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화 연구 조사에 의하면 중년의 기점이 41세에서 53세로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년 명함을 달기엔 아직 몇 년 더 남았다고 스스로 위로해보지만, 몸과 마음은 이미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는 나이에 접어들었습니다.
“오랜 이민 생활은 사람을 빨리 늙게 만든다.”
어느 한인 모임에서나 들어 봤음직한 말씀이 떠오르며 문득 궁금해집니다. 과연 우리와 부대끼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일인들에게 중년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이에 독일 연방 인구 연구소(BiB)의 독일 중년기 삶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10가지 테마로 압축해 보았습니다.
35세~59세 독일 중년기의 삶
- 교육
중년의 교육 수준은 지난 20년 동안 증가했으며, 남성보다 여성의 비율이 불균형적으로 더 높습니다. 여성의 높은 교육 수준은 직업, 가족, 그리고 동반자 관계와 같은 삶의 다른 분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 사랑
결혼식은 인생의 중반부에 열립니다. 연구에 따르면, 현 세대 여성들은 평균 31.5세의 나이에 첫 결혼을 합니다. 이것은 20년 전보다 약 4년 늦어진 것입니다. 남성들도 1996년보다 오늘 처음 결혼하는 나이는 34세로 4살 많아졌습니다. 이는 중년기 결혼이 보편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남성의 19%, 여성의 13%가 35~59세 사이에 처음 결혼한다고 응답했습니다.
- 자녀
오늘날 여성들의 첫 아이 출산은 늦어지는 추세입니다. 12.3%의 여성이 35세 이후 첫 아이를 낳고, 또 다른 25%는 둘째 또는 추가 아이를 갖습니다. 이는 중년의 삶은 가정을 꾸리거나 친족이 확대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 가족
중년의 삶은 크게 아이들과 함께 사는 것에 의해 형성됩니다. 중년기 여성의 3분의 2 이상과 전체 남성의 40% 이상이 35세의 나이에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비록 ‘자녀와 함께 동반자’라는 가족 모델이 여전히 중년기에 가장 일반적이지만 그 중요성이 많이 상실되었고 더 다양해 지고 있습니다. 자녀와 의붓가족 또는 자녀를 둔 동성 커플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1996년 이후 사회학자들은 혼자 사는 중년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기록했습니다.
- 이혼
오늘날 독일인들은 늦게 결혼하기 때문에 평균 이혼 연령도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데이터에 의하면 5명 중 1명은 중년에 이혼하며, 2016년 기준 평균 이혼 연령은 남성 46.6세, 여성 43.6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모의 두 번째 이혼부터 미성년 자녀들은 ‘이혼’의 영향을 어떠한 형태로든 받는다고 합니다.
- 건강
좋은 말로 포장할 수 없습니다. 중년이 되면 건강이 서서히 나빠집니다. 35~39세 중 거의 3분의 1이 만성 통증을 겪지만 55~59세의 경우 절반에 가깝습니다.
- 직업
가족뿐만 아니라, 직업은 중년의 삶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인생의 중년기로 접어드는 35세의 나이에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그들의 직업에 자리를 잡습니다. 특히 자녀를 둔 여성의 경우 육아휴직이나 시간제 근무 등으로 인한 고용불안에 놓입니다. 육아휴직 기간이 길어지며 고용시장에서 물러나 자녀들을 돌보는 것은 오늘날에도 거의 전적으로 여성들입니다. 남성의 경우, 중년 말기에는 조기 퇴직, 부분 퇴직, 실업 등으로 노동 인구가 크게 감소합니다.
- 부양
중년기가 끝날 무렵,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부모님을 돌봐야 합니다. 연구에 의하면, 2015년에 55세에서 59세 사이의 12%가 부모님 돌봄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또한 남녀 간의 불평등한 분배는 돌봄 업무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도 분명하다고 조사됐습니다.
- 구동독과 구서독 지역의 차이점
통계적으로 동독 사람들은 서독 사람들보다 아이를 조금 일찍 낳습니다. 게다가, 동독의 여성들은 출산 후 더 일찍 직장에 복귀하고 더 긴 근무 시간을 갖습니다. 중년기에 서독에서 자녀를 둔 기혼 여성들의 삶은 비교적 전통적인 역할 분담이 특징이며, 이는 가정과 육아에서의 높은 업무량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 만족도
인생의 중반기 삶의 만족은 ‘중년의 위기’라고 불리듯이 ‘낮음’으로 특정지어집니다. 청년들과 은퇴 직전, 직후 은퇴자의 만족도는 높은 반면 45세 이상과 80세 이상은 평균 불만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학자들에 따르면, 아이들의 출산은 만족도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매우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더 많은 자녀를 낳는 것이 중년 남성, 특히 여성의 삶의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덧붙여 자녀가 없는 중년들이 부모인 사람들 보다 그 자체로는 불행하지는 않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 위 연구는 BiB, 연방 통계청, 국립 교육 패널 연구 및 마이크로센서의 데이터를 분석의 기초로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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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위기
중년의 위기 원인은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사회 초년기의 직업, 가정, 자녀에 관한 장기적인 결정이 인생의 중반부에 ‘덫’에 걸린 구조로 인식되면 자칫 좌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루지 못한 꿈과 희망은 동반자 혹은 가족에게 지키지 못한 약속으로 여겨져 자책하며 중년의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외모와 체형의 변화, 육체적 쇠락 역시 한 몫 거듭니다.
위기를 기회로
중년기는 삶의 과정에서 가장 긴 기간이며, 현재 독일 인구의 36%가 이에 해당합니다. 확실한 것은 중년의 삶이 매우 다양하며, 갈 길이 멀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은 시기이며, 그 일들을 더 노련하게 수행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중년 단계는 노년기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40~50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식습관, 체중에 따라 이후의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집니다. 45세가 될 때까지 현명하게 식사를 하고 있다면 20년 후에도 여전히 건강한 식단으로 하루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48세에 만성적으로 불행하다면 70세에도 만성 불행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노화는 인종차별이 없습니다. 개인의 건강한 습관과 긍정적 마음가짐은 노년기의 보상으로 이어집니다.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악습관을 40대보다 60대에 깨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행동을 취하고 미루는 것을 멈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할 때 지켜야 하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입니다.
※ 내가 ‘중년’이라는 신호 10가지
- 일상적으로 쓰이는 전자기기들의 작동 방법을 잘 모른다.
- 젊은이들이 얘기하는 화제에 둔감하다.
- 몸이 뻣뻣해짐을 자주 느낀다.
- 오후에 낮잠을 자야 한다.
- 몸을 굽힐 때 신음이 나온다.
- 최신 아이돌 그룹 이름을 모른다.
- 관절염이나 병에 대해 자주 얘기한다.
- 시끄러운 술집이 싫다.
- 경찰관이나 선생님, 의사가 젊다고 생각한다.
위 증상들이 시작된 모든 중년의 삶을 응원합니다.
작성: 오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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