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창업을 통해서 큰 성취감과 한계를 동시에 느낀 후 직장 생활을 통해서 업무의 기본을 익히고 독일 MBA 과정을 거치면서 독일 스타트업에 한국 시장 개척을 맡게된 조아름씨를 인터뷰하였습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어떻게 메꾸고 성공적인 한걸음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를 배웠고요, 같은 길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아름씨만의 노하우를 공개하였습니다.
구코: 구코 인터뷰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경험을 하시고 독일로 오셨는데요, 우선 간단히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조아름: 안녕하세요, 베를린에서 신사업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조아름 입니다. 한국에서는 대학생 시절 창업하여 회사를 운영하다 Edu-tech 컴퍼니에 합류하여 신사업개발을 리딩 하였습니다. 순수 국내파이고 외국어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도전해 보고 싶어서, 독일로 오게 되었고요, 현재는 MBA 졸업을 앞두고 있고, MBA 인턴쉽 중입니다. 여하튼, 독일에서도 한국과 같이 동일한 직업으로 제 자신을 소개할 수 있음에 감사한 요즘입니다.
구코: 재학 중에 창업을 하셨다고 했는데요, 창업한 회사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였나요?
조아름: 소셜 캠페인 에이전시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사회적 주제 또는 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을 기획해서 정부나 기업과 함께 운영해 나가는 기획사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저희 회사의 창업 스토리가 현대자동차의 CSR캠페인을 위한 공중파 TV CF 로 제작되어 방영되었고, 많은 분들께 주목을 받은 적이 있어요. 결론적으로 과거를 요약하자면, 의미 있고 돈 안되는 일은 다 한 거 같네요. (웃음)
성공적으로 운영했다고 하기에는 매우 어설픈 법인체였고요! 그래서 웬만하면 제가 창업 이야기를 먼저 잘 꺼내지 않는 편이에요. 다만, 20대 만이 담아낼 수 있는 순수함과 패기로 다양한 대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어 사회에 메시지를 던졌던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은 부분입니다.
구코: 대학생의 신분으로 창업을 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느낀 어려움, 그리고 성장의 한계를 경험하셨을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한계점들이 있었나요?
조아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정말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어요. 워낙 사회경험이 없으니 고객사와 일하는 방법도 몰랐죠. 심지어 고객사와 계약을 맺을 때 갑과 을 중 누가 계약서를 먼저 제공해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국내 저명한 브랜드 컨설팅 업체와 계약을 맺는데 그 곳 대표님이 너무 답답하셨는지 제게 “아름씨, 정말 하나도 모르네!” 라고 말씀 하셨고, 양측 회사 직원들 다 함께 있는 자리에서 그런 소리를 들으니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빨개졌었죠. 그렇게 뭣도 모르는 어린친구 믿고 일 맡겨 주신 여러 고객사, 관계사 분들 생각하면 아직도 부끄럽고 감사한 마음이 있어요.
그리고 특히 리더로서 한계가 가장 컸어요. 초기 스타트업은 리더의 역량을 뛰어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돈을 과감히 투자해서 저보다 뛰어난 분들을 모셔와야 하는데, 그 정도 깜냥은 못되었던 거 같아요. 사실 TV CF가 방영되면서 회사가 알려지고 여러 기회들이 찾아오는 동시에 제 역량의 한계를 느꼈고, 지금 과감히 접어야 20대 초중반인 우리 팀원들과 내가 더 다양한 경험을 쌓고 성장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벌써 7년 전이네요.
구코: 직접 창업 하신 회사를 정리하고 스타트업에 취업을 하셨다고 했는데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었고, 맡은 역할은 무엇이었나요?
