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5일, 베를린 미테의 모아빗 지역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되었습니다. 이 소녀상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였던 한국 여성들과 소녀들의 고통을 기리고, 전쟁 중에 발생한 성적 폭력과 식민지 시대의 폭력을 상기시키는 상징으로 세워졌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계 시민단체인 코리아 협의회 (Korea Verband e.V.)가 주도했습니다. 설치 당시부터 일본 정부와의 외교적 긴장이 있었으며, 일본 시민단체와 정부 기관은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코리아 협의회와 베를린 시민들의 강력한 지지 덕분에 소녀상은 현재까지 유지되었습니다. 2024년 9월 28일을 기점으로 철거 요구가 다시 제기되었으며, 이 기한은 이후 10월 30일까지 연장되었고, 만약 그때까지 철거되지 않으면 벌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경고가 추가되었습니다. 이번 기사를 통해 베를린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그 상징이 오늘날까지 중요한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평화의 소녀상 Friedensstatue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1992년 시작된 수요집회의 20주년을 맞이한 2011년,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기획했고 김서경운성(김서경, 김운성) 조각가 부부의 공동작업 작품으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에 새겨진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뜯긴 단발머리: 군데군데 뜯겨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잘려진 단발머리
주먹 쥔 손: 분노를 표현하는 굳은 의지를 상징
딛지 못하는 발뒤꿈치: 조국으로 돌아와서도 당당하게 서지 못했던 아픔을 표현
작은 새: 자유와 평화의 상징
그림자의 파편 그리고 나비: 할머니가 된 소녀의 역사로 찢긴 상처, 그리고 환생을 의미하는 나비
빈 의자: 희생자의 마음을 느껴보고 생각할 공간
독일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첫 번째 소녀상은 유럽 최초의 소녀상으로 2017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바바리아 주 비젠트 Wiesent 에 있는 네팔 히말라야 파빌리온 Nepal Himalaya Pavillion 공원 내부에 설치되었습니다. 경기도 수원 시민의 성금과 공원을 세운 세계 물 재단 이사장인 Heribert Wirth 의 도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일본 총영사관 측에서 공원 내 철거를 강하게 요구하였으나 이사장은 소녀상에 대한 비문(독일어 설명)을 제거하고 소녀상을 계속 세워두기로 일본총영사관 측과 합의했습니다. 두 번째 소녀상은 2020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맞추어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라인마인한인교회 Koreanische Evangelische Kirchengemeinde Rhein-Main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독일 개신교 협의회의 지원과 한국정의기억연대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세 번째 소녀상이 2020년 9월, 베를린에 설치된 아리입니다. 이후, 네 번째 소녀상은 2022년 7월 8일, 카셀 대학교 총학생회의 주도로 영구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쿠르드어로 “새로운 삶”의 뜻하는 <누진>이 있습니다. 5년마다 열리는 현대예술전시인 카셀 도큐멘타 Kassel Document를 계기로 전시 여성 성폭력 반대를 상징하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8개월 뒤, 2023년 학교 측에서 총학생회의 동의 없이 소녀상을 기습 철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이 베를린에 설치된 이유는 역사적 정의와 전쟁 중에 발생한 문제에 대한 국제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베를린은 과거의 전쟁 범죄와 인권 문제를 깊이 반성하고, 이를 교육과 기념으로 이어가는 전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쟁 중에 발생한 성적 폭력과 관련된 문제를 기리는 상징적 장소로 적합했습니다. 강제 성노예로 동원된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을 알리고, 이러한 역사적 폭력에 대한 반성과 기억을 촉구하는 목적으로 설치되었습니다. 베를린에 이 동상이 세워진 것은, 독일 사회 내에서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고양하고자 하는 흐름과 맥락을 함께합니다.
