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인플레이션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한 줄기 빛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독일 물가 상승률이 드디어 소폭 하락했다는 소식입니다. 하지만 여태까지 오른 물가 상승률에 비하면 이 같은 하락은 우리가 피부로 느끼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인플레이션과 독일 사회가 느끼는 체감 물가 상승률을 알아보았습니다.
전월 대비 0.3% 낮아진 6월 독일 물가 상승률
인플레이션의 끝은 어디인지 보이지 않던 어둠 속에서 독일의 물가 상승률이 6월에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독일 연방 통계청(Federal Statistical Office)에 따르면 독일의 6월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이 전년 대비 평균 7.6% 더 올랐습니다. 이는 1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73~1974년 겨울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5월 물가상승률 7.9%와 비교했을 때 0.3% 낮아진 수치로 인플레이션의 고점을 지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독일 뉴스 포털 사이트 t-online에 따르면 로이터 통신의 조사 결과 경제학자들은 6월 물가상승률이 8.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희망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독일 상업은행 Landesbank Hesen-Thüringen(Helaba)의 전문가는 “독일의 인플레이션은 아마도 이미 정점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말한 반면 주식 투자회사 HG Trust의 수석 경제학자 마이클 하이제(Michael Heise)는 인플레이션이 9월 초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서로 다른 견해를 보였습니다.
유류 할인 및 9유로 티켓 정책의 효과로 인한 물가 상승률 하락 예상,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른 상황
전문가들은 6월 물가 상승률 하락의 원인이 6월 유류 할인으로 인해 낮아진 주유 가격과 9유로 티켓 정책에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한편 이와 같은 전문가들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가격은 6월 물가 상승률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에너지 가격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8% 상승하였고 식품 가격도 평균 12.7% 이상 올랐습니다.
t-online에 따르면 데카뱅크(DekaBank)의 수석 경제학자 울리히 케이터 (Ulrich Kater)는 “연료 할인과 9유로 티켓 정책이 일시적 물가 상승 억제 효과를 불러왔지만 올해 말까지 독일의 물가상승률이 7% 이상 상승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며 아직 상승의 여력이 남아 있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또한 연방 통계청은 유류 할인 및 9유로 티켓과 같은 정책이 물가 하락 요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잠정적 결과일 뿐이며 7월 13일 최종 결과 발표와 함께 더 자세히 논의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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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라프 숄츠 독일 연방 총리는 7월 4일 고용주 및 최고 노동자 대표자들과 함께 물가 안정 방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작성: s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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