조아름: E-learning 서비스와 교육 콘텐츠 제공하는 Edu-tech 기업 ST유니타스입니다. 미국 최대 입시학원인 ‘프린스턴리뷰(The Princeton Review)’를 인수하는 등 국내외 70여 개 교육 브랜드를 운영하며 창업 8년만에 매출액 기준 교육업계 정점에 올랐던 기업인데요. 현재는 메가스터디와 식구가 되었습니다. 2018년 당시 한국의 교육 환경 변화에 발맞춰 고도의 IT 기술이 접목된 ‘커넥츠(Conects)’라는 지식 공유 플랫폼 앱을 정식 론칭 했으며, 저는 커넥츠 앱 플랫폼의 초기 기획부터 개발/운영/사업개발을 총괄하는 신사업부서에서 팀 리드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즈니스 및 프러덕트의 A to Z 를 만들어내는 신사업개발자라는 직업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구코: 독일에 오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조아름: 개인적인 미션과 직업적인 지향점 때문에 해외도전에 대한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꼭 독일을 가야겠다 마음먹은 것은 아니었는데요. 배우자에게 먼저 독일에서 일 할 기회가 오게 되었고 함께 고민 후 저 역시 회사를 그만두고 합류하게 되었어요.
스타트업 업계 분들은 공감 하시겠지만 우리가 일상속에서 사용하는 끝판왕 서비스는 대부분 미국의 실리콘벨리에서 온 경우가 많아요. 막연히 끝판왕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조직에 합류해서 천재들과 함께 미쳐보고 싶다-라는 직업적 지향점이 해외 생활을 선택하게 만든 요인입니다.
구코: MBA과정 중에 베를린의 스타트업에 취업을 하셨어요. 바쁘게 달려오면서도 새로운 문을 하나씩 성공적으로 열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새로 취직한 베를린의 스타트업은 어떤 곳이며, 무슨 업무를 담당하시나요?
조아름: 현재 저는 187개 국가에 차트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think-cell의 독일 본사에 있습니다. 베인, 맥킨지, BCG 등 글로벌 컨설팅 펌과 미국 포춘 500대 기업 중 90%, DAX의 모든 독일 회사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안정성 및 수익성 측면에서 스타트업이라기 보다는 중견기업에 가깝습니다.
사내 최초의 한국인으로 한국 마켓을 통으로 리딩하고 확장하기 위한 미션을 위해 입사했고요. 이를 위한 Go-to-market 전략 즉, 세일즈/마케팅을 포함하여 한국이라는 신규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모든 단계를 정의하고 실행하는 것이 제 업무라고 보시면 됩니다.
비즈니스와 프러덕트 사이드에 양다리를 걸쳐야 했던 한국에서의 신사업개발과는 조금 다르게 이미 완성된 프러덕트를 신규 시장에 정착 시키기 위한 마케팅 및 세일즈 업무에 보다 집중된 직무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역시나 직군은 사업개발자(business develop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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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코: 독일에서 취업 준비를 하면서 언어가 큰 어려움이었을 텐데요, 취업 인터뷰에서 어떤 언어로 인터뷰를 하셨고, 독일어의 비중은 어느 정도였나요? 그리고 취업 준비생의 관점에서 볼 때 영어, 독일어가 스타트업 취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조아름: 글로벌 프러덕트를 제공하는 회사다 보니 회사에서는 영어를 제 1 언어로 사용합니다. 저희 팀만 해도 모두 다른 국적을 가진 인터내셔널 팀이거든요. 따라서, 100%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실제 회사 생활에서도 독일어가 필요한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팀 보스 뿐만 아니라 임원진의 비율을 보면 독일인의 수가 압도적이며, 승진 등에 욕심이 큰 경우에는 독일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실, 영어로만 취업하는 것은 독일 전체 취업 시장을 두고 봤을 때는 소수라고 생각해요. 특정 도시인 베를린, 특정 산업인 IT업계 또는 엔지니어링, 한국 관련 업무, 전문직종 등으로 가능성이 한정되거든요.
