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취향을 타는 독일의 영화가 국제적으로 그렇게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더라도 꼭 관람할 가치가 있는 독일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삼겹살, 김치, 소주 한잔에 담겨있는 우리네 문화를 외국인이 이해하기 어렵듯이 2차 세계대전, 분단 독일을 거친 독일 사람들의 문화와 생각들 역시 우리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독일의 역사,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독일 명작을 관람해 보시면 어떨까요?
시대별 명작 영화 Top 5(90년 이 후 작품)
- Napola – Elite für den Führer(2004) – 나치 치하 시대
‘가장 찬란한 시절, 나는 꿈도 친구도 모두 빼앗겼다!’
‘Nationale Politische Akademie 국립 정치 교육원’의 약자인 ‘Napola’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정권 운영 하에 미래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실존했던 엘리트 기숙학교입니다. 영화는 전쟁이 한창인 1942년, 나치 반대 주의자인 아버지의 확고한 반대를 무릅쓰고 나치 기숙 학교(Napola)에 입학하는 17세 복싱 유망주. 나치식 전체주의 사상을 받아들이는 청소년의 갈등과 심리 변화를 독일인의 시선으로 묵묵히 그려냅니다. 독일에서 제작된 몇 안 되는 ‘나치’ 관련 영화로 탄탄한 시나리오, 배우들의 열연은 감히 명작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 Napola 예고편(링크) / 반전주의 드라마 / 12세 / 114분 / 2004 독일 최우수 각본상
- Der Baader-Meinhof Koplex(2008) – 1970년 급진 좌익 적군파(RAF) 태동기
‘혁명을 꿈꾸었던 테러리스트, 그들의 저항은 지금도 계속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는 RAF(Rote Armee Fraktion)를 창시한 실존 인물들의 사연과 사건들을 가감 없이 고증합니다. 나치 세대의 자녀로서 성장한 청년들은 서독 사회가 지지하는 북미 외교 정책에 반기를 들며 점점 타협할 수 없는 폭력성을 띠게 됩니다. 극은 60년대 말 독일의 금융위기, 경제 불황 그리고 대량 실업 사태 등 극심한 혼란기에 탄생한 RAF의 역사와 배경을 추적합니다.
※ 바더 마인호프 예고편(링크) / 범죄 정치 드라마 / 청불 / 150분 / 2009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
- Das Leben der Anderen(2006) – 분단시대 말기 동독 그리고 통일
‘난 그들의 삶을 훔쳤고 그들은 나의 인생을 바꿨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5년 전, Stasi(국가보위부)로부터 철저히 감시당했던 동독 국민들의 삶을 정보국 비밀 요원을 통해 보여주는 걸작입니다. 성공한 극작가와 연극배우 커플의 도청 감시 임무를 맡은 베테랑 요원은 점점 심각한 도덕적 갈등과 가치관 혼란에 직면합니다. ‘타인의 삶’으로 잘 알려진 영화는 2007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며 명작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 타인의 삶 예고편(링크) / 드라마 / 15세 / 137분 / 2007~2008 국제 영화제 수상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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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nocking’ on Heaven’s Door(1997) – 통일 독일 그리고 새 천년
‘삶의 끝, 천국을 향한 두 남자의 마지막 여행’
시한부 인생인 두 청년은 우연히 병실에서 만나 친구가 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즐기기로 결심한 두 청년은 고급차를 훔쳐 타고 바다로 향합니다. 차에선 백만 마르크가 들어 있는 여행 가방과 권총을 발견한 이들은 광란의 질주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훔친 차와 내용물의 주인인 갱단과 경찰의 화끈한 추격을 받습니다. ‘죽음’을 앞둔 두 인물을 통한 자유 의지와 막가파식 도전 정신은 당시 21세기를 맞는 독일 청년들에게 발랄한 자극을 주었습니다. 다소 무거운 소재를 위트 있고 가볍게 터치한 연출이 돋보이며 유쾌함 속에 묘한 여운을 남기는 엔딩은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독일 영화 중 단연 최고봉입니다.
※ 노킹 온 헤븐스 도어 예고편(링크) / 버디 로드 무비 / 15세 / 89분 /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 Toni Erdmann(2016) – 현재
‘가족이란 누가 안 본다면 내다 버리고픈 존재다. 그중에서 나의 아버지는 더 그렇다!’
노모보다 기력이 쇠한 애완견을 돌보며 홀로 사는 괴짜 아버지가 인생의 재미를 완전히 잃어버린 워킹 홀릭 딸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코미디의 탈을 쓴 감동 드라마. 영화는 딸의 근무지인 루마니아 부쿠레슈티가 주 무대입니다. 여기에서 부녀간 세대가 충돌할 뿐만 아니라 세계가 충돌합니다. 수치스러운 아버지의 장난에 질서 정연한 일상이 무너지던 딸은 어느덧 별난 아버지가 그녀의 삶에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독일식 코미디를 구사하면서도 사회 문제와 가족 관계에 대한 심도 있는 성찰은 극의 진부한 서사를 파괴합니다. 미친 희극으로 질주할 것 같은 영화는 놀랍도록 우울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합니다.
※ 토니 에드만 예고편(링크) / 복합장르 드라마 / 청불 / 162분 / BBC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100위
“앞만 보고 달리면 모든 건 지나가버려. 순간을 붙잡을 순 없잖니?” – Toni Erdmann 마지막 대사 중 일부 –
- 작성 : 오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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