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수환님, 구텐탁 코리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사전 인터뷰를 하는 동안 계속 꿈은 이루어진다, 노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오늘 인터뷰를 통해서 많은 분들에게 박수환님의 이야기가 큰 도움과 도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한국에서 예고를 졸업하고 미대를 다니던 중 어떤 계기로 독일에서의 아우스 빌둥의 꿈을 가지게 되셨나요? 특별한 동기가 있었나요?
한국에서 미대를 다니면서 학비, 작품 재료비 그리고 생활비까지 아르바이트를 해서 채울 수 있는게 아니라는걸 깨닫고, 같은 금액을 지출하더라도 더 도전적인, 나에게 더 이득이 되는 쪽을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배움에 돈이 요구되지 않고, 투자를 한다고 치면 나에게 더 이득이 될 만한 쪽을 선택하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학비가 없는 독일을 그리고 교육에 체계가 있는 아우스빌둥의 제도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독일행을 결정하고 난 후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군대에 있을 때 수 많은 고민의 밤을 지새고 나서 비로서 제 자신에게 확답을 줄 수 있었고 실천하기로 다짐했습니다. 군 전역 후 미대를 그만두고 계획 실천을 목표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독일어를 독학하면서 조선소, 인력소, 건설현장들을 오가며 고되더라도 목적달성을 위해 인내하며 버텼습니다.
일을 하던 중 휴가를 내서 3주 동안 독일을 여행했을 때 사전 방문한 학교의 입학허가를 받았고 귀국 후 2018년 1월부터 집중적으로 어학원과 아르바이트를 동시에 다니며 그 해 9월 입학을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독일에서 아우스 빌둥 할 곳에 미리 연락을 하셨다고 했는데요, 아우스 빌둥을 하고 싶은 학교, 회사를 어떻게 찾고, 이메일을 어떤 내용으로 보내셨나요? 노하우를 나눠 주실래요?
제가 공부한 아우스빌둥은 예술계통 (künstlerische Ausbildung) 이기 때문에 학교형 아우스빌둥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기업보다는 학교를 알아봤고 독일어로 검색을 하며 돌고 돌아 총 5군데의 국립 목조각 학교를 찾았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에서 지낸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사전 답사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고 백번의 이메일 보다는 한번의 만남이 더 값질 것 같다고 판단하여서 저만의 우선순위로 5군데의 학교를 정한 후 이메일을 순차적으로 비슷한 맥락으로 썼습니다.
간단한 소개와 학교에 대한 흥미 여부 그리고 무엇보다 아우스빌둥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표현했고 만나고 싶고 얘기하고 싶다 라는 걸 간단하고 명확하게 적어서 보냈습니다.
한군데도 빠짐없이 저에게 답장을 보내주셔서 제 우선순위 순서로 답사 예약 (Termin) 을 잡았고 날짜 시간까지 정확히 기재하여 독일로의 답사 겸 여행을 계획 후 실천했습니다. 결국 노하우는 시작하기까지의 적극적인 자세와 용기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몇군데 방문 요청을 받은 후 사전 답사 겸 독일을 방문해서 한군데에서 입학 허가까지 받았는데요, 만났을 때 느낌, 그리고 나의 어떤 점이 입학을 허가 받게 한 것이라고 생각이 드세요?
입학 허가를 받은 학교를 답사 간 날, 길을 몰라 헤매고 있는 저를 학교 친구들이 도와줘서 제 시간에 무사히 도착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학교 사람들은 저에게 친근하게 다가왔고, 큰 가방을 메고 한국에서 독일까지 이 학교를 위해 날아온 용기와 의지를 아주 좋게 봐줬습니다.
제가 만약 사전 답사를 가지 않았더라면, 제 의지와 용기를 보여 줄 기회가 없었다면 저에게 이런 기회는 오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드디어 첫 꿈의 한 발자국인 독일에서의 아우스빌둥을 시작했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그리고 매일 배워가는 과정에서 꿈 꾸던 것과의 이질감이 있었나요?
원하던 목표를 달성했다는 게 기뻤고 제 자신이 자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독일에서 혼자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이 저를 많이 외롭고 힘들게 만들었지만 성장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버텼습니다.