주변 MBA 동료들만 보더라도 취업 시 대부분 독일어 능력을 요구 받고 있고 이 점이 가장 큰 장벽이 되는 것을 심심찮게 보게 됩니다. 독일어 능력이 부족한 경우 비엔지니어링 직무이면서 특히 신입인 경우에는 바늘 구멍보다 작은 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구코: 이제 벌써 업무를 시작한지도 네 달이 되어가는데요, 회사 생활은 어떠신가요?
조아름: 도전적이고 흥미롭습니다. 신사업 개발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자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활용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한 이해관계자 관리 능력이나 커뮤니케이션 스킬 면에서 모국어로 일할 때와 비교해서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지고요. 업무 시간도 많이 걸리더라고요. 하지만 남들 하는 것 보다 1.5배에서 2배의 에너지를 투입하면 못할 것도 없다는 게 결론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업무강도가 한국 대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어요. 물론 이 부분은 제 개인적인 언어 능력에서 오는 부분이고요.
독일 기업 특유의 보수성, 그리고 기존의 프로세스를 중요히 여기는 가운데 한국마켓에 맞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하는 직무 특성이 회사생활 중 또 하나의 챌린지인데요. 조직 간의 사일로가 적고 투명하고 깔끔한 조직문화와 사적인 부분에 에너지가 들어가지 않는 개인주의 등은 회사 생활 중 느끼는 장점입니다.
저는 입사 시에 3가지 목표를 가지고 입사했는데요. 비즈니스 영어와 문화적 역량(cultural competence) 향상, 사업적 성과 입니다. 4개월 차인 지금 위 3가지는 확실히 성장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 생활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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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코: 아직 MBA 과정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요, 어떻게 모든 일정들과 많은 할 일들을 관리하고 계신가요?
조아름: 체력적으로 참 쉽지 않습니다. 다만, MBA 마지막 학기에 취업을 했기 때문에 비교적 학업에 쏟아야 하는 에너지가 이전에 비해 적은 상황이에요. 그 부분을 계산하여 취업시기를 계획했어요. 저는 MBTI에서도 파워 J기도 하고, 장기계획을 세우고 움직이는 타입이라 한정된 저의 에너지를 어떻게 분배할지 최소 1년 전에 치밀하게 계획하는 편입니다.
시간과 테스크가 통제되지 않으면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거든요. 회사는 주 4일로 계약한 상황이고 MBA는 마지막 학기이기 때문에 하루 혹은 이틀만 수업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이는 것보다는 핸들링하기 쉬운 편이에요.
구코: 독일에서 혹은 한국에서 독일 스타트업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나눌 팁, 성공적인 취업 전략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조아름: 저는 한국에서 +6년의 직무 경력을 쌓고 30살에 해외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또 외국어회화 경험이 전무한 순수국내파고요. 이 2가지 조건과 함께 팁을 참고하시길 바랄게요.
비 영어권인 독일에 취업을 목표로 하신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본인의 직무와 산업의 특성에 맞게 어떤 언어에 선택과 집중을 할지 결정하셔야 합니다. 한 번에 2가지 언어를 비즈니스 수준으로 준비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또 두번째로는, 독일 내 본인의 커리어목표와 비슷한 방향 안에서 일정 성취를 이룬 멘토 혹은 선배들께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저는 초기 전략을 만든 후 멘토들과 함께 전략을 현실적으로 수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모으며 취업을 위한 지원, 면접 트레이닝까지 멘토들과 진행했어요. 제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먼저 이룬 사람의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멘토들과 연결되고 도움을 요청하는 모든 부분에는 적극성에 기반한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국내 시장이라면 모를까 해외시장에서 우리는 정보와 인맥, 퍼스널 브랜드에 대한 신뢰 자본이 전무하고, 그 부분을 개척해 나가기 위한 모든 종류의 전략과 실행이 꼭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파이팅입니다!
구코: 인터뷰 감사합니다.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해 가는 많은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거라고 확신합니다. 공부 잘 마시치는 것과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도전의 시간, 구코가 응원합니다. ^^
- 작성: Isa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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