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는 유치원에 들어가는 것이 직장을 구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독일인들도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유치원 대기 신청을 서두른다고 하니, 얼마나 심각한 사회 문제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독일 유치원의 자리가 부족한 이유는 최근 출생률은 높아지는데 보육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고, 일선 보육 교사들은 떠나는데 신입 보육 교사들의 유입은 적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독일에서 유치원 자리를 빨리 찾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유치원 입학을 위해 적극적으로 연락을 해야 합니다.
혹시 유치원 예약 시스템 (Kita finder 등)에서 동네 유치원 몇 군데 선택하고, 바로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셨나요? 만약 이렇게 기다리신다면 분명 어떤 곳에서도 연락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다음은 독일사람들이 얘기하는 유치원 자리 빨리 구하는 방법입니다.
1. 최대한 많은 유치원에 다수의 메일 계정을 사용하여 신청을 합니다.
Kita finder 혹은 Little bird 등 유치원 예약 시스템을 이용하여 유치원을 지원할 때, 대개 한번에 최대 5~10개의 유치원을 선택할 수 있고, 주로 본인의 집에서 가까운 곳 위주로 지원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등록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주 모든 유치원에 등록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5~10개의 유치원이 아닌 40여개 이상의 유치원에 모두 대기 신청이 가능합니다. 또한 같은 유치원을 ‘두 번’ 대기 신청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메일로 등록할 수도 있습니다. 엄마가 한번 아빠가 한번 등록한다면 유치원을 두 번 신청하는 셈이죠. 같은 원리로 원하는 유치원으로부터 입학 거절을 당했다면, 다른 이메일을 통해 또 다시 지원을 할 수도 있습니다.
2. 유치원에 직접 방문하여 아이와 부모를 적극적으로 소개합니다.
원하는 유치원에 직접 방문하여 투어를 신청하거나, 오픈데이에 참석하여 왜 이 곳에 아이를 맡기고 싶은 지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독일 유치원 원생 모집은 인터넷 신청이 원칙이 아니라, 소개 및 직접 신청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첫째가 유치원에 다니면 둘째는 자동 입학이 가능합니다. 즉, 수많은 예외의 자리가 생긴다는 것) 또 갑자기 유치원에 결원이 생기면 종종 유치원 입구에 종이로 알리기도 하기 때문에 직접 방문은 큰 장점이 있습니다.
3. 이메일을 통해 가족 포트폴리오를 보냅니다.
일부 유치원은 원생들의 안전 등을 이유로 개인 방문을 금지합니다. 그렇다면 이메일을 써야 합니다. 이 때 유치원 홈페이지에서 주요 행사, 교육 프로그램, 교육 철학 등을 사전 조사하고, 아이의 기질과 성향이 얼마나 이 유치원에 적합한지를 조목조목 적어주세요. 모든 유치원에 보낼 만한 평범한 내용이 아니라, 그 유치원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아이 사진이나 가족 사진을 첨부하여 포트폴리오 형태로 보낸다면, 입학 담당자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줄 수 있습니다.
4. 인맥을 최대한 동원합니다.
독일은 인맥 사회입니다. 취업을 할 때도 누군가의 소개, 누군가의 지인이라는 것이 큰 힘을 발휘합니다. 가까운 동네 이웃이나, 해당 유치원 학부모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나의 아이가 유치원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독일 아이들에게 놀이터는 훌륭한 엄마들의 모임 장소가 됩니다. 먼저 다니는 유치원 학부모가 추천한다면, 유치원 자리를 받을 확률이 몇 배로 올라갑니다.
5. 김나지움 첫 학기가 시작되는 8월 이전에 대기 등록을 끝내라
8월은 학교를 시작하는 친구들이 유치원을 떠나기 때문에 빈자리가 많이 나옵니다. 즉, 7월이나 8월에 유치원 자리를 구하기 시작한다면 못 구할 확률이 큽니다. 최소한 5월 이전에는 유치원을 직접 찾아가고, 이메일을 통한 대기자 등록도 미리 해 놓아야 어렵게나마 자리를 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9월에 시작한다면 가을과 겨울 단 한통의 합격 이메일을 받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6.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 사립 유치원을 찾아라
경쟁률이 낮은 사립 유치원도 고려합니다. 학비를 추가로 내기 때문에 지원자가 적고, 선택의 폭도 넓습니다. 발도로프나 몬테소리, 숲 유치원 등 특정 교육 방식을 가르치는 사립 유치원과 교회, 성당에서 운영하는 사립 유치원이 있습니다. 또한 영어, 중국어 등을 함께 가르치는 국제 유치원도 있습니다. 이 경우, Kita finder, KITA-Navigator, Kita Portal 유치원 예약 시스템에는 아예 유치원이 공개되지 않습니다. 사립 유치원은 한시라도 빨리 보육을 시작하고 싶다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으며, 홈페이지에서 등록을 하거나, 전화 또는 방문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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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원을 구하지 못했을 때는?
