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코)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저는 팀 한슈타인입니다. 1985년생이고, 2살 때 독일로 입양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독일 나이로 37살입니다. 프랑크푸르트 인근 도시에서 10년째 살고 있습니다. 저의 한국 이름은 김정빈이며 한국에서 고향은 아마도 목포 혹은 신안군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입양인 협회 (Koreanische Adoptierte Deutschland e.V)의 회장을 맡고 있는데,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독일 입양인 협회의 주요 목적은 무엇인가요?
우리 조직은 입양인 관련 문제의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습니다. 입양인들에게 있어서 종종 과소 평가되는 것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입니다. 우리의 생물학적 가족과의 단절은 평생 감정적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물론 우리들 대부분은 잘 성장하여서 가족의 사랑을 알고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많은 입양인이 심리적, 정서적 부담을 안고 살아갑니다. 이는 주로 관계, 신뢰 및 문화적 정체성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조직 활동의 한 영역은 상담, 워크숍 및 이러한 주제에 대한 나눔입니다. 그 외에도 한식, 어학 수업 등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여행 추천이나 비자 정보와 같은 한국 특정 주제는 또 다른 분야입니다. 가족 찾기는 또 다른 큰 영역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변국 (스칸디나비아 국가, 네덜란드, 프랑스, 스위스의 입양인 수가 독일보다 훨씬 더 많음)의 파트너 조직과 협력하고 있으며 IKAA (국제 한인 입양인)의 국제 네트워크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약 60 명의 유료 회원이 있으며 독일 입양인 2,000 명 중 약 400 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본인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합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가족들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합니다.
나의 부모님은 두 분다 선생님이셨고 지금은 은퇴 하셨습니다. 두 분을 묘사하자면, 1970년대부터 시작된 전형적인 독일의 진보 중산층으로서, 잘 교육받고, 개방적인 분들이십니다. 우리 입양인 그룹에서는 이러한 성향의 부모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는 남동생이 한 명 있는데, 제가 6살 때, 한국에서 입양되어 온 소년입니다.
제가 읽은 바로는 같은 국가에서 입양된 형제, 자매가 있을 경우 심리적으로 많이 편하다고 하던데, 어릴 적 시절은 어땠나요?
나의 동생이 한국에서 독일로 입양되어 왔을 때 4살이었고 전형적인 한국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친하게 지낼 수 있었는데요, 사춘기가 되면서부터 관계가 조금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서로 안부를 묻는 수준입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입양인들의 형제 자매 관계가 친가족처럼 끈끈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친 가족들도 관계가 좋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것 처럼요.
처음 입양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가 몇 살 이었나요? 그리고 부모님은 어떻게 알게 해 주었나요?
저의 기억으로는 나는 이미 유치원 시절에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책이 한권 있었는데, 그 책은 제목이 „Han이 새 부모님을 찾았어요“ 였는데, 입양을 담당하던 독일 기관 Terre de Hommes에서 제공한 책입니다. 이 책의 의도는 아이들이 입양에 대해서 거부감 없이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었으나, 지금 돌이켜서 오늘날의 관점으로 볼 때 제 3세계 국가에 대한 서구의 오만함과 헬퍼 증후군의 관점으로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입양이 되었다는 것을 완전히 이해했을 때 어땠나요? 그리고 그 시기를 어떻게 보냈나요?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시간입니다.
저의 부모님은 항상 사랑으로 나를 대해 주셨어요, 그래서 감정적인 관점에서는 가족 안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하지만 정작 문제는 나보다는 환경이었어요. 보수적인 남부 독일의 시골에서의 삶은 꽤 도전적이었습니다. 아마 전라도 시골 어느 마을에 눈이 파란 외국 아이가 자란다고 상상하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자주 인종 차별도 겪어야 했고, 어디를 가든 나를 설명해야 했으며, 항상 나는 이 곳의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며 살아야 했습니다. 나중에 터키 및 동유럽의 이민자들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80-90년대에 독일 시골 마을의 아시아 소년은 항상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국을 자주 방문했다고 들었어요, 한국을 방문 했을 때 첫 인상이 무엇이었나요?
