의 형용사이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바보’ 혹은 ‘미친’을 쓸 때 자주 등장하며 어떠한 좌절된 상황을 설명할 때 쓰이기도 한다. 만약 친구가 멍청한 짓을 한다면, “Bist du bescheuert?” 이라고 말할 수 있고 가려던 상점이 문이 열지 않았을 때 좌절의 뜻으로 “Das ist doch bescheuert”라고 할 수 있다.
Bescheuert은 scheuern에서 파생된 형용사로, 수세기 전에 ‘scheuern’은 ‘reiben’ (무엇을 문지르다)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19세기에 저술된 요한 크리스토프 아델룽의 문법 비평적 고급 독일어 사전에 따르면 당시 누군가를 꾸짓을 때 머리를 문지르곤(reiben) 했다. 즉, 잘못하면 머리를 문지른다는 것이 후에 멍청하다는 의미로 바뀌게 되었다.
4. Chillen-쉬다
chill이라는 미국 슬랭에서 유래된 독일어 동사이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쉰다는 entspannen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또는 갈등이 일어난 상황에서 ‘진정해‘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다만 이 chillen이라는 동사는 영어처럼 무언가를 차갑게 하거나 누군가에게 오싹한 기분을 들게 한다는 식으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영어에서 유래되었지만 다른 단어처럼 각각 독일어 변형 형태가 있다. 현재완료는 gechillt, 명사는 Chillen 형용사로는 chillig라 한다. 형용사 형태 chillig는 주로 여유로운 분위기나 편안한 환경을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
예: Wir sind beide müde, deswegen machen wir uns einen chilligen Abend.
5. Schwein gehabt-운이 좋다
과거 사격 페스티벌에서는 최고의 저격수 뿐 아니라 최악의 저격수에게도 상품이 지급되곤 했다.
최악의 저격수에게 지급되는 상품은 새끼 돼지였다. 이때부터 좋지 않은 성적에도 예상치 못한 무언가를 받았다 처럼 ‘돼지‘는 뜻밖의 행운을 나타내는 말로 쓰였다. 처음에 비웃는 말로 “넌 적어도 돼지는 받았으니까“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래도 내가 돼지는 얻었잖아“라는 긍정의 의미로 바뀌게 되었다.
또한 돼지 인형들을 새해 전날 (실베스터)에 많이 나누게 되면서 돼지는 갑자기 행운의 상징이 되었다. 물론 그전 농업 사회에서도 기본적으로 돼지는 긍정적인 존재로 여겨지긴 했었다.
작성: 에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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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성씨가 나씨고 표기도 NA라…첫번째꺼가 웃프네요
ㅎㅎㅎ 그러신가요? 외국언어가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우리한테는 좋은 표현이 외국어로는 이상한 단어가 될 수도 있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