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여파로 전 세계 골프 업계가 호황입니다. 비대면 야외 스포츠가 권장되며 독일 골프 인구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콧대 높았던 골프 클럽들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내걸고 신규 회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하여 한껏 낮아진 독일 골프장 문턱을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동네 연습장 이용하기 Driving Range
골프 입문을 마음먹었다면 본인의 평상시 이동 동선을 고려하여 주변 골프장들을 답사해 봅니다. 특별한 시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골프 연습장은 골프 클럽 내에 있습니다(링크).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뉩니다.
- 회원 전용 드라이빙 레인지(실외연습장)
말 그대로 클럽 회원만을 위한 전용 연습장입니다. 회원을 위한 연습 타석, 칩핑, 퍼팅그린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 누구나 이용 가능한 드라이빙 레인지(이용료 및 공 가격 지불)
회원과 비회원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연습장입니다. 타석 이용료(10유로)와 공 가격(20개/2유로)을 지불하면 이용이 가능합니다. 가격 지불은 공 배출 기계에서 직접 이루어지며 때때로 칩이나 전용 카드가 필요한 곳도 있습니다. 이 경우 클럽 카운터에서 현금으로 칩을 구매하거나 카드에 현금을 적립하고 이용하면 됩니다. 회원의 경우 타석 이용료가 면제되며 공 가격 역시 할인된 회원가를 적용받습니다.
- 스크린골프연습장 Golf-Simulatoren
드물긴 하지만 실내 스크린 연습장 시설도 존재합니다. 예약제로 운영되며 시간당(20유로/1타석) 이용 요금을 부과합니다. 대부분 공 가격은 포함되어 있으며 1인~4인까지 한 타석에서 연습 및 가상 라운딩을 즐길 수 있습니다.
※ 팬데믹 이후 비회원에게도 타석 이용료를 면제해 주는 연습장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퍼블릭코스 첫 라운딩 Öffentlichen Plätzen
주변 연습장을 이용하며 각 클럽의 시설과 분위기 파악이 끝났습니다. 어느 정도의 연습으로 골프 스윙이 몸에 익어 갑니다. 구르기만 하던 공이 간간히 하늘로 뻗어갑니다. 이제 멀리 보이는 녹색 그린을 보며 골프 라운딩 욕구가 용솟음칩니다.
- 핸디캡/DGV회원 증명 없는 라운딩 ohne Platzreife ohne Mitgliedschaft
입문자에게 가장 쉽고 저렴한(20유로/9홀) 라운딩 방법은 퍼블릭골프장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독일에서 골프 라운딩을 즐기려는 모든 골퍼는 핸디캡을 증명하는 골프 면허 Platzreife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일부 퍼블릭 클럽 및 코스는 아직 아무 자격이 없는 골퍼들을 위한 라운딩 기회를 제공합니다(링크). 장비가 준비되지 않은 골퍼라면 해당 코스에서 골프채 세트(20-50유로) 및 트롤리(5유로/수동카트) 등을 대여할 수 있습니다.
퍼블릭코스는 대부분 6홀 또는 9홀로 조성된 페어웨이가 짧은 코스입니다. 남녀노소 부담 없이 골프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으나 독일 전역에서 매우 산발적으로만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골프라는 스포츠에 감염되면 십중팔구 더 다양한 더 웅장한 코스에서 플레이하며 자신의 샷을 시험하길 원합니다.
※ 생애 첫 라운딩은 가급적 라운딩 경험자와 동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필드에서의 에티켓과 안전은 물론 맨탈붕괴 방지 차원입니다.
※ 골퍼에게 잦은 장비 변경은 숙명과도 같습니다. 따라서 입문 시 고가의 장비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쓰다 망가지면 버린다는 심정으로 중고 골프채 세트를 적당한 가격(100-200유로)에 고민 없이 구매합니다. 가방은 아래와 같은 ‘스탠드백 Standbag’이 연습과 라운딩 시 유용합니다.