1. 정부 지원 육아 프로그램 적극 이용하기
주 또는 시에서 운영하는 육아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합니다. 예를 들면, “Müttertreff + 도시 또는 동네 이름”을 검색하면, 매주 특정 시간에 “엄마들의 만남”을 주선하고 연결해 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으로는 공동 아침식사 하기 (Gemeinsames Frühstück), 공원 산책 등이 있으며, 영유아 요가 및 동요 수업 등 어린이 클럽 (Kinderklub)도 운영됩니다. 또한 시립 도서관에서는 “영유아 책 읽어주기” 등을 정기적으로 운영합니다. 이메일로 신청서를 내거나, 공지된 요일에 직접 참가할 수 있으며, 대부분 무료로 진행되거나 소액의 참가비만 내면 됩니다.
2. 독일 스포츠 클럽 (Sportverein) 의 영유아 프로그램 참가하기
독일에는 수많은 스포츠 클럽이 있습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사회체육 문화센터가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혹은 도시 이름으로 여러 개 운영되며, 근처 초등학교 체육관 등에서 모여 수업을 진행합니다. 영유아 프로그램으로는 영유아 마사지(Baby-Massage, 1-6개월), 영유아 체육 (Baby-Fit, 6-12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산후 재활운동 (Rückbildungsgymnastik, 아이와 함께하거나, 아이 돌봄 서비스가 제공되기도 함), 부모와 함께하는 영유아 체조 (Mutter-Vater-Kind-Turnen, 1~3세), 그리고 영유아 체조 (Turnen, 3세 이상), 유아 무용 (Kindertanz, 3~4세) 등의 수업이 있습니다. 등록 전에는 2-3회 무료 체험할 수 있으며, 월 10유로 이하 비용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3. 음악 학교 (Musikschule), 영유아 수영 (Babyschiwimmern) 수업 등록하기
독일에는 영유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음악학교 (Musikshule)에서는 12개월 부터 부모와 함께 춤주고 노래하는 영유아 음악수업 (Krabblemusik)을 운영하고, 24개월 이상 부터는 부모와 함께하는 음악 수업 (Eltern-Kind-Musik)을 통해 타악기를 연주하며, 리듬과 박자를 익힙니다. 또한 영유아 수영 (Schwimmkurse für Babys)도 인기가 있는데, 생후 10주 이상 영유아부터 강습에 참여합니다. 신체적, 안정적 발달을 위해서 따뜻한 물에서 아기들의 움직임을 유도하고, 3세까지는 반드시 부모와 함께 강습을 받아야 합니다.
4. 교회에서 운영하는 DELFI, Spielen und Bewegen, Krabbelgruppe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DELFI (Denken, Entwickeln, Lieben, Fühlen, Individuell)는 태어나자 마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양육자들은 전문가에게 아기들의 움직임을 배우고, 연령에 맞는 장난감 사용법, 놀아주는 방법 등을 배웁니다. 소규모로 진행되는 DELFI는 1회 참가비가 5~10유로로 다양합니다. 다른 활동으로는 아이와 함께하는 산후 재활운동 (Rückbildungsgymnastik), 영유아 요가, 영유아 놀이그룹 (Krabbelgruppe) 등이 있으며, 보통 동네 교회에서 소규모로 이루어 집니다. 산전 프로그램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으니, 출산 전에 눈 여겨 알아 봅니다.
5. 타게스무터 (Tagesmutter) 활용하기
전문 자격을 갖춘 보모가 10명 미만의 아이들을 본인의 가정에서 직접 돌봐 주는 시스템입니다. 전문 유치원처럼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함께 노는 것이라서 만 3세 이하의 아이들이 주로 이용합니다. 돌봄 시간에 따라 비용이 다양하며, 신뢰할 만한 타게스무터를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지인 소개가 많습니다.
이렇듯 유치원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독일에서는 적극적으로 본인의 아이를 알리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대기를 해야 한다면, 다양한 공동 육아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육아 스트레스를 줄이고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작성: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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