학교에서 매일매일 배우는 교육 시스템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체계적이고 다양해서 즐거웠고, 무엇보다 하고싶은 걸 하고 있다는 게 행복했습니다. 독일이라는 나라의 시스템이 한국과 많이 달라서 한국적인 걸 내려놓는 것 그리고 문화적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었고 시간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아우스빌둥은 보통 돈을 받아가면서 배우는데, 다니신 곳은 학교 형식으로 돈을 받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 아우스빌둥이라고 하셨는데요, 기본 생활과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을 하셨나요?
슈페어콘도에서 매달 지급되는 금액과 미니잡을 통해 생활비를 충당했습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일을 하러 가고 불필요한 지출은 피하고, 엄청 작은 소도시에서 생활을 했기때문에 저렴한 월세 그리고 저렴한 물가가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미니잡 만으로도 한달 생활이 될 정도였으니까요. 작은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발품을 많이 팔아야하는데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구인공고를 문 앞에 붙여놓는 곳들이 상당하고 인터넷으론 절대 찾을 수 없는 곳들이 많습니다. 직접 이력서 들고 몸을 움직인다면 어떤 일이라도 생기기 마련이죠.
3년간 가장 집중해서 배운 것은 무엇인가요? 아우스빌둥의 장점을 설명해 주실래요?
작품을 구상하고 흙으로 형상화하는 모델링 수업과 풍경 사물 또는 누드 드로잉 수업 그리고 본뜨기 수업 등등 조각가라면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들을 배우고 목재의 특성과 성질을 이론수업과 직접 만지고 경험함을 통해 배우며 또 작업하기 위한 목재를 직접 고르고 제재하여 작품을 조각하는 수업, 그리고 전통서체 서각 그리고 복원 복제 수업 등 현대미술 이전의 클래식한 조각을 배우고, 미술의 역사 이론수업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고 작품을 바라보는 관점과 작품설명 등 조각가라면 반드시 공부해야 할 것들을 배웁니다.
그 외에 독일어 정치 윤리 수업이 있는데 직업학교 필수 과목이기 때문에 아우스빌둥 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해당되는 과목이라고 봅니다. 년차마다 부가적으로 배우는 다른 수업들이 있는데 가구제작 판화 유리공예 도자공예 등 흥미로운 수업들이 대부분입니다.
정말 0에서 부터 배운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며 올라가기 때문에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년간의 과정을 끝내고 취직을 해서 취업비자까지 받으셨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의 교과서 버전 같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취업을 하셨나요?
입학과 동시에 졸업을 상상하고 계획했습니다. 주기적으로 구인공고를 찾아보았고 졸업 후 가질 수 있는 가능성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주변 친구들의 졸업 후 방향을 주의 깊게 보았고 저의 가능성을 절대 낮게 책정하지 않았습니다.
3년차가 되고 마음이 앞서 모아둔 정보들에 의해 여기저기 컨택을 했고 면접을 보러 다녔습니다. 큰 성과가 없어도 계속 도전했습니다. 그러던 중 작가 어시스턴트를 하는 졸업생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고 저도 흥미가 있어서 작가를 직접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작가 어시스턴트로 일 한 경력도 있고 충분히 가능하다 생각하여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챙겨 작업실로 갔습니다.
방문하여 작가와 팀원들을 만나고 저를 소개하고 같이 소통했고 그러다 보니 졸업하기 2달 전 좋은 기회가 생겨 계약서를 작성했고 졸업 1달 후 바로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꿈, 그리고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제 사업을 하는게 오랜 꿈이고 항상 계획 중 입니다. 제 꿈은 오래전부터 변함이 없고 지금까지의 과정들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위한 값진 과정들입니다.
저는 작가 옆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며 시야를 넓히고 경험을 쌓고 기회를 만들어 꿈을 실현 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또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기때문에 지금 저의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지금이 또 다른 결과의 과정이 될 때 까지 열심히 살 계획입니다.
아우스빌둥을 준비하는 후배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자신을 믿지 못하면 뚜렷한 목표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목표가 있으시다면 자신을 믿고 꾸준히 묵묵히 그 길을 가시기 바랍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도전 해 보세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직접 보여주세요 그리고 기회를 얻으세요.
응원할게요,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꿈을 가지기부터 독일로 출발 그리고 졸업 후 독일에서 취업하기까지 많이 부딪혀보고 실수도 해가며 얻어 낸 성과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한텐 너무나 값진 시간이고 저를 많이 성장시켜 준 시간입니다.
오늘 인터뷰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독일에서의 하루하루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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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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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도 예술 계통인데 졸업 후 작가 어시 쪽으로도 많이 알아봐야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