골프 라운딩 자격 취득하기
퍼블릭 코스를 막 졸업한 예비 열혈 골퍼는 용감하게 18홀 정규코스로의 여정을 떠나려 합니다. 그러나 독일의 다채로운 코스에서 라운딩하려면 2가지 조건이 필수로 요구됩니다.
- Platzreife
독일 거주자 및 공식 핸디캡 카드가 없는 외국인 골퍼는 라운딩 허가를 받기 전 Platzreife 시험에 응시해야 합니다. 시험은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 실기시험 : 드라이빙, 퍼팅, 치핑 기술을 테스트합니다. 골퍼는 DGV(독일골프협회) 인증 골프 프로와 함께 108타 이하로 18홀 라운드를 완료해야 합니다.
– 필기시험 : 골프 룰과 에티켓에 대한 지식을 테스트합니다. 독일어로 이루어진 30개의 문제 중 최소 24개를 맞춰야 통과할 수 있습니다.
Platzreife는 골프에 대한 기본 지식을 성공적으로 습득했다는 증거입니다. 이것으로 아직 골프를 칠 수 없지만, 원하는 클럽의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 원칙상 한국이나 해외에서 공인받은 핸디캡을 인정받을 수도 있습니다. 단, 대부분 아마추어 골퍼들의 비공식 핸디캡은 인증 방법이 요원하기에 걸음마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Platzreife의 핸디캡은 +54부터 시작됩니다.
- DGV(독일골프협회) ID/PASS
DGV ID는 골프 클럽 ID이자 플레이 인증 ID이기도 합니다. Platzreife를 필두로 협회와 제휴한 골프 클럽의 회원인 경우에만 이 ID를 부여받게 됩니다. DGV에 속한 골프 클럽은 요청 시 회원의 공식 DGV ID 카드를 발급해 줍니다.
즉, 그린피를 내고 골프코스에서 플레이하려면 Platzreife를 받고, 독일 내 골프 클럽 어딘가의 회원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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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정회원 등록하기 Mitgliedschaft
독일에서의 다이나믹한 골프 라운딩을 위해서 Platzreife(평생)와 DGV ID(1년마다 갱신)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위 두 가지 자격 취득 과정이 까다로워 보이지만 실상은 이렇습니다.
우선 점 찍어둔 주변 골프 클럽을 한곳 선정하여 Platzreifekurs에 등록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클럽은 신입/초보 회원을 위한 다양한 수업을 제공합니다.
- Golf-Platzreifekurs
– 4인 이상 그룹 레슨으로 진행
– 총 10시간. 기본적인 골프 레슨, 규칙, 필드 라운딩(평균 110유로)
– 코스 입장료(그린피) 포함, 수업 시간 연습볼 무제한 제공
– 주말/주중/퇴근 후 수업시간 선택참여가능
– 최종일 필드 실기/필기 테스트 통과 후 Platzreife 증서 발급
수업에 참여하면 클럽 소속 프로에게 기본적인 스윙 레슨과 골프 에티켓 등을 배웁니다. 3인 1조로 진행되는 마지막 날 필드 라운딩 겸 테스트는 형식적인 테스트일 뿐 프로의 지도 하에 골프 코스에서의 플레이 진행과 스코어카드 작성 등을 프리뷰하는 맛보기에 불과합니다.
마지막으로 진행되는 필기테스트 역시 다 같이 읽고 풀어보며 기본 에티켓과 룰을 다시 한번 숙지하는 과정의 연장선입니다. 진심으로 골프 룰과 에티켓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싶은 분이라면 160개에 달하는 기출문제를 풀어보길 권합니다(링크).
- Mitgliedschaften
Platzreifekurs 수료는 통상 필기와 실기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의미입니다. 수업을 개설한 골프 클럽은 수료증 발급과 함께 다양한 조건의 회원권 상품을 소개합니다. 클럽별 회원 가입 금액 차이(1200-2000유로/1년)는 있으나 혜택은 대동소이합니다.
