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운전하다 독일에 오면 난감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독일의 내비게이션만 봐도 기능이 너무 심플합니다. 그럴 때면 저렴한 주유소 안내부터 과속 탐지 카메라까지 매번 알려주는 한국 내비게이션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하지만 독일 운전자들도 같은 마음이라,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나로 사용하던 것을 나눠서 사용하는 불편함이야 어쩔수 없습니다. 그래도 낯선 경로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합니다.
과속 탐지 카메라를 알려주는 Blitzer.de
한국어로도 안내가 가능한 구글 맵, 빠른 길도 알려주고 실시간 도로 상황도 알려주는 착한 내비게이션이지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바로 과속 탐지 카메라 안내의 부재입니다.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주는 앱 하나가 있습니다. Blitzer.de라는 앱입니다. 독일어로 블리처(Blitzer)가 교통 법규 위반을 감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플래시 장치를 말합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과속 탐지 카메라가 위치한 장소를 알려줍니다. 이 모든 정보는 사용자의 참여로 구축됐습니다.
교통 상황(Verkehrslage)에 들어가면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인근 지도가 펼쳐집니다. 화면 상에 느낌표로 표시된 것은 카메라 위치를 나타냅니다. 눌러서 확인하면, 언제 신고가 되고 확인이 되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공사 구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험 경고(Gefahrenwarner) 탭을 선택하면 커다란 플러스 버튼이 있습니다. 운전 중에 누르기만 해도 ‚이곳에 카메라가 있다‘는 등록을 할 수 있습니다.
운전 중 안내를 해주는 기능은 유료 버전인 Blitzer.de PRO를 다운로드 받아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뭄의 단비같은 애플리케이션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한국의 내비게이션에 비해 사용자 참여가 중심이 되어있기 때문에 정확도가 다소 낮은 점, 등록이 되지 않은 구간이 있을 수 있어 이 정보만 믿어선 안 된다는 점, 마지막으로 운전 중 등록이 되기 때문에 다소 오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안전한 것은 규정 속도에 맞게 운전하는 것이겠죠.
- 2021년 9월 15일 업데이트: Blizter 앱은 독일 도로 규칙법상 허용되지 않습니다. 앱을 사용하는 것이 적발될 경우 75유로의 벌금과 1점의 벌점이 부과됩니다. 다만 경찰이 스마트 폰을 작동시켜 앱을 다운 받았는지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앱을 작동시킨 후 운전을 하는 도중 경찰에게 적발이 된다면 벌점과 벌금이 부과됩니다. 결국 합법적인 앱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관련 링크)
모든 차를 위한 주유 앱, mehr Tanken
독일 주유 애플리케이션 1위는 mehr Tanken입니다. 주변 주유소의 가격 변동 상태를 파악해 언제 주유를 하면 좋을지 알려주기도 합니다. 검색 상단에 지금 주유하기(Jetzt tanken)가 뜬다면, 리터 당 가격이 좋은 상태입니다.
조작은 아이폰의 경우 애플워치와 연동도 가능해 휴대폰으로 내비게이션을 사용 중이라면 워치로 간단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휘발유 차량도, 전기 차량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앱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광고가 너무 많아 지속해서 사용할 계획이라면 월 0.99유로 또는 연 4.99유로를 내고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매일 주유하는 것도 아닌데 유료 결제까지 필요할까?‘ 하는 고민을 한 분들에겐 Clever-tanken을 추천합니다. 전기 충전소 안내는 없지만, 애플리케이션 UI가 심플하고 직관적이어서 어려움 없이 조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광고가 하단에만 있어서 불편함 없이 이용 가능합니다.
주차할 때 아직도 동전을 찾는다면, pay by phone
주차비를 애플리케이션으로 결제하고, 연장까지 가능하다면 얼마나 편안할까요. 이러한 운전자의 마음을 간파한 것이 바로 pay by phone입니다. 현재 이 서비스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실제 지도를 확인해보면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만 제대로 이용할 수 있고, 오스트리아에서는 두개 도시, 스페인에선 서비스를 미지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원하는 주차 공간의 정보와 가격을 미리 살펴볼 수 있고, 결제도 휴대폰 혹은 등록된 카드로 가능합니다. 또한 인근에 있는 주차장을 찾아서 경로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사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몇 개 더 있습니다. 하지만 제휴된 주차시설이 너무 적거나(EasyPark), 사용성에서 불편해서(Park Now) 혹은 업데이트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One touch parking)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웠습니다.
당신을 위급 상황에서 구해줄, Toiletten Scout
인근 화장실을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 Toiletten Scout는 조수석에 앉은 분을 위한 필수 아이템입니다. 고속도로에서 이동 중이거나 낯선 도시에서 화장실 찾기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위급 상황에서는 더욱더 어렵습니다. 이때 이 앱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공중화장실은 기본이고 식당과 주유소에 위치한 화장실까지 알려준다고 하니 일단 두드려보길 권합니다.
아쉬운 점은 화장실 이용비도 내는 독일답게 애플리케이션도 0.99유로로 유료 제공만 한다는 점입니다. 급하면 일단 결제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평온한 상태에서는 망설이게 됩니다. 그래도 운전 중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유용하니 평소 화장실에 자주 가는 편이라면 추천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운전 연습, Fahrschule Simulator 3D
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상상 훈련의 효과는 실제 훈련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물론 보는 것과 듣는 것, 느끼는 것이 자세할수록 좋다고 합니다. 면허는 있지만, 독일에서의 운전이 어렵다면, 애플리케이션으로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각종 표지판 익히기, 교통 법규 파악하기 등을 안전하게 해볼 수 있습니다.
앱을 실행하면 오른쪽에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운전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자유 운전, 여러 사람과 하는 운전, 법규에 맞춰 운전하는 버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세 번째인 Career 모드를 실행하면 어떤 기어로 할지, 움직임은 어떻게 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치 게임처럼 4가지 지도도 있습니다. 게임처럼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아쉬운 점은 컨트롤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 별도의 튜토리얼이 없어서 초반에 시행착오가 많다는 점입니다. 또한, 역시 휴대폰이다 보니 게임처럼 조작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화면 상단에 벌점이 쌓이는 것을 보면, 차츰 안전벨트도 매고, 방향 지시등도 켜고, 건널목 앞에서 멈추는 센스를 배울 수 있습니다.
작성: 알덴테 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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