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가 주는 행복감
독일 맨발공원(Barfußpark Beelitz-Heilstätten)
맨발로 자연과 숲속으로
베를린 외곽 브란덴부르크 지역에 있는 맨발 공원(Der Barfuss Park)은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연과 모험이 가득한 곳이다.
15헥타르의 넓은 숲에 거친 자연 산책로와 다듬어진 산책로, 놀이기구가 골고루 섞여있는 총 3개의 코스가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 노인들까지도 즐길 수 있는 이 곳의 각 경로는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공원에 도착하면 직원으로부터 몇 가지 공원 이용 규칙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쓰레기는 반드시 쓰레기통에 넣거나 가지고 가고, 표시된 경로로만 다니고,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고, 끝나면 발을 씻을 수 있는 곳과 마지막으로 환경 보호에 대한 짧은 이야기다.
설명을 다 듣고 나면, 이제 사물함에 신발과 소지품 등을 넣어두고 맨발로 걷기 시작한다.
이제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의 트레일 중에서 어디로 갈지를 정하고 원하는 코스의 색깔의 표지판을 따라가면 된다. 각자의 시간여유와 체력에 따라 한 코스 또는 모든 코스를 다 돌아도 상관없다.
자, 이제 어떤 것이라도 밟을 준비가 되었는가?
빨간색 트레일에서는 고행의 길처럼 잘게 부서진 유리 위를 걷고, 딱딱하고 뾰족한 솔방울 위를 걸을 용기가 필요하다. 자갈, 솔방울, 나뭇가지, 모래 등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자연 소재들의 표면이 기다리고 있다.
이 모험의 길을 지나고 나면 발바닥은 정신이 깨어나고 더 강하고 새로운 감촉들에 대비한다.
계속해서 흔들 다리, 계단, 차가운 물, 모래에서 멀리뛰기, 중심잡기 등을 지나게 된다. 그리고 곤충 호텔과 후각테스트를 거치면 거대한 그네가 있는 공원 중앙에 도착하게 된다.
익숙하지 않은 발바닥의 촉감으로 인해 온 몸이 힘든 것 같지만, 사실은 몸과 정신이 가벼워진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발바닥 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도, 몸 속 세포 하나하나까지 깨끗이 씻겨진 기분이 든다.
중앙에 도착했을 때 배가 고프다면 작은 숲 속 카페에 들러서 와플이나 소시지, 케잌 등을 먹거나 직접 가져온 음식을 꺼내서 자유롭게 먹으며 쉴 수 있다. 물론, 이 곳 역시 맨발이여도 하나도 이상하지가 않다.
불편하다면 발을 씻고, 신발을 신어도 된다. 자유!
조금 더 걸어보고 싶다면? 노란색 트레일을 걸어보자. 이 곳에는 마그네틱 볼 게임, 미로, 나무 전화기 같은 놀이 경험을 제공하는데 어른들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하고 재미있다.
시커멓고 축축한 진흙길을 통과할 때는 마치 똥을 밟는 것 같은 느낌 같다며 피해 가는 어린이나 어른들도 있다. 이 진흙탕길을 건너고 나오면 두 다리가 마치 스타킹 신은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 파랑색 트레일에는 다양한 각도의 빛 반사를 통해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자작 나무 숲을 통과하게 된다. 나무의 종류와 약초, 허브등에 대해 알게 되며 촉각, 후각, 시각 등 모든 감각으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다.
돌 자체도 소리를 갖고 있는 것을 아세요?/ 오묘한 자작나무 숲
곤충 호텔
모든 코스를 다 걸었다면 수돗가로 가서 브러시를 이용하여 발을 깨끗이 닦으며 편안해진 몸과 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는 가족, 친구, 동료 등 만나는 사람들과 부드럽게 연결되기를 바라고 자연과 연결되어 몸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끼기를 원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연에서 움직일 때 학습능력이 더 오르고, 더 쉽게 흡수한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맨발로 대지 위를 흐르는 에너지를 느끼며 몸과 마음이 치유가 되는 맨발 걷기는 남녀노소, 가족, 친구, 학교단체 뿐만 아니라 친목모임, 생일파티 등을 하기에도 아주 좋다.
자연과 자신의 연결된 느낌- 같은 길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
무엇보다 이 곳의 기초 개념이 마음에 들었고, 그 진심이 느껴졌다.
이 곳을 걷는 모든 사람들이 자연과 나 자신, 타인과 다름 사이에서 행복감을 찾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한다.
- 작가: 이연재/기획자
독일과 한국에서 놀이터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쉬고 노는 곳을 연구합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합니다. - 본 글은 이연재 작가님께서 브런치에 올리신 글을 동의하에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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