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아동 및 청소년, 여성 등을 협박해 강제로 성착취 영상물을 찍게 하고 이를 텔레그램(Telegram) 대화방인 이른바 ‘박사방‘ 등에 유포한 범죄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며 관련 운영자 및 이용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 독일 의회는 최근 아동음란물 범죄에 대한 최소 형량을 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동음란물 범죄에 대한 형량을 더욱 강화하기를 원하는 반면, 독일이 아동음란물 범죄의 최소 형량을 완화하는 결정을 한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
2021년 아동음란물에 대한 처벌 수위 강화
독일은 2021년 6월 16일부터 아동 성폭력 근절을 위한 법률에 따라 범죄에 대한 처벌 범위가 강화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아동음란물을 유포한 경우 최소 처벌은 징역 3개월에 불과했으나, 2021년 개정안에서는 해당 범죄를 형법상 범죄로 분류해 형량 상한과 하한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따라서 현재 아동음란물 유통 및 배포에 대한 처벌은 1년~10년의 징역, 아동음란물 소지 및 구입은 1년~5년에 해당합니다.
독일 형법 제184조b조 (아동음란물의 반포, 취득 및 소유) 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1. 다음에 해당하는 아동음란물 컨텐츠를 반포하거나 공연히 전시하는 자 a) 14세 미만의 자(아동)에 의한, 14세 미만의 자 에 대한 또는 14세 미만의 자 앞에서의 성행위 b)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노출한 아동을 성적으로 노골적인 자세로 드러내는 행위 c) 아동의 노출된 성기나 엉덩이를 성적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행위 2. 타인에 대하여 실제로 또는 실제와 유사하게 묘사하고 있는 아동음란물을 소유하도록 기도하는 행위 3. 실제 사건을 재현한 아동음란물을 제작하는 행위 4. 위 문서 또는 이를 통하여 취득한 정보를 제1호 또는 제2호의 방법으로 사용하거나 타인의 사용을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제조, 취득, 인도, 보관, 공여, 광고, 선전, 수입 또는 수출하는 행위, (제3호에 따라 처벌되는 경우는 제외) ③ 실제 또는 현실적인 사건을 묘사한 아동음란물 콘텐츠에 접근하거나 해당 콘텐츠를 취득하러 시도하거나 해당 콘텐츠를 소유한 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
아동음란물 범죄에 대한 최소 형량 완화
5월 15일 수요일 독일 법무위원회는 “아동음란물의 유포, 획득 및 소지”에 대한 최소 형량을 완화하는 길을 열었습니다. 연방정부가 제출한 법안은 기민/기사연합(CDU/CSU)의 표에 반대하고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기권한 수정 버전으로 위원회를 통과했고, 다음 날 연방의회는 형법 184b조 제 1항 제1문 및 3항의 최소 처벌을 조정하기 위한 연방 정부의 법률 초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동 법에 따라 2021년 처벌 수위가 강화됐던 아동음란물 범죄에 대한 최소 형량은 2024년 다시 낮아집니다. 초안에 따르면 향후 아동음란물 소지 및 취득은 최소 3개월의 징역형, 배포는 최소 6개월의 징역형으로 처벌될 예정입니다. 최소 형량이 완화되며 형법 제184b조에 규정된 범죄는 형법상 범죄가 아닌 경범죄로 분류됩니다.
최소 형량 완화 결정의 이유
2021년 정부연정(CDU/CSU 및 SPD)은 아동음란물 범죄의 최소 형량을 기존 6개월 징역에서 1년 징역으로 늘렸습니다. 이는 범죄가 더 이상 경범죄가 아니며,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StPO) 제153조 및 제154조의 약식명령절차는 적용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형사소송법 제407조).
실무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것이 오히려 범죄에 합당한 처벌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있어 왔습니다. 문제가 되는 전형적인 사례는 의도치 않게 콘텐츠가 수신된 경우로, 아동음란물을 발견한 청소년이나 청소년의 부모와 교사가 이를 다른 부모, 교사 또는 학교 행정관에게 전달하여 해당 사실을 알리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이러한 경우 절차를 중단하거나 약식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범죄 혐의가 낮은 범죄에 대한 적합한 대응을 할 수 없게 하는 문제가 있어 왔던 것입니다.
연방정부도 아동음란물 소지 및 취득과 관련하여 범죄에 적합한 개별 사건의 대응을 위해 최소 형량을 비례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초안은 형법 184b항에 규정된 이러한 범죄를 경범죄로 재분류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해당 범죄를 경범죄(Vergehen)로 분류함으로써, 사안에 따라 검사의 청구에 의해 지방법원이 공판절차(Hauptverhandlung)를 거치지 않고 약식명령(Strafbefehl)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연합 정파인 사민당(SPD), 녹색당(Alliance 90/The Greens) 및 자민당(FDP)은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야당인 기민/기사연합(CDU/CSU)과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은 이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각 당 대표들은 인용된 사례의 경우 최소 형량에 비례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기민/기사연합은 전면적으로 경범죄로 강등되는 것에 반대하며, 최소 형량 완화가 실질적인 형량 완화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강력하게 표명했습니다. AfD도 기민/기사연합과 유사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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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한국의 아동음란물 범죄의 최소 형량은 5년입니다.
<참고> 한국 아동음란물 범죄 관련 규정 한국에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ㆍ청소년 성착취물을 판매ㆍ대여ㆍ배포ㆍ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ㆍ운반ㆍ광고ㆍ소개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집니다(「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2항). |
물론 범죄에 대한 높은 형량이 최선의 예방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독일 의회의 2024년 아동음란물 최소 처벌 규정 완화의 배경이 된 비례성에 대한 논리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동음란물은 심각한 아동학대범죄의 기초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해당 개정된 해당 조항이 실질적으로 적절하게 운용되는지 모두가 신경 써서 지켜봐야 할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 작성: L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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