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양 컴퓨터와 콘솔 게임의 시대에 보드게임의 종말은 여러번 예언되었습니다. 그러나 독일에서만큼은 예외입니다. 독일의 보드게임 판매량은 세계 1~2위를 다툴 정도로 여전한 성장 추세에 있습니다. 아날로그적 관계와 소통을 여전히 미덕으로 여기는 다수의 독일 가정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기수 있는 놀이는 다양합니다. 그중 아이들과 놀이조차 ‘노동’으로 여기는 부모들도 몰입하여 즐길 수 있는 검증된 보드 게임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연령별 Familien-Brettspiele
- 4세 이상
– Meeple Circus (2~5명, 45분)
플레이어는 서커스 기획자가 되어 가장 성공적인 공연을 관중에게 선사해야 합니다. 제한 시간 내(2분)에 각자에게 할당된 동물, 곡예사, 소품 등을 관객 카드의 요구에 맞게 능숙하게 쌓아올립니다. 동시에 진행되는 초반 2 라운드와 달리 마지막 ‘갈라쇼’는 차례로 진행되며 상대의 야유나 응원을 받으며 게임의 긴장과 재미를 유발합니다.
Meeple Circus의 기본 방식은 패키지에 포함된 아기자기한 목재 소품을 무너지지 않게 쌓는 게임입니다. 간단한 손기술과 약간의 집중을 요하는 건설형 게임이며 복잡한 전술 전략이 필요 없어 미취학 아동도 얼마든지 게임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제작사(Pegasus)에서 제공하는 서커스 음악(다운로드 가능)은 게임 참가자에게 서커스장의 현장감을 선사함과 동시에 게임의 타이머 역할을 합니다.
‘8세 이상 권장’ 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아동이 공연에 참여하거나 서커스를 관람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눈과 귀와 손이 즐거운 이 게임은 매우 사랑스럽게 디자인된 게임 패키지 구성에 음악 효과가 더해져 보다 흥미로운 가족 게임 환경을 제공합니다.
- 8세 이상
– Azul (2~4명, 30분)
단순한 규칙과 빠른 게임 진행에도 불구하고 Azul은 타일 게임 중 최고의 재미를 선사합니다. 게임의 기본은 제조소나 테이블 중앙에서 한 가지 색상의 타일을 가져와 자신의 게임판에 한 줄로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제공되는 지침서엔 충분한 그림과 예제가 제공되므로 8세 아이 스스로 룰을 습득할 수 있는 친절한 게임입니다.
게임의 빠른 속도는 즐거운 경쟁심과 흥분을 유발합니다. 멋스러운 액세서리와 고품질 3D 타일은 게임 참여자의 눈을 즐겁게 하며 긴장을 이완시켜줍니다. 스피디한 게임을 즐기고픈 가족에게 적극 추천하는 배치형 게임은 ‘2018 올해의 게임’에 선정되었습니다.
– Karuba (2~4명, 15분)
게임의 목표는 4명의 모험가를 같은 색의 사원으로 데려오는 것입니다. 이동 중 정글 타일을 경로로 만들며 가능한 많은 보물을 획득해야 합니다.
추천 게임 중 유일하게 플레이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참가자 간 의사 소통 및 상호 작용이 거의 없는 것이 이 게임의 특징입니다. 이런 특징은 각 플레이어에게 완벽히 동일한 조건을 제공하며 게임에 미숙한 아이들 역시 노련한 어른을 상대로 빠른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도와줍니다.
‘2016년 올해의 게임’ 후보에 오르기도 한 Karuba는 단순하지만 중독성 있는 실시간 레이스를 제공하며 바쁜 가정에 안성 맞춤인 게임입니다. 단, 플레이 시간에 비해 게임 세팅에 다소 시간이 소요되는 점은 부모에겐 장점이자 아이에겐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
- 10세 이상
– Catan (3~4명, 60분)
플레이어는 가상의 ‘카탄 섬’에 정착지를 건설하여 원료를 생산하고 수입하며 도로 및 새로운 도시를 건설합니다. 방어용으로 ‘기사’를 파견하여 상대를 위협할 수 있으며 라이벌의 도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도로, 도시 그리고 기사의 숫자로 승점을 쌓으며 특정 수에 먼저 도달한 사람이 승자입니다.
