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텐탁코리아 구코 인터뷰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간략한 개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유재현: 안녕하세요, 저는 독일과 한국에서 전시기획일을 하면서 평상시에는 바이에른주의 한 목장에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재현이라고 합니다.
구텐탁코리아(이하 구코): 전시 기획이란 분야도 생소한데요, 목장운영까지 하신다고 하니 더욱 생소합니다. 전시기획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합니다.
유재현: 저는 한국에서 미술(회화)를 전공한 후 독일의 요제프 보이스 작가가 너무 좋아서 2001년 독일행을 결심했습니다. 요제프 보이스 작가는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인정받는 작가인데요, 저는 독일에 와서 베를린 예술대학에 입학 후, 요셉 보이스 작가의 11명의 제자 중 한명인 카타리나 지보딩 교수님과 함께 공부를 하였습니다. 2007년 졸업 후 본격적으로 미술작가로 그리고 독립 큐레이터로 문화기획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졸업 후 다른 작가들과 함께 미술작가 그룹 글로벌 에일리언을 만든 후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전시 기획으로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고요.
구코: 진행했던 전시 기획 중에서 몇 가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유재현: 가장 대표적인 기획 행사 3가지 정도를 소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 2009년에는 나눔 분단 통일 전시회를 베를린에서 진행했어요. 이 기획전은 구 동독, 서독과 통일된 독일과 남북한 사이에서 이루어진 이주를 배경으로 하는 흥미로운 전시였습니다.
한국에서는 60년대에서 80년대에 서독으로 온 간호사와 광부로 오신 많은 1세대와 유학생 이야기를 담고 있고 북한에서는 동독으로 갔던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한국전 전쟁고아와 유학생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북한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선무 작가와 박찬경 작가 등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독일 작가들이 함께한 전시였습니다.
그리고 2015년도에 진행된 금지된 그림이라는 전시회가 있습니다. 이 전시회는 여러 국가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민주주의 국가 속에서 검열로 인해서 작품을 전시하지 못하거나 문제시 되었던 상황을 알리고자 기획된 전시였습니다.
동아시아의 대표적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 일본, 타이완 작가들로 구성이 되었고요. 특히, 민중미술로 유명한 홍성담 작가의 그림은 금지된 그림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광주비엔날레에서 내려진 세월오월 작품 등 여러 작품이 독일로 운송 자체를 못하게 되어서 더 화제가 되었던 전시회입니다.
그리고 세월호 추모행사가 있는데요, 세월호 사건이 있고나서 베를린에서 첫 추모 행사를 기획했으며, 지금은 제가 살고 있는 뮌헨과 바이에른에서 매년 음악회와 작은 행사들을 통해서 세월호 참사로 하늘의 별이 된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유가족들과 마음을 함께하는 행사를 기획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코: 그럼 목장 이야기로 넘어가면요, 문화 예술의 중심에 계셨던 분이 근데 갑자기 어떻게 알프스 목장을 운영하시게 된 건가요?
유재현: 저는 독일인 아내와 2006년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6년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그 분들이 운영하던 목장을 맡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장인은 의사겸 수의사이셔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목장을 취미로 운영을 하셨는데, 저희 가족은 생태적이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목장으로 가꾸고 싶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흙을 만지는 것을 좋아해서 목장 운영이라는 것을 쉽게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구코: 목장이라고 하니까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나요?
유재현: 저희 목장(의 크기는 약 10헥타르 입니다. 크기가 감이 잘 안 오신다면, 축구장 하나가 1헥타르가 조금 안된다고 상상하시면 크기가 감이 오실 겁니다.) 이 작지 않은 숲에서 장작나무도 직접 준비하니 1년 365일이라는 시간이 언제나 모자랍니다. 그리고 저희 목장에서는 말과 당나귀 그리고 양과 닭을 키우고 작게 농작물도 재배합니다.
그리고 저희 농장의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학생들의 체험 학습입니다. 독일의 많은 초등학생들이 체험 여행 혹은 수학여행을 오는데요, 저희 목장은 바이에른주 체험학습 목장으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많은 학교들이 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서 저희 목장의 체험학습을 예약합니다. 어린 학생들이 좋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이 어느새 농장 주요 수입원이 되어버린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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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코: 아주 흥미로운데요, 체험학습을 온 학생들은 어떤 프로그램을 경험하나요?
유재현: 체험학습은 당나귀와 산책을 가고 농장의 가축들을 관찰하고 스케치로 옮기는 창작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대부분 도시에서오는 학생들이라 가축들이 생소하고 때로는 두렵기까지 한데 이들이 내 가족처럼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는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관련된 동화책도 함께 읽고 많이 움직이니 문학과 체육이 함께하는 실속 있는 학습으로 발전한 듯합니다.
구코: 목장을 운영하면서도 전시 기획을 계속 하신다고 들었어요, 현재 또 기획하고 있는 전시전이 있나요?
유재현: 네, 실은 비밀인데 구텐탁 코리아에 최초로 밝히는데요. 내년 경 베를린에서 한국과 일본의 페미니즘 예술에 대해서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식민지와 전후 그리고 현재 미투까지 걸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이런 기획의 아이디어는 개인의 힘이 아니라, 민감한 주제이지만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문제제기를 예술이라는 거울로 담아내는 것입니다. 기획팀 4명이 여성이고 2명이 남성이라 여성에서 모든 내용적 컨셉과 행사 아이디어를 맡기고 한국과 일본 사이의 유사한 상황들을 함께 묶어내는 도전하는 신선한 기획이 될 듯 합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하고요, 전시 기획과 목장 운영하시면서 더욱 행복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작성: 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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