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인플레이션은 2~3% 정도의 낮은 상태로 유지되어 왔었습니다. 이제 세계 각국은 심각하게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유례없는 금리인상을 하고 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이전 물가수준으로 돌아오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회사와 연봉 협상을 해야 하는데요. 이때 높게 상승한 인플레이션율도 감안해서 제안해야 할까요? 반대로 회사는 성과가 낮은 직원의 연봉을 인플레이션 때문에 올려주어야 할까요? 연봉 인상을 요구할 경우 실질적이고 설득력있는 인상 금액을 계산해 보는 방법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1. 스스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은 7~8%에 달했습니다. 이 의미는 인플레이션 비율만큼 임금인상을 하지 못하면 실질적인 급여는 더 감소한다는 뜻입니다. 회사가 어느 노동조합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인플레이션 비율을 자동으로 반영해주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스스로 나서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에 “인플레이션이 높아졌다는데 회사도 어렵지 않을까”라는 너무 이타적인 마음으로 소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측과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임금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직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연봉인상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에 회사 측과 다시 협상하기 애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협상된 금액에 높은 물가상승률이 적용되지 않은 경우, 연봉에 대한 금액은 제외하고 물가상승률만큼의 금액을 재협상 할 수 있는지 조심스레 문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2. 인플레이션 속에서는 어느 정도의 연봉인상률이 적당한 걸까?
임금인상은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연봉에 합의되었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낮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독일인들의 평균 임금 상승률은 5% 정도였습니다. 매년 평균 물가상승률이 3%정도였으니 2% 정도의 실질적인 임금인상만으로도 대부분의 독일인은 만족했다는 의미인데요. 지금은 인플레이션 비율이 7~8%에 달하기 때문에 연봉 인상에 대한 기준도 높게 잡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10% 이상의 연봉인상률을 합의해야 하는데 이 비율은 내 커리어나 포지션이 크게 바뀌지 않는 이상 이례적인 인상률처럼 보여 망설여지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지금의 높아진 물가상승률은 직원과 회사가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이 시기에 첫 연봉협상에서는 인상률이 높게 보이더라도 현재의 물가상승률과 임금인상 모두 반영한 금액으로 협상을 시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러나 그다음 해부터는 물가상승률 인상을 연봉인상의 주된 이유로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3. 인플레이션은 급여 인상의 주된 이유가 될 수 없다.
인플레이션만으로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고용주로서 조금 납득하기 힘든 주장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금 인상을 주장할 수 있는 결과가 필요하며, 그러한 것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과(매출액 증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 등)
– 상사나 고객으로부터 받은 좋은 피드백
– 승진과 같은 커리어 포지션 변경
– 새로운 책임과 업무 부여
– 장기근속 등
이러한 구체적인 성과가 보여지고,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하여 연봉협상을 하는 것이 올바른 연봉협상의 방법일 것입니다.
4. 간략하게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임금 계산하기
첫째, 마지막으로 연봉인상 된 날짜를 확인해보자.
연봉협상을 1년 전에 했는지, 2년 전에 했는지, 혹은 그 이전에 했는지 확인하고 연봉협상을 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면 더 큰 연봉 인상 폭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해야 합니다.
둘째, 현재 물가상승률을 조사해보자.
그 다음으로 올해 혹은 최근 몇 달에 대한 인플레이션 비율을 확인한 후, 동일한 구매력으로 생활하기 위해서 연간 얼만큼의 돈을 더 벌어야 하는지 계산하여야 합니다. 이것이 물가상승률이 높아졌을 때 정기적으로 급여 조정을 협상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계속 상승하는 물가상승률 때문에 너무 비현실적으로 높은 급여를 부르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구매력을 직접 확인해보자.
만약 현재 연봉이 50,000유로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금액이 물가상승률이 약 2%였을 때 결정된 것이라면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순수임금은 49,000유로(50,000유로 x 0.98)가 됩니다. 하지만 연봉 50,000유로가 현재 8% 물가상승률에 적용된다면 순수임금은 46,000(50,000유로 x 0.92)유로가 됩니다. 연봉이 약 3,000유로, 월급으로 따지면 매월 250유로의 금액이 차이 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봉협상은 현 물가상승률을 적용하고도 이전 물가상승률만큼의 순수임금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협상의 최소금액이 되는 것입니다. 그것보다 더 적게 협상하면 실제 구매력이 더 낮아지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물가상승률로 인한 차이가 발생한 약 3,000유로가 더해진 53,000유로가 물가상승률로 인한 상승분이 되고, 나머지 추가 상승분이 실질적인 연봉 인상이 되는 것입니다. 보통의 임금인상률은 3%~6%로 보는 것이 적당하기 때문에 53,000유로(이전과 동일한 구매력 수준의 급여) + (3%~6%, 실질적인 연봉인상률) = 54,600유로~56,200유로 정도가 현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올바른 임금인상 비율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시기에 연봉협상 기회가 온다면 10%~15%의 인상률은 지금 상황에서 너무 큰 인상률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우리 교민께서도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 속에서 연봉협상 하실 때, 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셔서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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