독일에서 개발된 이 게임은 ‘모노폴리’ 이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보드게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Catan 시리즈의 다양한 버전과 현재까지 출시되는 추가 확장팩은 수많은 마니아층을 양산하며 독일 보드게임의 왕좌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세상 살이에 눈을 떠가는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주는 느긋한 쾌감을 테이블 위에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게임을 통해 우리 아이는 이웃과의 협력과 불화는 물론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다는 소중한 이치를 깨닫게 됩니다.
- 12세 이상
– Exit 3부작(1~6명, 게임당 최대 180분)
플레이어가 처한 상황이나 방에서 가능한 빨리 탈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퍼즐을 풀며 수수께끼를 헤쳐 나가는 탈출 및 퍼즐 풀이 게임 스타일을 기반으로 합니다.
‘Die verlassene Hütte’’Das geheime Labor’’Die Grabkammer des Pharao’ 가 대표작인 독일산 게임은 ‘방 탈출 게임’으로 불리며 한국에서도 인기 보드 게임 중 하나입니다. 굉장히 도전전이며 독창적인 게임의 퍼즐은 결코 단순하지 않으며 플레이어의 카드 조합과 관찰력을 요구합니다. 탈출을 위해 3시간이 소요됐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로 상황에 따라 만만한 탈출이 아님을 암시합니다.
※ 모든 시리즈가 충만한 만족감을 선사하지만 ‘Dieverlassene Hütte’를 재미와 적당한 난이도에 있어 최고의 버전으로 꼽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뉴스
우리 아이를 위한 골프 : 어린이와 청소년이 독일에서 골프 라운딩을 위해 필요한 것
부모 세대가 골프라는 스포츠에 감염되어 치유가 불가하다면 자녀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아이의 무의식중 장기간 잠복 중인 골프 바이러스는 한번 각성되면...
우리 아이를 위한 승마 : 독일말(Deutsches Pferd)과 아이의 교감
까마득하지만, 우리 민족은 그 옛날 북방과 중원을 누비던 고구려 기마민족의 후예라고들 합니다. 정작 현세대의 후손들은 말 한 마리 구경하기 힘든...
- 고학년 및 성인 추천
– Anno 1880(2~4명, 120분)
산업혁명 시대 속의 플레이어는 자신의 섬을 발전시키기 위해 전문적 개발을 진행하는 대규모 건설 전략 게임입니다. 선박 함대를 통한 무역과 신세계 개척 등 현실감 넘치는 게임 진행 방식은 게임 참가자의 현명한 자원, 인력 분배와 투자자 유치를 위한 수준 높은 전략을 요구합니다.
‘Anno 1800’은 동명의 PC 게임을 각색한 훌륭한 보드게임입니다. 청소년 자녀는 물론 부부가 단둘이 장시간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최근엔 1인 플레이를 위한 ‘Solo mode’를 다운로드하거나 구매가능 하다고 하니 이 게임이 얼마나 더 가능성을 확장해 나갈지 두고 볼 일입니다.
긴 플레이 시간에도 불구하고 지루해질 틈이 거의 없으며, 패배자에게도 나름 개척이라는 만족감 혹은 성취감을 주는 몇 안되는 게임중 하나입니다.
※ 소개된 모든 게임은 구매 전 ‘시립 도서관’에서 대여 및 플레이를 권장합니다.
※ 소개된 모든 게임은 36개월 미만의 아이에게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작은 부품을 흡입 시 질식 위험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항상 비싼 여행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경험은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특히 아이들은 사소한 것에 만족하곤 합니다. 보드 게임은 온 가족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매우 저렴하고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작성 : 오이스타
ⓒ 구텐탁코리아(http://www.gutentag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독일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 얼마나 만족하며 살고 있을까요? ‘독일 생활 만족도‘ 설문을 참여해주세요.
-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세요! 여기에 기부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확인해 보세요. 현실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 꼭 필요한 기부품과 불필요한 기부품
- 구텐탁코리아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 제보 및 기사 요청을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사 제보: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