가입 후 1년간 유지되는 회원 권리에는 DGV ID 발급은 물론 주중/주말/공휴일 그린피 등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회원에게는 언제든 플레이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며 대회 참가비 할인은 물론 클럽하우스의 모든 시설을 유/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DGV ID는 회원으로 가입된 클럽뿐만 아니라 타 클럽의 코스도 라운딩 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오스트리아, 스위스 및 기타 많은 유럽 국가에서도 인정되며 클럽마다 정해진 그린피는 별도 지불하여야 합니다.
저렴한 대안, 장거리 회원권 Golffernmitgliedschaft
한 클럽의 정회원 가입으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좀 더 저렴한 대안이 있습니다. 장거리 멤버십(거주지로부터 150km 이상 거리의 클럽)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회원이 홈 골프 클럽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자주 플레이하지 않는다고 가정하여 매우 저렴합니다. 연간 유지비가 평균 100-200유로의 비용이 들며 DGV ID 발급 및 핸디캡 관리가 포함됩니다(링크). 독일 골프 클럽의 정회원으로 DGV ID가 있기에 그린피만 지불하면 대부분의 골프 코스에서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원하는 금액과 클럽을 선택하여 홈쇼핑하듯 주문하면 며칠 뒤 위와 같은 DGV ID 카드가 집까지 배송됩니다(일반 정회원 카드와 동일). 이젠 당당한 독일 골프 협회의 공인 플레이어가 되는 순간입니다.
회원권 선택은 결국 본인만이 풀 수 있는 수학입니다. 플레이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자주 있으며 이를 위해 얼마나 멀리 이동할 의향이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본인이 가입한 장거리 회원 클럽에서 라운딩을 원한다면 그린피는 별도 지불하여야 합니다.
라운딩 즐기기, 그리고 비용
독일 골프 최적의 시기는 4월-10월까지입니다. 화창한 봄이 오기 전 미리 Platzreife와 DGV ID를 획득한 열혈 골퍼는 한 클럽 소속 혹은 장거리 회원권으로 필드 경력을 쌓으며 구력이 상승하는 자신을 느낍니다. 타 클럽의 지인으로부터 초청을 받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실력을 검증받고 자웅을 겨루고픈 욕구가 생깁니다. 단, 본인의 클럽이 아닌 이상 라운딩 비용이 발생됩니다.
주말, 주중, 공휴일 그린피에 차등을 두고 있으며 회원 동반 시 게스트 그린피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이른 새벽, 저녁 라운딩 할인을 적용하는 클럽들도 많습니다. 한국의 4인 1조 원칙과는 달리 예약 상황에 따라 1인 혹은 2인 라운딩도 가능합니다.
한국은 전동카트사용과 캐디동반이 의무인 클럽이 다수입니다. 반면, 독일의 골프 라운딩에는 캐디가 없으며 골퍼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숱한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전동카트를 대여할 수도 있지만, 그 수량이 적으며 대부분 직접 수동카트를 끌며 18홀을 걸어서 플레이합니다.
대중화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골프 인구는 60만 명으로 인구의 0.66%에 불과합니다. 전 국토에 걸쳐 760여 개의 골프장이 운영 중이며, 골프 인구 500만 명으로 추산되는 한국 골프장 수의 1.6배에 달합니다. 수치상에서 알 수 있듯 독일에서의 골프 연습과 라운딩은 한결 여유롭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의 회원권과 그린피는 독일 골프의 또 다른 장점입니다.
※ 필수 독일 골프 용어 10선
- Abschlag – 티박스
- Abschlagszeit – 티옵시간/시작시간
- Golfschläger – 골프채
- Eisen – 아이언
- Golftrolley – 골프카트
- Golfplatz – 골프코스
- Golfbuchung – 라운딩 부킹
- Greenfee – 그린피
- Golfturnier – 골프대회(핸디캡 조절)
- Fore! – 공이 엉뚱한 구역으로 날아갈 때 안전을 위해 외침. 포~어!
작성 : 오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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