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장에서는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아침식사를 한다. 한국은 보통 집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출근하거나 등교하지만 독일에서는 대부분 아침 도시락을 가지고 와서 아침식사(Frühstück Pause) 시간을 갖는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딸도 첫 쉬는시간은 친구들과 아침을 먹는 시간이라고 한다. 아침으로는 보통 독일식 빵, 빵에 곁들여 먹을 슁켄이나 치즈, 그리고 여러가지 제철 과일들을 준비해 도시락에 넣어 준다.
직장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처음 나의 동료들과 아침식사를 했을 때, 참으로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우리들은 각각 본인의 방식대로 다양하게 아침식사를 한다.
먼저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으로 나뉜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은 대부분 차를 마신다. 대부분 동료들은 근무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처음으로 하는 일과가 커피를 내리거나 차를 마실 뜨거운 물을 끓이는 것이다. 커피를 가득 내리면 보통4잔 정도 마실 수 있다. 그런데 커피를 마시는 동료들이 많아 항상 2번이상 커피를 내려야 한다. 커피가 부족한데 커피를 더 마시고 싶은 사람은 항상 같은 질문을 한다.
“커피 더 마실 사람, 손 들어봐, 몇 명이야?. 가득 커피를 만들고 안 마시는 사람이 있으면 커피를 버려야 하기 때문에 우리 동료들 간의 예의이다. 보통 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본인이 마실 양만큼만 물을 끓인다. 그래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항상 기다려야 한다. 가끔씩 물을 끓여놓고 다른 일이 하다가 다른 동료가 모르고 뜨거운 물을 사용했다가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이런 일을 너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이렇게 커피와 차를 준비한 다음엔 빵을 먹는 사람과 안 먹는 사람으로 나뉜다. 빵을 먹는 사람은 대부분 아침에 빵집에서 갓 구운 Brötchen을 사와서 먹는다. 일반 밀가루빵부터 곡물빵까지 다양하다. 신기하게도 빵 위에 기본적으로 올려먹는 것이 치즈 아니면 잘라미이다. 다들 약속이라도 한듯이 똑같다. 하지만 빵 위에 버터를 바를지 아니면 쨈을 바를지, 꿀을 바를 지는 각각 다르다.
한 번은 내가 쨈 위에 치즈를 올려먹는 것을 보고 몇몇 동료들이 놀랬던 기억이 난다. 난 맛있다고 했지만, 단것과 짠 것을 같이 올려 먹는 것이 이상하다고 했다. 어떤 동료들은 꿀 위에 치즈는 되는데, 쨈 위에 치즈는 이상하다고 면박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
내 눈에 동료들의 아침식사는 재료의 다양한 조합보다는 본인만의 취향에 따라 일관성 있게 한가지만 먹는 경향이 뚜렷히 보였다. 일종의 자기 루틴이 있는 것 같았다. 어떤 이는 채식주의자이여서 고기를 전혀 안 먹는 것처럼 아침식사에도 본인만의 취향과 신념이 있어 보인다.
빵을 안 먹는 사람들은 대부분 Jogurt, Quark 안에 과일이나 씨리얼종류(곡물 등)을 넣어서 섞어 먹는다. 어떤 이는 엄청 큰 볼에 요거트만 배부를 만큼 먹기도 하고, 다른 동료는 다이어트라도 하는 듯 한국 밥그릇정도에 소량만 먹는 사람도 있다.
과일은 보통 포만감을 위해 바나나를 잘게 썰어 넣고, 블루베리,산딸기,오렌지,사과 등을 과도로 먹기 쉽게 썰어 넣는다. 한 동료는 이러한 아침식사준비가 10분이상 걸려서 다른 동료들이 “너는 아침부터 너무 과노동하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또 위의 경우와 다르게 과일만 먹는 동료, 아니면 쉐이크 한 잔만 마시는 동료, 아니면 집에서 먹고 와서 안 먹는 동료, 그것도 아니면 아예 안 먹는 동료들도 있다.
매일 아침 식사를 할 때마다 다른 동료들이 아침을 준비하고 먹는 풍경을 보면 여전히 재미있고 낯설기도 하지만 어느 샌가 그들처럼 빵과 커피를 먹고 마시며 하루를 준비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여러분들의 아침 식사 풍경은 어떠신가요?^^
작성: 모젤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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