일본의 반대
일본 정부는 평화의소녀상 설치에 강하게 반대하는데, 그 주요 이유는 소녀상이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소녀상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성노예로 동원된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상징으로, 일본 정부는 이 문제를 한국과 일본 간의 과거사 문제로 제한하려고 합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상징이 전 세계에 설치됨으로써 일본이 전쟁 중 저지른 성범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하고, 국제적 비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본은 여러 국가에서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하며 외교적 압력을 가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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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아이치 트리엔날레 소녀상 검열 사건
이 사건은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국제 현대미술 전시회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이라는 특별 전시를 통해 김서경운성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이 공개되었을 때 발생했습니다. 전시 이후, 일본 내 우익 단체와 정치인들은 강하게 반발하였고, 특히 일부 관람객과 정치인들로부터 협박과 위협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전시 주최 측은 소녀상 전시를 중단하게 되었고, 이는 검열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많은 예술가와 시민들은 이 결정을 비판하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전시는 이후 논의 끝에 재개되었지만, 사건은 일본 내 표현의 자유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민감성을 드러낸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아리>
이후 전 세계에 설치된 국내 148곳(국내 소녀상 지도, KBS 데이터저널리즘팀), 국외 31 여 곳의 평화의 소녀상에는 특별히 이름이 붙여지기도 하는데, 특히 베를린에서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은 <아리>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아리>는 아르메니아어로 “용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철거명령 과정
2020년 9월 25일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아리>는 일본 민관의 압박을 받은 베를린시 미터 구청으로부터 철거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에 코리아협의회는 철거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슈뢰더 전 총리 부부 및 미테구 지역 사회민주당 SPD 의장, 당시 녹색당 소속 미테 구청장 등이 철거는 부적절한 조치라는 의견을 수렴해 미테구는 철거 명령을 보류시켰습니다. 이후 미테구의회에서는 철거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켜 소녀상의 영구 설치 결의했으나 일본 정부의 강력한 항의와 기시다 전 일본 총리의 철거 의사 전달 등 지속적인 로비에 미터 구는 다시 한번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의회의 결의안은 법정 구속 효력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미테 구에서는 2024년 9월 28일까지였던 철거 기한을 넘기자, 10월 30일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철거 철회를 위한 운동
코리아협의회를 중심으로 시민 서명 운동, 시위와 집회, 국제 연대, 법적 대응 등 소녀상의 존치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소녀상이 단순한 기념물을 넘어서 전쟁 속 성폭력 피해자들의 기억과 평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소녀상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Loops of Algorithmic Karma
알고리즘 카르마의 루프 프로젝트
이정우 작가
2024년 9월 13일 – 2024년 10월 6일
베타니엔, 베를린
영상 매체로 아이러니한 시스템 양면성에 대해 다루고 있는 이정우 작가는 올해 한국예술위원회의 후원으로 베타니엔 레지던시에 입주하여 작업한 결과물을 전시했습니다. 베를린에 거주하면서 평화의 소녀상, <아리>의 철거 소식을 접한 작가는 그 과정을 작업으로 기록하고자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강제 성노예로 동원된 여성들을 기리며, 여성과 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중요한 기념물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식민지 역사를 지나치게 단순화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과 일본 내 역사 수정주의, 포스트 콜로니얼리즘, 그리고 극우 정치 세력의 영향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확장하여 탐구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진화했습니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으로 To Be Determined, 2024 작품은 포토그래매트리 스캔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불완전한 데이터가 자동으로 생성되는 과정을 3D 프린트로 재현해 알고리듬과 역사적 서사의 선택적 기억, 삭제 혹은 왜곡되는 방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작업은 소녀상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지시하며, 동시에 프로젝트는 불투명한 알고리듬의 선택과 역사적 진실의 선택적 보존이 우리가 과거, 현재, 미래를 인식하는 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Remapping Memories
Arthur Bondar 아서 본다
2024년 10월 20일 – 27일
위안부 박물관 Museum der Trostfrauen (MuT)
Trostenfrauen은 독일어로 “위안부”를 의미하며,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로 강제 동원된 여성들을 지칭합니다. 코리아 협의회 내 위안부 박물관에서는 아서 본다르가 수집한 2차 세계대전 네거티브 사진 3만여 장을 중심으로, 종종 기존의 역사 서술에서 간과되거나 잊힌 개인적이고 미시적인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전쟁과 평화의 기억을 담고 있으며, 전쟁의 영향이 깃든 ‘오염된 풍경’ 속에서 자연 자체가 역사를 증언하는 방식으로 표현됩니다. 이 프로젝트는 위안부 박물관과 역사 워크숍 “레오니드 레빈” 민스크, 그리고 알리악산드르 달하우스키와의 협력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각자의 역사적 경험과 연구가 전시에 반영되었습니다. 이러한 협력은 전시가 다양한 역사적 시각을 포용하고 공동의 기억을 재조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평화, 그리고 자연 속에 감춰진 인간의 이야기를 탐구하며, 우리의 역사적 인식에 새로운 깊이와 복잡성을 더하는 중요한 예술적 시도입니다.
관련 링크
rbb, Streit um Trostfrauen-Statue spitzt sich international zu
평화의 소녀상 활동 단체 Aktionsgruppe “Trostfrauen”
- 작성: 위크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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