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직장은 한국보다 여유롭고 시간압박도 없으며 휴가도 많다고 다들 알고 있다.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업무의 스트레스는 당연하며, 동료들과의 관계, 언어적인 문제 등을 장시간 겪다보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고통을 호소하게 된다.
나의 직업상 많은 환자들을 만난다. 이때 건강의 문제가 대부분 직업과 관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육공장에서 무거운 고기 덩이를 옮겨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키 190, 몸무게 100kg 아주 건장한 남자이다. 그는 하루8시간 이상의 노동 2년만에 요추 허리디스크진단을 받았었다. 병원 입원 후 건강상의 이유로 이직 권유를 받았다. 또한 난민출신의 여성은 독일에 와서 직업을 얻기까지 6년이란 시간을 힘겹게 견뎌왔는데 어렵게 구한 직업은 너무 고되고 힘들어 병원까지 오게 되었다고 했다.
3D 업종 뿐 만이 아니다. 오랜시간 IT개발자로 쉼없이 달려온 40대 가장, 대형 제약회사 고위직의 50대 아저씨, 어느 중소기업의 CEO 등등 업무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병원을 찾은 사람들도 있었다.
현재 근무 중인 병동에는 정신과 환자들도 있다. 그 중에서도 정신적인 고통으로 인해 온몸이 너무 경직되어 있거나 아예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것처럼 신체관리를 못한 환자들이 운동치료를 받게 된다. 신체가 먼저인지, 정신이 먼저인지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연관이 있는 것에는 틀림없다. 신나게 땀을 흘리고 같이 운동을 하며, 야외에서 워킹수업을 하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나면 표정부터 달라지는 것이 보인다.
간혹 내가 지금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있는지, 번아웃이 된 것은 아닌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번아웃 증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노동에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다. 하지만 모든 과제를 아주 빨리 처리하려고 한다. 지금 하는 일에 보람과 의미를 찾을 수 없어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 또한 더 이상 없게 된다. 결국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게 되고, 자신의 주장, 권리를 잃게 된다. 그리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난다.
여기에 신체적인 증상으로는 수면장애, 혈압상승, 심한 근육의 긴장, 두통, 허리통증, 섭식장애 등이 있다. 그리고 알콜, 담배에 의존하게 되어 중독으로 이어지기 쉽고, 면역력은 감소하며 이러한 고통이 오랜시간 지속되면 우울증이나 정신적인 질병으로 이어지게 된다.
번아웃을 막기 위해 직장 내에서 어떻게 해야할까?
첫번째로 회사 사장, 동료들과 자주 대화하여야 한다. 불만사항이나 원하는 바가 있을 때 요구 할 수 있어야 한다.
두번째로는 업무에 있어서 더 발전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본다. 교육연수과정이나 사내 교육과정 등을 통해 업무, 언어 등을 배우고 능력을 발전시켜 또 다른 도전을 하며 직장내에서도 새로운 업무를 맡거나 연봉을 올리는 등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본다.
세번째로는 업무와 관련 없는 취미생활을 찾는다. 악기를 배우거나 운동을 하는 등 여가시간은 더 의미있게 보내도록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고 과도한 업무가 있다면 휴식을 통해 쉬어가야한다. 개인적으로 개선할 수 없는 직장의 문제라면 이직을 고려 할 필요가 있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상담이나 치료를 받도록 해야한다.
요즘 코로나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번아웃 환자들이 증가하였다. 위의 나열한 증상들이 있을 땐, 가볍게 여기고 넘어가지 말고 내가 정말 번아웃인건 아닌지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작성: 모젤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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