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바로 옆 나라인 프랑스에서는 경찰 검문 중 알제리계 프랑스 소년이 총격에 맞아 숨진 사건으로 인해 큰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이 시위는 소년이 사살된 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알제리계는 물론 점진적으로 이민 배경을 가진 시민들을 필두로 확산하였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시위를 넘어서서 약탈과 방화와 같은 폭동으로 번졌고 이는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독일도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유럽 국가 중 하나로서 프랑스 폭동 사태를 보고 나중에 독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라는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과연 프랑스의 폭동이 독일 사회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1. 폭동의 원인은 이민자 때문? 독일과 프랑스의 전체 인구 대비 이민자 비율 비교
알제리계 소년의 죽음은 인종차별 이슈로 번지면서 이민자 사회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프랑스 역시 이민 배경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나라이고, 인종차별에 대한 반발로 일어난 이번 시위의 크기로 보아 프랑스 이민자의 목소리는 독일보다 큰 것처럼 비춰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이민자 비율이 독일 보다 높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위 차트에 나와 있는 것처럼 독일은 전체 인구의 약 23%가 이민 배경을 가지고 있고, 프랑스는 약 13% 정도로 독일보다 적습니다. 이러한 사실만 보았을 때, 단순히 이민자 비율이 높다고 해서 그들의 목소리가 큰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 특유의 시위문화와 사회적인 이슈, 정치적인 상황이 맞물려 있습니다.
2. 독일이 프랑스에 비해 시위가 적은 이유
– 민중의 힘
프랑스는 역사적으로 시민의 힘으로 사회를 바꾼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혁명은 불의에 대한 집단의식에 불을 지핍니다. 프랑스인은 정책이나 정부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정부에 직접적으로 책임을 묻고, 정부의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와 시위하는 시위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독일인들은 문제를 꼬집기보다는 자기를 돌아보고 자책하는 경향이 강하고, 거시적인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 1년간 프랑스는 123일의 파업, 독일은 고작 7일
독일 경제연구소(IW)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프랑스는 연간 123일의 파업을 하지만 독일은 고작 7일간의 파업만 했습니다. 부당하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고쳐야겠다는 의지가 독일보다는 프랑스가 강한 것입니다. 이는 2005년 독일에 Hartz IV(실업수당)가 새로 도입되었을 때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이 새로운 실업수당 정책으로 Marburg에서 이 지역의 약 500명의 실직된 교사가 실업수당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실제로는 6명밖에 참여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렇듯 독일은 프랑스에 비하면 시위에 대해 소극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 프랑스 헌법에 포함된 파업 권리
프랑스인이 시위할 수 있는 권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헌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프랑스에서는 공무원을 포함하여 누구나 파업 혹은 시위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독일에서는 공무원이 파업할 수 있는 권리는 없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파업을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직장에서 두 명의 근로자가 일을 동시에 그만두는 것 자체만으로 파업으로 간주하기도 하지만 독일에서는 개인이 아닌 노동조합만이 파업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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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위가 폭동으로 격화되는 이유
이번에 인종차별로 촉발된 시위가 폭동으로 격화된 이유는 마크롱 정부의 큰 계획 중 하나인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것과 연결 지을 수 있습니다. 많은 시민은 이 연금 계획에 반대하고 있고, 올해 1월 말 이후 총 800,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참가할 예정인 9번째 파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시위는 이미 폭력성을 띤 지 오래입니다. 지난 4월에도 연금 개혁 반대 시위에서 폭동이 일어났었으며, 80명이 넘는 사람들이 체포되었습니다. 이번에 과잉 진압으로 인해 한 소년이 총격으로 숨진 것을 빌미로 시위가 확산하였지만 이미 정부에 불신을 가진 세력들이 가세하며 폭동으로 변질된 것입니다.
이 사건을 두고 이민 배경을 가진 소년의 죽음에 대한 시위가 약탈과 방화, 폭동으로까지 번지면서 많은 사람이 “역시 이민자가 많아지면 사회가 불안정해진다”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폭동의 이러한 배경에는 질이 안 좋은 이민자라는 이유보다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인 불만이 쌓여서 폭발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독일은 프랑스와 시위문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인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이번 폭동이 독일에도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섣부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교민 여러분들께서도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작성: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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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 전반적으로 동의하지만 프랑스 경찰이 인종차별적인 이유로 과잉 진압 했다는 시위대/반동자들의 입장으로 사건을 설명하는건 타당한 근거도 없고 실제 상황과 다릅니다. 많은 뉴스들도 그런식으로 보고하지만 요즘 뉴스야 뭐든 인종차별로 몰아가는걸 좋아하니깐요.
해당 사망자는 이미 범죄경력이 여러건 있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총기사용이 타당하다는 뜻이 아니라 해당 사망자의 공격성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당시 몰고 있던 차는 훔친 차로 위험하게 몰고 있었고 경찰이 제재하려고 하니 차를 다시 공격적으로 몰고 도망가려고 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만약 다른 무고한 시민이 다쳤다면 어땠을까요?
좋은 의견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에 앞서 구텐탁 코리아에서 게시되는 기사는 많은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개인 의견이나 추측을 뒤로하고 검증된 사실을 근거로 작성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따라서 발생하지 않은 일을 추측하여 서술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이해 부탁드립니다.
말씀해주신대로 고인이 범죄경력을 갖고있었다는 것은 팩트입니다. 하지만 이 기사의 논점은 그 소년이 범죄자인지, 경찰의 진압이 잘못되었는지(이건 프랑스 정부에서 생각해볼 일이겠죠…?)가 아닌, 이미 “벌어진 그 사건”으로 인해 시위가 어떻게 폭력사태까지 번지게 되었는지가 논점이었습니다.
기사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