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외국인청(Ausländerbehörde)은 방문예약을 하기가 어렵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특히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해 업무가 중단된 데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비자 발급을 위한 업무량이 급증함에 따라 현재 외국인청은 마비상태나 다름없습니다. 심지어 독일에서 세 번째로 큰 민간 상업은행인 코메르츠방크에서도 외국인청의 업무 지연으로 직원의 비자 연장 신청을 하지 못해 해고조치하는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직원, 지난 8개월간 외국인청에 비자 연장 요청했으나 무산
프랑크푸르트 소재 코메르츠방크는 지난 8개월간 기업대출 부서 직원의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외국인청에 방문 예약하기를 시도했습니다. 해당 직원은 기존에 갖고 있던 4년짜리 체류 비자를 연장하거나 블루카드를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직원은 외국인청 웹사이트를 통한 예약과 긴급신청, 전화 문의 등 6회 이상 비자청에 연락을 시도했고 직접 외국인청을 방문하여 담당자를 만나려고 했으나 끝내 비자연장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코메르츠방크는 해당 직원의 비자가 만료되는 대로 재고용을 장담하지 못한 채 무급으로 해고조치 했습니다. 코메르츠방크의 이사는 “이러한 상황은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기업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중요 임무를 맡은 직원을 이러한 이유로 잃게 되어 업무공백이 크다고 언급했습니다.
외국인청의 업무 미처리 건수 5천여건 이상
프랑크푸르트 외국인청장 카린 뮐로는 지난 수요일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현재 비상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하며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현재 외국인청 접수 프로그램에 15,000여건이 접수되어 있으며, 이 중에서 5,000~6,000건이 처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접수된 건수 중 약 6,700건은 학업 비자 신청이며, 우크라이나, 시리아 등에서 온 난민비자 신청도 포함되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지자체 경영인협회의(KAV)의 의장인 케리 레딩턴은 오래 전부터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으며, “거의 매일 누군가는 몇 주 동안 이민국에 연락할 수 없어서 독일에서 거주할 수 없게 되거나 곤경에 처해 KAV에 신고한다”고 말합니다. 뒤이어 시 당국도 이러한 문제를 알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으며, 시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도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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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청 업무량과 강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직원 수
프랑크푸르트 외국인청 국장인 노버트 오일러는 독일에 유입하는 외국인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는데 반해 직원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합니다. 2015년 시리아 난민부터 이후 브렉시트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여러 국제정세로 인해 독일에 외국인이 대거 유입되고 있습니다. 반면 외국인청의 업무 강도와 공무직 성격을 고려할 때, 신규 직원을 한꺼번에 대거 채용하는 것이 어렵고 뽑은 직원을 훈련시키는데도 최소 1~2년이 소요되어 숙련된 직원 수가 상당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외국인청의 비효율적인 업무 환경과 낮은 직업 만족도도 업무에 숙련된 직원이 부족한 원인이 됩니다. 라디오 전문 매체인 SWR의 취재에 따르면, 바덴-뷔템베르크의 외국인청 직원들은 우크라이나 난민으로 인한 업무량 급증과 동기부여 감소, 고객 불만족으로 인한 스트레스,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여겨지는 업무 환경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근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직원 한 명이 수천 명의 신청자를 담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자 업무가 지연되면, 출입국 관리소를 방문하거나 연락하는 사람의 거의 대부분이 직원에게 비우호적인 말투를 사용하고 73%는 실제로 공격적인 행동을 취한 적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작성: 독일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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