네, 한국에는 벌써 10번을 갔다왔어요. 9번은 대한민국 그리고 한 번은 북한을 다녀왔습니다. 첫 인상을 짧게 묘사하기는 어려운데, 간단히 대답을 하자면, 내가 얼마나 독일스러운지를 깨달았습니다.
한국의 어떤 점이 가장 좋았나요?
내가 더 이상 주목받지 않는 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중의 일부가 되어서 나도 그들 중의 하나가 된다는 것이 나를 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독일에서 이 문제가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입양인 협회의 멤버가 되고 회장으로서 많은 일을 할 때, 어떤 동기가 있었나요? 그리고 어떤 계기로 친부모님을 찾기로 결정을 했나요?
기존에는 독일에는 입양인 협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를 비롯한 몇몇이 소규모로 모이다가 조직적으로 모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유럽의 다른 국가 입양인 협회를 참고했고요, 어떤 국가 모임은 이미 30년이 된 곳도 있습니다.
우리 입양인들은 발달 심리학의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한 단계가 채워지지 않는 상태입니다. 우리는 성장 및 성격 발달에 있어서, 우리 자신을 부모님, 친척들과 비교합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볼 때, 나의 지금의 성격이 독일에서 성장하면서 받은 영향, 그리고 친부모 및 친척들로부터는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알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필사적으로 친 가족을 찾고 있지는 않지만, 그들이 살아있다면 꼭 만나보고는 싶습니다.
혹시 지금 독일 입양인 협회 회원 중에서 DNA 테스트를 통해서 친 가족을 찾은 적이 있나요?
가족을 찾기 위한 DNA 검사를 제공하는 글로벌 입양인 협회 325kamra에서 자원 봉사를 하면서 지금까지 DNA 검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약 130 명이 가족, 친척을 찾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25kamra는 오늘날까지 약 6,000 개의 DNA 키트를 배포했습니다. 그들 중 입양인의 5 %가 친 가족을 찾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들 대부분은 한국의 입양인 파일을 기반으로 가족 확인 절차를 시작합니다. DNA는 긴 과정에서 마지막 확인 단계에 불과합니다. 우리 독일 그룹에서는 아직 DNA 일치를 통해 친가족을 찾은 일은 없습니다.
독일에는 약 2천명의 한국 입양인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현재 독일 입양인 협회에는 적은 멤버만 있는 것 같은데요, 다른 입양인들은 왜 함께 참여하지 않는 걸까요?
독일 입양인 협회를 조직하고 운영하면서 느낀 점은, 다른 입양인들에 대해서 제가 아는 것들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며, 이 일을 지속하기 위해서 내가 더욱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마음이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른 입양인들이 왜 부모님을 찾지 않는지에 대해서 주목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실제 입양인들의 삶입니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서 멋지게 성장한 입양인들을 주로 봅니다. 하지만 사실 입양인들은 현실에서 적어도 한, 두가지 문제점을 안고 살아갑니다. 스웨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입양인들은 친부모밑에서 자란 사람들보다 감옥, 마약 중독, 자살 및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3~5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래서 입양인들은 자신의 가족을 찾는 „사치“ 보다는 현재 자신앞에 놓여져 있는 문제들을 처리하면서 사는 것이 더 급할 수도 있습니다.
독일의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져. 우리가 알게 된 이후로 한인 커뮤니티를 진심으로 도와주려는 마음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참 감사하고요, 한인 커뮤니티가 독일 사회와 좀 더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독일에 있는 한인 교민 분들이 좀 더 독일 사람들과 친밀해 지기 위해서 시도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독일인들이 첫 인상이 무뚝뚝하고 보수적일 수 있으나,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한인 분들이 너무 안전지대에 머무르려 하기 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독일 사회에 발을 들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독일 사람들과 함께 나눌 때 분명 그들은 관심을 보일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같이 작은 시도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월드컵 결승 전, 독일과 한국 경기입니다. 어떤 팀을 응원하시겠습니까?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독일입니다 ^^
- 팀 한슈타인 (김정빈) 홈페이지: https://www.kimjungbin.de
- 독일 한인 입양입 협회: 친생부모님을 찾습니다 – Koreanische Adoptierte Deutschland (KAD) e.V.
- 한인 입양인 협회의 이미지들을 널리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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